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술적으로 GPU 26만개 들어오면 원전 1시 사용량과 맞먹는 전력 소모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진 12차 전기본 두고 정부, 원전 추진하지만 적극적이진 않아
[녹색경제신문 = 박성진 기자]
지난주 경주 APEC에 참석한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한국에 GPU 26만장을 우선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 화제가 됐다. 황 CEO는 삼성, 현대, 네이버, 정부에 GPU를 공급하겠다 공식 발표하면서, ‘3대 AI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장밋빛 전망이 제시됐다. 하지만, GPU 넘어 제반사항, 특히 GPU 가동을 가능하게 할 전력 분야의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지난 3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SNS에 “정부는 GPU 26만 장 확보에 따른 후속 대책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이를 커버하기 위해서는 신고리 1호기나 새울 1호기 원자로가 1년 내 생산하는 전력이 모두 소모된다. 인프라를 운영할 전력 공급망, 서버, 네트워크 구축까지 포함하면 막대한 전력량과 투자비가 투입돼야 한다”고 정부에 대책을 요구했다. 이처럼 전력 전문가들의 추산에 따르면, 젠슨 황이 언급한 GPU 26만장이 모두 한국에 들어와 가동될 경우, 원전 1기 용량인 1GW(기가와트)의 전력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으로만 커버 어렵단 의견… 축구장 2천개 면적 부지 또는 대형 터빈 수백기 필요할 수도
이를 단순히 신재생에너지로만 충당하는 것은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태양광으로 대체할 경우, 축구장 1,500개에서 2,000개 수준의 부지에 설치해야하며, 풍력의 경우, 대형 터빈 수백기 설치가 요구되기 때문에, 좁은 면적에 밀도있게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선 원전의 필요성이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정부의 에너지 후속대책은 지지부진하다. 지난달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 국정감사에서 김성환 장관은 “원전 2기 건설을 약속한 11차 전기본의 효력이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원전 신규 건설에 적극적인 의사 표현은 하지 않았다.
이어 “탈원전주의자가 아닌 탈탄소주의자로, 원전이 위험한 것은 객관적인 사실로 99.99% 안전하더라도 0.01% 때문에라도 위험성을 강조하는 것이 적절하다.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가되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해 조화롭게 가는 것이 좋다”고 언급했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2023년 4월 운영 정지된 고리원전 2호기의 경우, 계속 운전여부에 대한 결정이 나면 10년 더 연장해서 사용할 수 있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계속 운전 여부에 대한 결정을 9월과 10월에 이어 또다시 연기하면서, 시간만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전력 대책은 순식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결정해서 진행해야 GPU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언급했다.
박성진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