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내년 2분기 본격 양산 전망…“삼성 비슷할 것”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와의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의 출하 일정 격차를 약 1분기 수준으로 좁혔다. 삼성전자는 최근 HBM4의 PRA(생산준비승인)를 완료하며 사실상 양산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앞서 SK하이닉스는 동일 단계를 지난 9월 마무리했다.
3일 업계의 의견을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최근 HBM4의 PRA 절차를 완료해 내부 양산 기준을 모두 충족했다. PRA는 수율·전력·신뢰성 등 주요 공정 요소가 양산 수준에 도달했는지 판단하는 내부 승인 절차다.
삼성전자는 “이번 PRA 완료로 HBM4 대량 양산까지 고객사 승인만 남아있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9월부터 HBM4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해 왔으며, 최근 CS(커스터머샘플) 출하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사실상 최종 평가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HBM은 통상 ES(엔지니어링 샘플) 출하→PRA 승인→양산용 CS 출하→고객사 퀄리피케이션(품질인증)→대량 양산 순으로 개발, 생산이 진행된다. 이 가운데 PRA 승인과 CS 출하는 사실상 공급사 입장에서 양산 준비의 마지막 단계다.
이 같은 흐름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HBM4 개발 일정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고객사에 HBM4 샘플을 조기 공급하고, 9월에 양산 체제 구축을 공식화했다. ES 단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약 6개월 앞섰지만, 대량 양산 준비 기준으로는 SK하이닉스 9월, 삼성전자 12월로 ‘1분기’ 수준까지 격차가 줄었다는 평가다. HBM3E 세대에서 양사 격차가 1년 이상 났던 것과 비교했을 때 격차가 좁혀지는 속도가 뚜렷하다.
특히 실제 대규모 양산 돌입 시점은 양사 모두 내년 2분기 이후로 사실상 격차가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SK하이닉스 역시 본격적인 램프업을 위한 장비 발주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양사와 거래하고 있는 주요 장비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고객사 검증 절차를 더 빠르게 밟고 있는 것은 맞지만, 본격적인 램프업을 위한 장비 발주는 아직 양사 모두 본격화되지 않았다”며 “초도 생산과 대규모 양산은 다르며, 지금 장비를 발주해도 최소 3~4개월의 리드타임이 필요해 실제 양산 시점은 양사가 비슷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가 “4분기부터 HBM4 출하를 시작한다”고 밝혔으나, 이는 고객사 검증·평가용 물량 중심의 초도 출하를 의미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양산 체제 진입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해석이다.
지난달 해외 IR에서도 SK하이닉스는 “내년 2분기 말부터 의미 있는 수준의 생산량이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대규모 양산이 가능한 시점이 내년 상반기 말 이후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한편, 최근 삼성전자가 DS부문 내 HBM 개발 조직을 재정비하고 개발 라인을 다시 묶는 등 내부 체계를 강화해 온 점도 격차 축소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전영현 부회장을 중심으로 HBM 전담 인력을 집중 운용하는 체제가 구축되면서, 삼성의 개발·검증 속도가 과거 대비 빠르게 압축됐다는 평가다. 지난달 삼성 인사로 전영현 부회장의 DS부문장 유임 이후 최근 일주일 D램 개발실의 조직 개편과 역할 조정이 이어진 점도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시스템반도체(LSI)를 비롯해 파운드리 영역에서도 전례 없던 '피치'를 올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대량 양산 체제 구축을 완료한 뒤 지난 3분기 컨콜에서 고객사와 내년도 물량 협의를 마쳤다고 밝힌 만큼, 삼성전자도 이달 안으로 물량 협상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며 “HBM3E에서는 격차가 컸지만, HBM4에서는 초기 물량 배정 일정에서 양사 차이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슬예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