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장급 30% 축소 조직개편 단행...19일부터 희망퇴직 동시 추진
- 업계 "카드사 구조조정 신호탄 될지 주목"...전업사 ROA 4년만에 0.62%p 하락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신한카드 노사갈등이 예상보다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팀장급 30% 축소 조직개편과 희망퇴직을 동시 추진하는 가운데 갈등 전선이 신한금융지주와 정치권으로까지 확산했다. 노사 모두 국회의원실을 동시 방문해 정치적 압박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는 카드업계 전반으로 번질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18일 신한카드가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직개편에 따른 대규모 인사 발령을 단행했다. 전국사무금융노조 신한카드지부는 지난 16일부터 신한금융지주 본사 앞에서 피켓 투쟁을 벌이며 "지주 눈치 보기식 경영 중단"을 촉구했으나, 회사는 예정대로 조직 개편안을 추진했다.
신한카드는 이날 4그룹 20본부 58부 체계로 조직을 재편하고 팀장급 관리자를 대폭 축소하는 '대부제' 도입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대부제는 기존 팀 단위를 부(部) 중심으로 통폐합해 관리자를 줄이고 업무 효율화를 도모하는 조직 운영 방식이다. 기존 4그룹 20본부 81팀 체제에서 팀 단위를 부 중심으로 통폐합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파트 조직은 기존 36개에서 12개로 축소됐고, CRM센터와 금융센터 등이 본사 직접 관리 체계로 전환됐다. 신한카드는 '팀장(부서장 대우)'을 신설해 조직 안정화를 도모한다고 밝혔으나, 실질적으로는 팀장급 관리자의 20~30%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번 조직개편의 배경에는 신한카드의 실적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5721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10년 만에 삼성카드(6646억원)에게 업계 1위를 내줬고, 올해 1분기에도 순익이 26.7% 감소한 1357억원에 그쳤다. 반면 삼성카드는 같은 기간 3.7% 증가한 1844억원을 올리며 격차를 확대하고 있다.
인력 효율성 측면에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신한카드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은 2억1700만원으로 삼성카드(3억2600만원)보다 1억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직원 수도 2587명으로 삼성카드(2021명) 대비 566명이 많아 고비용 구조 개편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는 지난 16일 신한금융지주 본사 앞에서 긴급 피켓 투쟁을 벌이며 반발했다. 노조는 "지주의 눈치만 살피며 일방적 조직개편을 진행하는 사측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갈등의 근본 원인으로 신한지주를 지목했다. 현재 약 100여 명에 달하는 부장·부부장급 중 상당수가 팀원으로 복귀하게 되자 노조는 "본사 조직의 30%에 달하는 대규모 축소"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이번 갈등이 단순한 노사분쟁을 넘어선 양상을 보이는 것은 노사 모두 정치권 개입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원학 사무금융노조 신한카드지부장은 지난 13일 국회의원실을 방문해 조직개편 문제를 공식 제기했고, 같은 날 신한카드 사측도 국회의원실을 찾아 소명에 나섰다. 17일에는 사측이 이학영·김현정 국회의원실을 추가 방문하며 정치적 쟁점화가 계속되고 있다.
한편, 갈등의 배경에는 신한금융지주의 압박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신한지주 차원에서도 인력을 감축해 비용을 줄이라는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지주 차원의 압박 상황을 언급했다. 실제로 신한카드는 지난해 삼성카드에 1위를 내준 이후 신한금융지주로부터 실적 개선에 대한 요구를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신한카드는 19일부터 1968~1979년생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지난해 말에 이어 반년 만에 재시행하는 것으로, 최대 30개월 치 특별퇴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노조는 "조직개편과 희망퇴직을 동시 진행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업계에서는 신한카드 사태가 다른 카드사들에 미칠 파급효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업 카드사들의 올해 1분기 총자산이익률(ROA)이 1.2%로 2021년 1.82% 대비 0.62%포인트(p) 하락한 상황에서, 업계 선두였던 신한카드의 대규모 인력 조정이 다른 카드사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향후 신한카드의 실적 여부에 따라 타사 대표들도 인력 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며 "카드업계가 이번 신한카드 상황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카드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신한카드가 선례를 남기면 다른 카드사들도 비슷한 구조조정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조합원이 존중받고 예측 가능한 방향에서 일할 수 있는 건전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며 "반복되는 지주 중심 경영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향후 추가적인 구조조정 시도에 대해서도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한카드의 부장급 인력이 100여 명으로 경쟁사 대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인건비 부담이 상당하다"며 "박창훈 대표도 인건비 부담 해소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사태는 단순한 노사갈등을 넘어 신한금융지주의 경영 방침, 정치권 개입, 업계 구조조정 신호 등 복합적 요인이 얽혀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신한카드를 시작으로 카드업계 전반에 구조조정이 확산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어, 향후 갈등의 전개 과정과 다른 카드사들의 대응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