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4 램프업 하반기 딜레이…원인 두고 ‘시장vs기술’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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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HBM4 램프업 하반기 딜레이…원인 두고 ‘시장vs기술’ 분분
  • 문슬예 기자
  • 승인 2025.12.0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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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4 일정 추가 지연 관측…루빈 지연 등 고객사 요인 변수
베이스다이·미세공정 최적화 부담 등 기술 원인 지적도 제기
SK하이닉스의 HBM4 제품과 스펙.[사진=문슬예 기자]
SK하이닉스의 HBM4 제품과 스펙.[사진=문슬예 기자]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SK하이닉스의 HBM4 램프업 시점이 당초 계획보다 늦춰지고 있다. 올해 4분기 말 양산 돌입 후 내년 초 램프업(양산 확대)을 목표로 했던 일정이 내년 2분기 말로 조정된 데 이어, 최근에는 한두 달 더 밀린 하반기 램프업에 무게추가 실린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일정 조정의 원인을 두고 상반된 해석이 나온다.

9일 반도체 업계 복수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SK하이닉스의 HBM4 램프업은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내년 3분기 내 혹은 4분기 딜레이로 여론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올해 4분기 양산 돌입을 기반으로 내년 초 램프업을 계획했으나, 지난달 해외 IR에서 2분기 말부터 의미 있는 생산량이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내년 하반기 램프업 가능성이 거론되며, 일정이 추가로 지연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고객사에 샘플을 제출하고 9월 양산 체제 구축을 완료하며 HBM4 양산개발 페이즈를 선도하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최근 일정 조정 사실이 확인되며 지연 배경을 둘러싼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업계 일각에서는 일정 조정의 배경으로 시장 및 고객사 요인을 원인으로 꼽는다. SK하이닉스의 메인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루빈(Rubin)’ 일정이 지연되면서, HBM4 램프업도 이에 맞춰 조정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HBM 주요 제조사와 모두 거래를 하고 있는 주요 장비사 관계자는 “기존 업계에서는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HBM4 크로스오버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까지도 HBM3E 수요가 예상보다 훨씬 견고하게 이어지고 있다”며 “메모리 공급이 고객사 제품 출시 흐름에 따라가게 돼 있어 램프업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지연 이유를 엔비디아 일정과 연계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도 나온다. 브로드컴·구글·AMD 등 비(非)엔비디아 고객들도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필요로 하는 만큼, 특정 고객사의 일정이 전체 메모리사의 램프업을 좌우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엔비디아 GPU 마케팅 전략이 아니라 기술적 이슈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또 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고객사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에 루빈 일정 하나로 램프업 지연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기술적 최적화나 내부 안정화 전략이 더 큰 변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HBM4는 베이스다이가 컨트롤러 역할을 수행해 전체 성능을 좌우하는데, SK하이닉스는 TSMC의 12나노 공정에서 베이스다이를 위탁 생산한다”며 “여러 고객사의 주문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TSMC 공정 특성상 최적화 속도가 더딜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신호무결성이나 데이터 연산 병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HBM3E까지는 베이스다이의 역할이 제한적이어서 병목이 크게 문제되지 않았지만, HBM4부터는 고대역폭 처리를 위해 베이스다이의 로직·제어 비중이 크게 확대되면서 성능 영향을 더욱 크게 받는 구조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4 베이스다이를 자체 4나노 파운드리 공정에서 생산해 공정 최적화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다.

또한 그는 D램 미세공정 차이도 변수로 지목했다. 이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1b 공정(10나노급 5세대), 삼성전자는 1c 공정(10나노급 6세대)을 사용하는데, 하이닉스는 수율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으나 성능 면에서 한계가 생길 수 있다”며 “엔비디아가 요구 스펙을 상향 조정한 시점에서 하이닉스의 양품률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HBM4의 동작 속도 목표를 기존 8Gbps에서 11Gbps 이상으로 높이면서 요구 사양이 강화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성능 기준을 충족하는 양품 비율이 낮아지면서, SK하이닉스 측에서 기술 안정화 이후 램프업에 나서는 전략으로 선회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SK하이닉스는 램프업 지연과 관련해 “HBM4는 시장 상황과 고객사 수요에 맞춰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루빈 출하 일정 지연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문슬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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