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해외는] 디지털 유로 로드맵, EU 재정장관들 합의, 반대 세력이 법 통과 걸림돌
상태바
[지금해외는] 디지털 유로 로드맵, EU 재정장관들 합의, 반대 세력이 법 통과 걸림돌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5.09.23 14: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6년에 걸친 디지털 유로 논쟁 끝 일단락 성과
- 지지 세력 보다 회의론 더 많아 법 통과까지 난항 예상
- 디지털 EU 통화 기술 안정성 아직 미완성 단계
유럽연합 경제권 내 통용을 구상 중인 디지털 유로 암호화폐는 유럽중앙은행(ECB)이 발행한 디지털 형태의 현금으로 시중 모든 지불을 수행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비자, 마스터카드, 애플 페이 같은 해외(특히 미국) 지불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는 금융 자립이 목표다.
유럽연합 경제권 내 통용을 구상 중인 디지털 유로 암호화폐는 유럽중앙은행(ECB)이 발행한 디지털 형태의 현금으로 시중 모든 지불을 수행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비자, 마스터카드, 애플 페이 같은 해외(특히 미국) 지불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는 금융 자립이 목표다.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9월 18일(금요일=덴마크 코펜하겐 시간)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 소속 27개 회원국을 대표하는 재무부 장관들이 유럽중앙은행(European Central Bank, ECB)이 설계 및 발행할  디지털 유로화(digital Euro) 통화 론칭을 위한 로드맵에 합의했다.

이 로드맵에 따르면, EU집행위와 ECB는 유럽의회(European Parliament)가 이 합의안을 승인하는 절차를 거쳐 입법화시킨 후 온 연말 내로 디지털 유로화 발행 입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EU는 지난 6년여에 걸쳐 유럽중앙은행이 실물 유로화(Euro currency)가 뒷받침된 가상 전자 지갑(virtual electronic wallet) 형태의 디지털 유로 통화 설립할 것을 제안해왔다. 그 후로 EU 회원국들의 합의를 얻기 위한 수차례 회담을 거쳐 특히 올해부터 본격화된 열띤 ‚디지털 유로화’ 논쟁 끝에 성사된 최종 합의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EU가 디지털 유로 통화 발행 프로젝트를 그토록 열심히 추진해온 배경에는 지극히 정치적인 야망이 깔려있다. 유럽 연합이 근본적으로 정치적 목표로 결성된 공동 블록인 것처럼, 디지털 유로 역시 유럽의 자주적 금융 결제 수단 및 인프라를 확보한다는 정치적 선언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ECB 총재는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현금 거래 위주의 유럽 경제권에서 현금직불카드나 신용카드 등 무현금 결제 방식이 주류화되기 시작하자 유럽 금융권의 비자(VISA)나 마스터카드(Mastercard) 등 미국 신용카드 기업과 결제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데 대한 우려에 따른 EU 금융 주권 강화가 디지털 유로화 추진의 핵심 목표라고 반복해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과거 현금 거래에 크게 의존해왔던 유럽 경제권은 현재 미국의 신용카드 기업과 빅테크 소유 결제 시스템의 결제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유럽연합 경제 분야 정치가들은 비자・마스터카드 같은 다국적 미국 신용카드 기업 외에도 애플, 구글, 메타, X 등 미국 빅 테크가 자체 결제 시스템의 유럽 금융 결제 시장 확장은 유럽 소비자들의 재정 상황과 구매 행동 패턴 관련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해외로 유출되는, 사실상 국가 보안 차원의 위협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친(親) 암호화폐 정책 전환도 EU 정책자들로 하여금 디지털 EU 도입을 서두르도록 다그치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올 초인 2025년 1월, 백악관에 재입성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암호화폐를 미국의 전략적 자신 비축 및 금융 시스템 강화를 위한 전략적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에 서명하고 미국 달러화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암호화폐(stablecoin cryptocurrency)의 제도적 지원과 규제를 공식 시행할 의지를 법률화했다. 

세계 기축 통화로서의 달러의 지배력과 경쟁력 확대한다는 미국 정부의 그 같은 행보는  유럽을 포함한 다른 지역 경제권의 화폐 경쟁력에 압력을 가한다. 

특히 미국 스테이블코인이 앞서 제도화될 경우 선두적 암호화폐 산업의 주축이 미국으로 쏠리게 함으로써 국제 금융 시장에서 단일 EU 통화의 신뢰감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EU 의회와 ECB가 유럽 은행에 닥칠 수 있는 과잉 현금 인출(bank run) 대비책으로써 디지털 유로 암호화폐의 유용성을 주목하는 이유로 그래서다.

이번 로드맵 합의 내용에 따르면, 디지털 EU 발행 여부 및 규모, EU 시민 개인당 디지털 EU 보유 한도 액수 등 세부 조항에 대한 결정권은 EU 재정장관 이사회(Council of Ministers) 소속 회원국 재정장관들에 달려있다. ECB는 디지털 유로 발행 관련 최종 결정을 내리기까지 EU 재정장관 이사회와 논의해야 한다.

폴리티코 유럽판 기사에 따르면, ECB는 9월~10월 내로 코펜하겐에서 유럽의회 입법자들과 ECB 고위급 인사들이 초대된 수 차례의 로비 미팅 및 세미나 논의 주도 및 설득해야 하는 등 강한 시간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유로화 발행을 위해서 EU 의회와 유럽이사회(European Council)로부터 법안 통과 및 동의를 관철시켜야 하지만 일부 의회 의원들과 유럽 은행들의 저항적 태도에 부딪혀 승인이 지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ECB의 디지털 유로의 실질적 발행 및 시중 유통이 가능해질지 예의 주시된다.

디지털 유로 암호화폐 발행과 시중 유통을 반대하는 디지털 유로 회의론 세력은 유럽 은행권과 유럽 각국의 중앙은행과 중도우파 정당 위원들이 주를 이룬다. 은행권은 막대한 시행 비용과 ECB가 시중은행을 우회해 지불 거래를 직접 시행하는 것에 반발하는 입장인 반면, 정치인들은 디지털 유로 거래 플랫폼의 기술적 미비와 불안정성을 이유로 들어 암호화폐 도입을 막고 있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