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공급과잉 대응 체계 강화 기대
투자·재편 의사결정 불확실성 해소 전망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국회 본회의에서 ‘석유화학 특별법’이 통과되면서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구조개편 작업에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업계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공급과잉·수요 둔화 등 복합 불황 속에서 사업재편 기한까지 맞물리며 제도적 뒷받침을 강하게 요구해왔다.
산업부는 2일 석유화학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법은 글로벌 공급과잉, 원자재 가격 불안정 등으로 경쟁력을 잃어가던 국내 석유화학 산업을 재정비하기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사업재편 과정에서 필요한 재정·금융 지원과 규제 특례, 전문인력 양성 지원 등을 포함해 업계의 구조조정 부담을 크게 낮출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당초 이 법안은 지난달 27일 철강 산업 지원 법안인 ‘K-스틸법’과 동시에 처리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여야 이견으로 상정이 지연돼 업계의 불만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번 본회의 통과로 지원 공백 우려가 해소되면서 구조개편 일정도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게 됐다.
법안 시행으로 기업들은 재편 과정에서 금융 조달과 규제 완화라는 두 가지 핵심 지원을 확보하게 된다. 업계는 그동안 가동률 하락과 가격 급락으로 사업부 축소 또는 생산설비 합리화가 불가피한 상황이었으나, 이번 조치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조정을 추진할 여지가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중국의 공격적인 설비 증설로 범용 제품 가격이 급락하고 글로벌 수요까지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은 NCC 가동률을 60~70% 수준으로 낮추는 등 고강도 대응을 이어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특별법 시행이 중장기 체질 개선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정부 역시 기업들의 구조개편 이행을 강하게 독려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여수 국가산단 현장을 찾아 “사업재편 계획서 제출 기한은 12월 말이며, 이를 지키지 못한 기업은 정부 지원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현재까지 구조개편안을 정식 제출한 기업은 롯데케미칼이다. 롯데케미칼은 HD현대케미칼과 공동으로 사업재편계획 승인 심사를 신청했으며, 대산공장을 물적 분할하고 이를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는 방식의 설비 합리화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 사업재편안 제출이 임박한 상황에서 특별법 통과는 매우 중요한 신호”라며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 기업들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투자와 구조조정 결정을 보다 명확하게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