공력 성능에 ‘올인’한 상품 기획 문제로 지적
염가형 트림 출시 없인 실적 개선 불가피
[녹색경제신문 = 이현성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 6가 판매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월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반등을 노렸지만,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국내 최장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타이틀만으로는 매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아이오닉 6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긴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꿈꿨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공기 저항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차체를 조약돌 모양으로 깎아 현대차 역대 모델 중 가장 낮은 공력계수 CD 0.21을 달성했다. 524km에 이르는 넉넉한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전기차의 단점을 지웠다. 하지만 출시와 동시에 디자인 논란에 휘말렸다. 물고기를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을 마주한 소비자는 이내 등을 돌렸다.
현대차가 출시 3년 만에 아이오닉 6 디자인을 대대적으로 수정한 이유다. 쏘나타 디 엣지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끈 디자인 언어로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그 결과 전면부 디자인은 한층 날카로운 인상으로 다시 태어났다. 뒤태 역시 보다 유려한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멋을 챙기고도 공력계수는 0.206으로 개선을 이뤘다.
여기에 에너지 밀도를 높인 84kWh 4세대 배터리를 짝지어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562km까지 늘렸다. 국내 판매 중인 전기차 중 가장 길다. 63kWh 배터리를 품은 스탠다드 모델도 기존보다 70km 늘어난 437km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뛰어난 공력 성능 덕분에 아이오닉 6는 국내 판매 중인 전기차 가운데 에너지 효율이 6.3kWh/km로 가장 우월하다. 연간 주행거리가 1만5000km라고 가정했을 때 예상 충전 비용은 91만4071원에 불과하다(스탠다드 2WD, 18인치 휠 기준). 연료비가 부담이라면 아이오닉 6가 최고의 선택인 셈이다.
하지만 판매 성적은 여전히 시원치 않다. 부분변경 모델 판매를 시작한 올해 8월부터 11월까지 판매량은 단 1402대. 월 평균 판매대수는 350대로, 오히려 이전 모델을 판매할 때보다 판매량이 줄었다. 참고로 올 1~7월까지 아이오닉 6의 월 평균 판매량은 510대 수준이었다. 전기차 캐즘 때문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아이오닉 5는 올해 1~11월 1만3817대가 팔렸다. 월 평균 판매대수는 1256대였다.
아이오닉 6의 판매가 뜨뜻미지근한 원인은 공력 성능에 올인한 기획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높은 연료효율은 전기차의 전부가 될 순 없다. 아이오닉 6는 전기차로 할 수 있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연료비 절감 효과와 더불어 전기차만의 ‘플러스 알파’의 부재가 아이오닉 6의 발목을 잡았다는 해석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6의 재고를 덜기 위해 새해부터 큰 폭의 할인 혜택을 내걸었다. 2025년 9월 이전에 생산한 모델 200만원 할인을 시작으로, 최대 550만원에 이르는 구매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업계의 시선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오늘날 전기차 시장은 실용성 높은 SUV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은 까닭이다.
또한 아이오닉 5보다 비싼 가격은 높은 연료효율을 바탕으로 낮은 유지비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아이오닉 6의 장점을 희석시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편의장비를 대거 삭제해 가격 부담을 낮춘 저가형 테슬라를 보고 배울 필요가 있다. 상품 기획부터 가격 정책까지 전반적인 전략 수정 없이는 아이오닉 6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현성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