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상비약 제도 시행 후, 청소년 자살률 높아졌다는 대한약사회 주장 후, 토론회 잠시 과열
[녹색경제신문 = 조창우 기자] 안전상비약 품목이 정체된 지 10여년이 흐르면서, 약국 운영이 거의 부재한 야간에 구입할 수 있는 상비약을 추가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지아 국민의 힘 의원 주최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편의점 안전상비약 정책 토론회'가 28일 국회 의원회관 제 4간담회실에서 진행됐다. 한 의원은 "10년이면 강산이 변하는데 변하지 않는게 있다"며, "국내 무약촌 현실이 그렇다. 약을 사고 싶어도 못산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상비약 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불편과 불안을 국회가 해소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다"고 덧붙였다.
국내 안전상비약 현황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다. 한 의원은 "설문조사를 통해, 13년째 진전이 없는 안전상비약 제도에 대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국민들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책 토론회가안전상비약 제도의 발전의 초석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연화 안전상비약시민네트워크 위원장은 "의료공백 시간에 안전의약품 공급 확보를 위한 안전망으로 시작됐지만, 현재는 무명무실한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약품 공백지역, 의료 공백 지역등에서는 현 안전상비약 제도가 제대로 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 건강권을 위해 편의점 내 안전상비약 품목이 늘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이어 "약품 확대시, 국민들의 안전에 문제가 생긴다는 이유로 품목 확대를 반대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좌장을 맡은 권용진 서울대 의대 교수는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된 안전상비약 제도에 그동안 국회나 정부차원의 관심이 부재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진 발제서, 안혜리 소비자공익네트웍 사무국장은 "안전상비약 제도는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사회 안전망"이라며, "현 제도의 운영 현황은 취지와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 사무국장은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국민들에게 안전상비약 제도가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며, "거의 모든 국민이 편의점을 통한 안전상비약을 구매한 경험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안 사무국장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제 2종이 단종됨에 따라 현재 구매 가능한 품목은 11종에 불과하다"며 "국민들이 안전상비약 제도의 멈춤 현상이 기득권층의 이해관계 문제, 정부의 무관심 등을 이유로 꼽았다. 이어 "국민들이 불편을 넘어 건강권 침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 사무국장은 "국민들의 소아용 약품과 증상별 맞춤약 등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시행한 설문조사서 가장 시급히 추가되어야 할 안전상비약 품목은 '아이들을 위한 약'으로 나타났다. 안 사무국장은 "소아용 해열제 품목 추가에 성분별, 제형별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안 사무국장은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에 따른 국민 안전에 대한 우려는, 설문조사를 통해 "국민들이 안전하게 스스로 복용할 수 있다는 응답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조건적인 확대'가 아닌 "안전성이 확보된 안전상비약이 확대되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의 안전지식수준을 얕보면 안될 것"이라며, "국민의 수요를 바탕으로 한 상비약 품목 확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주열 남서울대학교 교수는 "안전상비약 제도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개별적으로 해결해야 할 지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교수는 "셀프 메디케이션은 글로벌 보편적인 현상"이라며, "국내는 상비약으로 분류된 품목에 대해 편의점 내 품목 확대를 시급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안전상비약에 대해 국민들의 오남용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며, "상비약 품목에 있는 약물은, 복약지도가 없어도, 오남용 위험이 크지 않은 약품이다"고 말했다. 이어 "오남용 문제는 상비약 품목 확대 지연 사유로 타당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판매자 전문성이 부재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 교수는 설명했다. 이 교수는 "편의점 내 근무자에 대한 교육을 제도적으로 의무화하면 된다"며, "지역 약사회나, 보건소 등과의 협업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증질환 진단 및 응급 상황 대처 지연 문제에 대해 이주열 남서울대 교수는 "상비약 품목은 중증 질환을 위한 약이 아니라, 경증 질환 완화를 위한 약품이므로, 맞지 않는 지적"이라고 말했다.
대한약사회가 주장하는 공공심야약국 추가에 대해 이 교수는 "현재 공공 심야약국이 전국에 220개가 넘는다"며, "공공심야약국은 상비약 제도를 보완하는 역할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공심야약국 추가를 들먹여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를 반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안전상비약 제도 개선을 위한 정부차원의 위원회가 구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책 제도를 수정, 보완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질의에서 김연화 안전상비약시민네트웍 위원장은 "안전상비약 제도가 치료를 위한 것이 아닌, 경증 증상 완화에 취지가 있으므로 이에 집중해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국민 수요에 맞춘 샹비약 품목을 확대해야 하고, 약품 안전성은 대한약사회가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도개선을 위해 "공급자만이 논의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협의회 구성시 소비자단체 관계자들도 포함되야 한다"고 김 위원장은 말했다.
이선영 행복교육누리 감사는 "아이들이 긴급하게 써야 할 약이 편의점에 아직도 못 들여놓는 현실이 이해가 안간다"며, "아이를 둔 학부모의 입장을 고려해, 상비약 품목 확대가 이뤄지길 간청한다"고 말했다.
안전상비약 제도를 위한 심의위원회에 소비자가 빠져 있다는 지적에 대해 강준혁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 과장은 "심의 진행시 소비자 의견을 받기 위해 소비자도 같이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춘배 대한약사회 회장은 "안전상비약 제도 시행 후 청소년 자살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원은 "안전상비약 제도 시행에 따른 청소년 자살률 증가에 대한 학술적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중독의 학술적 의미를 구분해야 한다며, 청소년 자살예방위원회도 했었던 만큼, 아세트아미노펜이 청소년 자살률에 영향을 주지 않음은 명확히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한의원은 "안전상비약 제도 수정 및 상비약 품목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창우 기자 re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