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원전수출의 이면... 수주에만 집착하면 결국 나라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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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원전수출의 이면... 수주에만 집착하면 결국 나라망신
  • 박성진 기자
  • 승인 2025.06.20 2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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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수주에만 매몰
장기 비전과 리딩능력 부족하고, 정권 바뀔 때마다 논쟁
결국 나라망신으로 될 것

[녹색경제신문 = 박성진 기자]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전 세미나에선 산학연과 정치권 등 다양한 원전 관계자들이 한데 모여, 체코 두코바니 원전사업을 축하하며, 향후 전망과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한 원전업계 관계자의 토로는 원전수출 이면에 대해 걱정거리를 던져줬다. 

“UAE 바라카 원전 수주에 우리나라 언론은 환호했지만, 그 이후를 잘 말하지 않는다. 원전을 건설할 때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후 운영할 때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그마저도 현지 직원들과 소통할 때 언어가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이 관계자의 토로는 우리나라가 단기 수주에만 집착할 뿐 장기플랜과 산업 리딩능력이 부족한 실상을 여실히 말해준다. 또한, 꾸준한 원전 생태계 구축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준다.

UAE 바라카 원전[제공=한수원]
UAE 바라카 원전[제공=한수원]

원전산업은 주기가 긴 것으로 유명하다. 사업을 결정하고, 건설한 다음 운영과 해체까지 짧게는 60년에서 길게는 90년 이상 걸린다. 

하지만 지금처럼 장기플랜 없이 단기 수주에만 집착하고 원전 생태계를 제대로 키워나가지 않으면, 이후 상대국에서 원전 운영에 대해 물어보거나 시장의 요구에 대응해야 할 때 제대로 된 답을 해줄 수가 없다. 단순히 물건을 팔기만 할 뿐, 그 이상의 더 큰 시장을 놓치고, 결국 국가망신으로 이어질 것이다.

중심을 제대로 잡아야 할 정치를 봐도 한숨이 나온다. 에너지 정책의 근본이 되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년마다 확정돼야 하지만,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를 둘러싸고, 정쟁의 대상이 돼버려 기한을 넘기기 일쑤며, 그마저도 잘 바뀐다. 11차 전기본이 지난 2월에 뒤늦게 확정됐지만, 얼마안가 바로 12차 전기본을 확정해야 할 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전 생태계를 이루는 많은 중소기업들이 정부를 믿고, 비싼 돈 들여 기계를 들이지만, 못쓰고 방치해 손해를 보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기업은 버티기라도 하지, 작은 기업들은 못 버틴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기업의 투자와 인력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업계 전체가 어려워질 것이다. 어떤 기업이 나서서 원전업계에 투자하고, 어떤 인재가 자신의 미래를 걸고 공부할까? 그러면서 원전수출을 이야기하면 어느 나라가 진심을 믿어줄지 의구심이 든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제공=한수원]
체코 두코바니 원전[제공=한수원]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약 650억 달러 규모인 세계 원자력 발전 투자규모는 앞으로 5년간 연 700억에서 최대 1500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번 체코 원전에 들어가는 부품은 1만 8천개의 핵심부품을 포함, 무려 총 32만개라고 한다.

규모도 방대하며 성장가능성도 확실한 원전시장 전쟁에서 제대로 승리하기 위해선 단기전투에 출사표만 낼게 아니라 이를 제대로 뒷받침할 수 있는 장기 전략과 생태계를 갖춰야 한다. 그래야 진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박성진 기자  po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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