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고가 임대에 개량비까지 부담… 덕산 이수훈, 사익편취 구조 전면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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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고가 임대에 개량비까지 부담… 덕산 이수훈, 사익편취 구조 전면 노출”
  • 한순구 기자
  • 승인 2025.12.0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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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증여 직후 강남 건물 공동 취득… 배우자엔 ‘연속·우회 증여’ 논란
임대료·임차면적·개량비 모두 계열사 부담… 외부감사는 핵심 놓쳐
덕산홀딩스 “연락 주겠다” 이후 침묵… 회계법인도 회신 없어
이수훈 덕산그룹 회장
이수훈 덕산그룹 회장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유자인 기자]

■ 주식 증여 하루 뒤 강남 빌딩 매입… 시작부터 논란의 구조

덕산그룹 2세 오너인 이수훈 회장을 둘러싼 사익편취 의혹이 계열사 임대 구조와 배우자 우회 증여 문제, 외부감사 부실 논란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문제의 출발점은 2020년 10월 벌어진 일련의 거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20년 10월 21일 코스닥 상장사 덕산테코피아 주식 9만 주(당시 시가 약 14억5천만 원)를 배우자 조수연 씨에게 증여했다. 조수연 씨는 이 주식을 증여 당일부터 나흘간 장내에서 전량 매도했다.

불과 하루 뒤인 10월 22일, 이수훈 회장과 조수연 씨는 서울 강남구 선릉로 813(신사동 666-6)에 위치한 약 100평 규모의 건물을 215억 원에 공동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지분은 이수훈 80%, 조수연 20%였다.

세무 전문가들은 “주식 증여 직후 매도, 이어진 고가 부동산 공동 취득은 ‘연속 증여’ 여부를 따져볼 필요가 있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지적한다.

 

■ 172억 대출 위에 세운 건물… 계열사들이 채워 넣었다

건물 등기부 ‘을구’에는 매입 당일 채권최고액 206억4천만 원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다. 금융권 관행상 실제 대출액은 약 172억 원, 매입가의 80%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후 이 건물은 사실상 덕산그룹 및 특수관계사 전용 공간으로 운용됐다. 현재 기준 층별 입주 현황은 아래와 같다.

1~2층에는 덕산그룹 지주사인 덕산홀딩스의 서울사무소가 사용 중이며, 3층에는 행동주의 펀드로 활동하는 사모투자회사 ‘스트라이드파트너스 주식회사’가 입주해 있다.

4층부터 6층까지는 티그리스인베스트먼트가 공간을 사용 중이고, 지하 1층에는 허니팟벤처스가 입주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허니팟벤처스(덕산 관계사)는 2024년 1월 25일 설립된 법인으로, 설립 이후 해당 건물에 입주한 것으로 확인된다.

 

 

■ 스트라이드·허니팟 입주… “우연이라 보기엔 석연치 않아”

지하 1층에 입주한 허니팟벤처스는 덕산 관계사로 분류된다. 문제는 3층에 새로 입주한 스트라이드파트너스다. 스트라이드파트너스는 행동주의 펀드 성향의 사모투자회사로 알려져 있으며, 대표는 구태은 씨다.

현재까지 스트라이드파트너스와 덕산그룹 간 직접적인 지분 관계나 공식적인 특수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투자업계에서는 “덕산 계열사가 밀집한 건물에 외부 PEF가 입주한 배경이 단순한 우연인지 여부는 확인이 필요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만약 완전히 독립된 외부 임차인이라면 임대료는 계열사 수준보다 현저히 낮아야 합리적일 것”이라며 “임대 조건에 대한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해당 회사에 연락을 하려고 했으나 연락처를 찾기 어려웠다.

 

■ 지분과 다른 임대료 귀속… 배우자에 ‘초과 이전’ 정황

쟁점은 임대수익의 귀속 구조다. 이수훈 회장과 조수연 씨의 건물 지분율은 80 대 20이지만, 계열사들이 지급한 임대료를 분석하면 조수연 씨에게 지분을 초과한 금액이 반복적으로 귀속된 정황이 포착된다.

분석 자료에 따르면 조수연 씨는 매년 1억 원 안팎의 금액을 지분 비율 이상으로 수령한 것으로 추정되며, 2025년까지 누적하면 5억 원 내외에 이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세무 전문가는 “지분 비율을 넘어 지속적으로 귀속된 임대소득은 실질적으로 증여로 볼 여지가 크다”며 “증여세 신고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티그리스 타워
티그리스 타워

 

■ 임차인이 수억 들여 리모델링… ‘이중 사익편취’ 구조 완성

2024년 티그리스인베스트먼트 감사보고서는 또 다른 쟁점을 드러낸다. 보고서상 티그리스인베스트먼트는 해당 건물에 대해 수억 원 규모의 ‘임차자산개량권’을 인식했다. 이는 사무실 레노베이션 등 건물 개량 비용을 임차인이 부담했다는 의미다.

회계·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를 극히 이례적인 구조로 본다. 임차인이 비용을 들여 개량한 자산의 가치는 계약 종료 시 임대인에게 귀속되는데, 이 경우 임대인은 대주주 개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가 임대료에 더해 개량비까지 계열사가 부담했다면, 회사 자금으로 오너 부동산 가치를 끌어올린 셈”이라고 지적했다.

 

■ 과도한 임차 면적… “경영 효율성보다 오너 수익 구조”

덕산홀딩스는 본사가 울산에 위치해 있고 서울사무소의 상주 인원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면적을 임차하고 있다. 티그리스인베스트먼트 역시 직원 수 10여 명 규모임에도 이전 사무실보다 두 배 이상 넓은 공간을 사용 중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업무 확장과 무관한 과대 면적 임차는 경영상 합리성보다는 오너 개인 자산 운용 논리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 외부감사는 무엇을 봤나… 특수관계·개량비 문제 모두 빠져

이 같은 구조를 점검해야 할 외부감사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덕산홀딩스와 티그리스인베스트먼트를 감사한 신우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에서 배우자 조수연 씨를 특수관계자로 명확히 분류하지 않았고, 임대료 귀속 구조나 임차자산개량권이 대주주 개인 자산에 미치는 영향도 별도로 문제 삼지 않았다.

회계업계에서는 “특수관계자 거래와 임대차 계약 검토는 감사의 기본”이라며 “이 정도 사안이 걸러지지 않았다면 부실 감사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 덕산·회계법인 모두 침묵… 의혹은 남았다

본지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덕산홀딩스 측에 수차례 연락하고 서면 질의도 전달했다. 덕산 측은 “확인 후 연락을 주겠다”고 밝히고 일주일이 지나 재차 물어봤지만 기사 마감 시점까지 별도의 입장은 전해지지 않았다. 신우회계법인에도 관련 질의를 이메일로 전달했으나, 현재까지 회신은 없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단순한 도덕성 논란을 넘어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세법상 증여세, 상법상 대주주 충실의무 등 다양한 법적 쟁점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겉으로 ESG와 책임경영을 내세운 중견기업의 이면에서, 계열사 자원이 오너 일가의 자산 형성에 활용됐는지 여부가 규제 당국의 판단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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