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국민·우리은행, 대출 증가율 따라 정반대 전략
- DSR 3단계 앞두고 막차 수요로 8일간 2.7조원 급증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은행권 변동금리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8개월째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차주 90%가 이용하는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정반대 방향으로 상승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대출 증가율에 따라 상반된 전략을 구사하며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를 통한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를 앞둔 막차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63%로 전월(2.70%)보다 0.07%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며 2022년 6월(2.38%)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잔액 기준 코픽스도 3.22%에서 3.14%로 0.08%p 떨어졌다.
코픽스 하락에 따라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17일부터 변동형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0.07%p 일제히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코픽스 하락분을 그대로 반영한 조치로 변동형 주담대 보유 차주들에게는 분명한 이자 부담 경감 효과를 가져다줄 전망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차주 비중은 극히 제한적이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 신규 주담대 중 변동형은 10%에 불과하다. 나머지 90%는 5년 주기형이나 혼합형 등 고정형 상품을 이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대출 안정성 확보를 위해 고정형 주담대를 지속적으로 장려한 결과다.
더 큰 문제는 고정형 상품 금리가 코픽스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4대 은행의 5년 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4월 3.32~4.78%까지 내려갔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현재 3.49~5.01%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행이 부진한 경기 상황을 고려해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차주 대부분이 금리 하락을 체감하지 못하는 구조적 모순이 심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은행별로는 가계대출 증가 속도에 따라 극명하게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올해 주담대 증가율이 2.14%로 가장 높은 KB국민은행은 지난 4일 비대면 주담대 가산금리를 0.17%p 상향 조정했다. 1.96% 증가한 우리은행도 최근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소폭 올렸다.
반면 상대적으로 대출 증가가 완만한 신한은행(1.64%)과 하나은행(1.19%)은 금리를 소폭 인하하며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4일부터 주담대 만기를 30년에서 40년으로 연장했고, 하나은행은 비대면 주담대 한도를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늘렸다.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을 한 달 앞두고 몰리는 막차 수요로 가계대출 증가세는 급격히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들어 13일까지 8영업일 동안 2조7609억원 급증했다. 이 중 주담대가 2조1665억원을 차지했다.
한편, 예금금리는 기준금리 인하를 신속히 반영하며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지난 9일부터 정기예금 기본금리를 상품에 따라 0.10~0.25%p 인하했고 IBK기업은행과 NH농협은행 등도 잇따라 수신상품 금리를 낮춘 상태다. 일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1.90%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코픽스 하락은 분명한 호재지만 차주 90%가 이용하는 고정형 상품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어 체감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7월 DSR 강화를 앞두고 각 은행이 자체 대출 증가율에 따라 차별화된 전략으로 막차 수요를 관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금리 인하기에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가 자극되지 않도록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이 올해 하반기 은행권 자체 장기·고정금리 주담대 표준 모델을 도입한다는 방침 역시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막차 수요와 개별 은행의 총량 관리 전략이 시장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