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서울·인천시금고 등 기관영업 '빅매치' 예정돼...관련 조직 변화 줄 가능성↑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KB국민은행이 최근 1년 새 굵직한 기관영업 경쟁에서 아쉬운 결과를 얻고 있다.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년간 서울시 구금고 운영기관 및 법원공탁금 보관은행 유치전 등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내년 서울·인천시금고 등 '대어급' 기관의 입찰 경쟁이 예정된 만큼 국민은행이 연말 인사를 통해 관련 부서장 교체 등 승부수를 띄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은행은 다른 은행에 비해 다소 늦은 2011년 전담 부서를 신설하며 기관영업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소매금융(리테일) 의존도를 낮추면서 저원가성 예금과 신규 고객 등을 대거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성과는 이듬해부터 조금씩 나왔다. 국민은행은 2012년 경북 울진군 2금고, 2013년 부산·광주시 2금고를 연달아 유치하는 등 지역자치단체 금고를 중심으로 기관영업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성과가 한층 확대된 건 이재근 KB금융그룹 글로벌사업부문장이 국민은행장을 맡던 2022년부터다. 2022년 인천·수원지방법원의 공탁금 보관은행으로 선정된 데 이어 그 해 서울시 구금고 쟁탈전에서 광진·노원·동대문·도봉·동작구 등 도합 5개구를 유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아울러 국민은행은 2023년과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 수탁은행 및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주거래은행으로 각각 선정되기도 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자체나 법원 등 각 기관은 기존에 협약을 맺은 은행과의 관계를 길게 가져가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후발주자가 영업을 확대하기는 쉽지 않다"라며 "국민은행도 눈에 띄는 결과물을 얻기까지는 시간이 적잖이 소요됐지만 상대적으로 시장에 뒤늦게 진입한 상황에서 성과가 하나둘 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국민은행의 이 같은 상승세는 지난해 말 하나은행에 경기도 2금고 지위를 뺏긴 이후 차츰 꺾이기 시작했다. 당시 국민은행은 2021년부터 경기도 2금고를 맡아 온 만큼 하나은행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입찰 결과 총점에서 20점 가량 뒤지며 자리를 내준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국민은행은 올해 기관영업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 입찰에서도 눈물을 삼켰다. 지난 4월 진행된 해당 입찰에는 국민은행을 비롯해 각각 1·2기 사업자였던 신한·기업은행과 이전까지 나라사랑카드 운영 경험이 없던 하나은행 등 총 4개 은행이 참여했는데 국민은행만이 유일하게 탈락했다.
국민은행이 2기 사업자였다는 점, 3기 사업자 수가 기존 2개에서 3개로 늘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국민은행은 무난히 재선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 탓에 국민은행 기관영업 담당 부서도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민은행의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 탈락을 두고 '(국민은행이) PT(프레젠테이션) 심사 등을 다소 안일하게 준비한 것 아니냐'는 말이 은행권에서 돌기도 했다"며 "국민은행의 탈락이 그만큼 예상 밖이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아픔은 하반기에도 이어졌다. 장기간 지켜오던 부천시 2금고 운영기관 지위를 기업은행에 뺏긴 것이다. 특히 기업은행이 그간 수원시금고를 제외하면 지자체 금고 유치 이력이 전무한 '새로운' 경쟁자였다는 점에서 국민은행이 '수성 실패'로 받은 충격은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 선정 당시만큼이나 컸다는 게 은행권 공통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국민은행이 새로운 전략 등을 통해 기관영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기관영업 실적이 하향세인 데다가 내년에는 서울·인천시 등의 금고지기 자리를 두고 경쟁사들과 '빅매치'까지 벌여야 하는 만큼 국민은행으로서는 기존 방식 등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기관영업은 은행 입장에서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는 영역"이라며 "각 기관의 예산 등이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조원에 달해 수신 기반 유지·확대 측면에서 꽤 큰 보탬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한은행 등이 괜히 일찌감치 관련 TF(Task Force·전담 조직)를 구성하고 서울시금고 유치전을 대비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며 "국민은행도 조만간 기관영업 조직 및 인력 구성 등에서 변화를 가져가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