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GMA 가동·신흥국 진출로 글로벌 공급망 확대
4분기 실적 반등 전망, CKD 사업 비중 더 커질 듯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현대글로비스가 미국 정부의 입항 수수료 유예 결정으로 연간 약 2000억원의 비용 부담을 덜게 됐다. 이에 따라 올해 4분기 실적 개선과 내년 수익성 회복이 동시에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달 10일부터 내년 11월 9일까지 해외 건조 자동차 운반선(PCTC)에 대한 입항 수수료 부과를 1년간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에서 상호 보복 관세를 1년간 유예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USTR은 지난달 14일부터 중국산 선박과 PCTC에 대해 톤당 46달러의 입항 수수료를 부과해왔다.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1만9322톤 규모, 7000CEU급 선박 기준으로 입항 시 약 12억7000만원을 부담해야 했으며, 연간 총 2000억원 수준의 비용이 예상됐다. 이번 유예로 현대글로비스는 이 비용 전액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입항 수수료는 국내 완성차업계에도 부담 요인이었다. 해운업계 관행상 운항비 상승분은 화주가 일정 부분 분담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글로비스는 부과 직후 화주들에게 인상된 운임을 통보했으나, 이번 유예 조치로 완성차업체 부담도 줄어들게 됐다.
하나증권은 이번 조치로 현대글로비스의 내년도 입항 수수료 부담액을 기존 추정치 70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낮췄다. 내년 11월 10일 수수료 재부과를 전제로 산출한 수치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9일까지 납부한 수수료에 대해 화주와 분담을 협의 중이며, 미국 정부의 환급 여부는 미정이다.
비용 절감으로 확보된 재무 여력은 CKD(반조립 제품) 사업 확장에 집중될 전망이다. CKD 사업이란 해외의 완성차 공장에서 자동차 조립 시에 필요한 부품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현대글로비스는 발주·집하·포장·운송 등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CKD 원스톱 물류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가동으로 관련 물량이 급증하면서 미국향 CKD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신흥국 시장 확대도 가속화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9월부터 신흥국을 대상으로 CKD 사업을 본격화했으며, 이와 관련한 올해 4분기 매출은 약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입항 수수료 유예로 물류비 부담이 줄면서 글로벌 운항 여건이 개선됐다”며 “특히 CKD 사업은 그룹 내 생산 거점 확대와 맞물려 성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