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페이–업비트 결합 땐 수신·트래픽 확대 기대…규제·모니터링 강화 불가피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네이버파이낸셜과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주식 교환 방식의 지배구조 결합을 논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비트의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를 맡아온 케이뱅크에 ‘기대와 긴장’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양사는 “협력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선에서 입장을 밝혔고, 시장은 결론이 나기 전까지 여러 경우의 수를 따져보는 분위기다.
보도의 핵심은 포괄적 주식교환이다. 두나무 주주가 가진 지분을 네이버파이낸셜이 새로 발행하는 주식으로 바꾸는 구조로, 성사 시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아직 이사회 결의·주주 동의 등 절차가 남아 있고, 당사자들은 확정 사실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이슈가 케이뱅크에 예민한 이유는 단순하다. 한국은 가상자산 거래를 위해 거래소–은행 한 곳이 실명확인 계좌를 제공하는 구조가 기본이다. 업비트의 파트너 은행은 케이뱅크이고, 다른 주요 거래소들도 각자 제휴 은행이 정해져 있다. 제도나 제휴 구도가 흔들리면, 원화 입출금 통로인 은행의 예금·결제 트래픽이 직격탄을 맞는다.
케이뱅크의 업비트 의존도는 수치로 논란이 돼 왔다. 2023년 말엔 “예금의 70% 이상이 업비트와 연동됐다”는 추정까지 나왔고, 2024~2025년에는 약 20~25%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관측이 이어졌다. ‘비중이 줄었다’는 해석이 가능하지만, 여전히 한 축에 대한 의존이 작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만약 네이버가 두나무를 품게 되면, 실명계좌 제휴 은행의 재검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실제로 2025년 3월엔 빗썸의 실명계좌 은행이 NH농협에서 KB국민은행으로 교체됐다. 거래소–은행 ‘한 곳 묶기’ 관행을 완화하자는 논의도 계속돼 왔다. 이런 변화는 케이뱅크에게 계약 갱신·관계 유지 자체가 리스크 관리 사안임을 뜻한다.
반대로 제휴가 유지된다면, 케이뱅크가 얻을 이익도 분명하다. 네이버의 결제·생활금융 이용자층이 업비트와 더 촘촘히 연결될 경우, 케이뱅크의 수신(예금)·결제 트래픽이 동반 확대될 여지가 크다. 네이버페이는 최근 두나무가 운영하던 ‘증권플러스 비상장’ 지분 70%를 인수해 투자 접점을 넓히고 있어, 결제–투자–지갑 흐름이 하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부정적 시나리오도 무겁다. 제휴 은행이 바뀌거나, 투자·결제 생태계의 중심이 이동하면 케이뱅크의 예금 편중과 유동성이 흔들릴 수 있다. 2025년 2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업비트에 신규 고객 원화 입출금 3개월 제한을 내렸던 선례처럼, 규제 변수 하나로 은행–거래소 간 돈의 흐름이 멈칫할 수 있다는 점도 경계 요인이다.
규제 환경은 더 촘촘해지는 중이다. ‘한 거래소–한 은행’ 원칙을 둘러싼 논쟁, 자금세탁방지(AML)와 ‘트래블 룰’ 준수 강화, 원화에 가치를 연동한 스테이블코인 논의까지 겹치며 감독의 눈높이는 높아졌다. 케이뱅크 입장에선 제휴 유지 여부와 별개로 모니터링 고도화·거래 한도 관리·자동 경보 체계를 더 촘촘히 돌릴 수밖에 없다.
시장 신호도 예민했다. 인수·지배구조 결합 보도 직후 네이버 주가가 급등했고, 두나무 관련 기대·우려가 투자심리에 반영됐다. ‘보도가 확정은 아니다’라는 당사자 코멘트에도 불구하고, 주식교환 가능성 자체가 빅테크–가상자산 결합의 상징성이 크다는 점을 방증한다. 케이뱅크 주가·채권 스프레드 역시 제휴 지속성 뉴스에 민감해질 수 있다.
케이뱅크가 당장 신경 써야 할 과제는 세 방향으로 모인다. 무엇보다 예금이 특정 거래에서 과도하게 들어왔다가 빠져나가는 쏠림을 줄여야 한다. 급여이체·공과금 자동이체 같은 일상 거래를 끌어들이고, 일반 개인·중소기업의 보통예금·적금·정기예금 저변을 넓혀 예금 구성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 핵심이다. 예금이 넓고 고르게 분산될수록 대형 이슈가 생겨도 유동성 변동폭을 작게 만들 수 있다.
수익 구조의 폭을 넓히는 작업도 동시에 필요하다. 대출이자에만 의존하지 않고 외환·해외송금·결제 제휴·각종 수수료성 사업에서 꾸준히 현금을 벌 수 있어야 경기와 규제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다. 최근 참여한 원화 연동 디지털 토큰(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 송금 실증처럼 결제 네트워크를 넓히는 시도는, 수익원 다변화와 고객 접점 확대를 한 번에 노릴 수 있는 통로다.
예기치 않은 상황에 대비하는 비상계획도 구체화해야 한다. 제휴 조건이 바뀌거나 원화 입출금이 일시적으로 멈출 수 있다는 가정을 두고, 대체 유동성 조달선과 내부 한도 관리, 공지·알림 체계를 미리 설계해 두는 게 안전판이 된다. 고객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서비스 중단·전환 시나리오를 단계별로 공개하는 절차까지 마련해 두면 충격을 낮출 수 있다.
이번 사안을 지켜볼 때 핵심은 두 갈래다. 네이버와 두나무의 의사결정이 실제로 어떤 형태로 굳어지는지, 그 결과 실명계좌 제휴의 틀이 유지될지 여부가 가장 큰 변수가 된다. 동시에 케이뱅크가 분기마다 공개하는 자료에서 예금 구성—특정 거래 연계 비중이 얼마나 낮아졌는지—과 유동성 지표가 어떻게 변하는지가 신뢰의 바탕이 된다. 이 두 축이 안정적으로 관리되면 현재의 긴장은 통제 가능한 수준에 머물겠지만, 어느 한쪽이라도 흔들리면 체감 리스크는 곧바로 현실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