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정유업계 기술 개발 확대 속 정부 인프라 지원 필요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국제해사기구(IMO)와 유럽연합(EU)의 탄소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해운업계가 수천억원대의 탄소세 부담에 직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개별 대응에 한계를 느끼며, 조선·정유업계와의 협력 및 정부의 지원이 시급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IMO는 오는 2027년부터 선박 연료의 온실가스 집약도를 측정하고, 2028년부터는 연료 종류와 배출량에 따라 탄소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EU도 지난해 배출권거래제(ETS)를 시행한 데 이어 올해부터 연료 규제(FuelEU Maritime)를 추가 도입했다.
국내 해운업계는 이중 규제로 인한 부담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료 종류나 사용량에 따라 부과금 산정 방식이 달라지는데, 변화에 맞춰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해운업계 분석에 따르면, 2028년 7000억원 수준으로 시작된 부과금은 2년 뒤 1조40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U 규제에 따른 연간 탄소 비용도 올해 1700억원, 2050년에는 약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내 선사들의 준비는 더디다. 한국해운협회에 따르면 전체 선박 중 친환경 선박 비중은 5.9%에 그친다. 주요 조선소의 건조 일정도 이미 2028년 이후까지 밀려 있어, 지금 선박을 발주해도 실제 운항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대체 연료 수급도 걸림돌이다. 해운업계가 필요로 하는 친환경 연료는 연간 4800만톤 규모지만, 현재 전 산업 공급량은 6300만톤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연료 공급 기반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탈탄소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정부와 국제사회 차원의 인프라 확충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국내 선사들은 탄소 규제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HMM은 2045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총 23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이 중 14조4000억원을 친환경 선박 확보에 투입한다. 올해에는 메탄올 연료를 사용하는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HMM그린호' 2척을 인도받았고, 내년까지 나머지 7척이 추가로 투입된다.
또한 메탄올, LNG 엔진 기술을 검토 중이며, 일부 선박에는 이산화탄소 포집장치(CCS)도 시범 적용 중이다. 해운사들은 HD현대, 한국선급과 함께 차세대 연료전지(SOFC)와 탄소 포집 기술도 공동 개발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규제 강화는 불가피한 흐름”이라며 “이제는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체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