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면세점 진출 가능성 급부상, 그러나 장기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
관세청, 내수·면세 활성화 대책 발표…업계 “구조적 개선이 먼저”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국내 면세업계가 수익성 악화로 잇따라 인천국제공항 면세사업권을 반납하면서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잇단 철수로 빈자리를 해외 면세점이 메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고환율과 낮은 수익 구조 등 구조적 한계를 고려하면 ‘해외 면세점 카드’ 역시 근본적인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면세점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신라면세점이 지난 9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DF1 권역(향수·담배·주류) 사업권을 포기한 데 이어, 신세계면세점이 지난달 추가로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불과 2년 만에 인천공항 핵심 사업권이 잇달아 공석이 되면서 ‘면세업계의 붕괴’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실적 부진과 임대료 부담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환율 급등과 소비 패턴 변화로 매출 구조가 크게 흔들렸다. 특히 공항공사와의 임대료 협상이 결렬되면서, 적자를 감수하고 사업을 지속할 이유가 사라졌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공항 재입찰이 새로운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특히 국내외 주요 면세점들은 높은 상징성과 주류·담배 등 수익성이 높은 품목이 포함된 DF1, DF2 구역을 노리고 있다. 태국 킹파워, 스위스 아볼타(듀프리),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 등 해외 사업자들도 동향을 예의주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해외 면세점이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하지만 공항공사 입장에서도 해외 사업자 유치가 반드시 득이 되는 건 아니라는 분석이다. 해외 면세점이 들어오면 단기적으로 공실 문제를 해소할 수는 있으나, 임대료 구조나 서비스 품질, 지역 연계성 측면에서 불안 요소가 크기 때문이다.
또한 외국 기업의 매출이 해외 본사로 흘러가면 공항공사와 국내 협력업체가 얻는 이익은 제한적이고, 국내 면세산업 생태계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관세청은 이 같은 위기감 속에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다. 최근 발표된 ‘내수 활성화 및 면세산업 혁신 방안’에 따라 명동·전주 등 주요 관광지에 보세판매장을 확대하고, 면세품 인도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규제를 완화한다. 또 외국인 관광객 편의를 높이기 위해 ‘그린캡 서비스’ 확대, 출국 취소 시 면세품 반입 허용 등 제도 개선도 추진 중이다.
업계 역시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롯데·신라면세점은 최근 기준환율을 1350원에서 1400원으로 인상해 국내 브랜드 제품 가격을 최대 3.7% 인하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고환율로 위축된 소비를 되살리고, 외국인 고객의 구매 부담을 낮추기 위한 시도다.
한편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해외 면세점이 들어온다 해도 수익 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같은 문제를 반복할 것”이라며 “임대료 현실화와 내수 관광 활성화 등 구조적 해법이 병행되지 않으면 면세산업의 경쟁력은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