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원대 안착 기대감 고조... 금융지주 밸류업 '탄력'
증권가 "환율 하락, 자본비율 개선 및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로 이어져"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달러·원 환율이 하향 안정화 흐름을 보임에 따라 주요 금융지주들이 미소를 지고 있다. 환율이 낮아질 경우 자본비율 관리가 용이해져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보다 탄력적으로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12시 현재 전일 대비 6.3원 떨어진 1376.7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약 6개월여 만에 1380원대를 기록한 후 계속해서 하락 중인 셈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달러화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미 정부가 세계 각국과 관세 및 환율 협상에 나섬에 따라 원화 절상에 대한 경계 심리 또한 (환율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원 환율은 올 초 만해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까지 상승하며 한때 1500원대를 넘보기도 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에 미국발 관세 전쟁 등이 더해진 결과였다.
하지만 미 정부의 관세 협상과 미·중 무역갈등 완화 등이 이어지며 달러·원 환율은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화 되고 있다. 관련 업계 안팎에서 올해 달러·원 환율이 1300원대에 안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올 하반기 달러·원 환율이 130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 하반기) 약달러 환경 하에서 원화의 점진적 강세를 전망했으나 무역협상이 진행됨에 따라 원화 강세 변수들이 추가되고 있다"며 "올해 달러·원 환율의 하단을 1330원에서 1300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전했다.
금융권에서는 달러·원 환율의 하락이 주요 금융지주들의 밸류업 계획 추진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환율이 떨어질 경우 밸류업 등 주주환원의 '기준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CET1 비율을 13% 이상으로 유지해 주주환원을 확대하겠다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추진 중이다.
CET1비율은 금융사의 손실흡수 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자기자본 중 가장 안정적인 자본(보통주·이익잉여금 등)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값으로 계산된다. 환율이 내리면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금액이 낮아져 RWA도 줄어들어 CET1비율을 상승하게 된다.
앞서 금융지주들은 고환율 속에서도 대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등 전사적인 RWA 관리를 통해 CET1비율을 끌어올린 바 있다. 올 1분기 말 기준 KB금융지주의 CET1비율은 13.67%로 지난해 말 대비 0.15%포인트(p) 개선됐으며, 같은 기간 신한(13.06%→13.27%)·하나(13.22%→13.23%)·우리금융(12.13%→12.42%) 등도 일제히 비율이 상승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이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CET1비율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여기에 환율까지 추가적으로 하락한다면 CET1비율이 더욱 개선되면서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섭 NH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달러·원 환율 하락은 올 하반기 (금융지주들의) 자본비율 개선과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올해 주주환원율도 KB금융 50% 이상, 신한·하나 43~45%, 우리 32~35%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지주들은 환율 하락세를 반기면서도 맘을 놓을 수는 없다는 자세다. 여전히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이전과 마찬가지로 자본비율 유지 및 개선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환율 등 거시경제 환경이 언제 어떻게 달라질지는 쉽사리 예측이 어렵지 않느냐"며 "환율 외 다른 요인에도 (CET1비율이) 얼마든지 발목을 잡힐 수도 있는 터라, 자본비율 관리 전략 및 방안을 꾸준히 다각화·고도화하겠다는 것이 각 지주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