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분 정점 찍은 뒤 줄곧 줄어... 올 들어 감소세 뚜렷해져
올 1분기 말 5대 시중은행 지점 수 3043개... 석 달 새 140개↓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국내 은행 점포 수가 5800여 개 수준으로 쪼그라들고 자동화기기 역시 연평균 1600대 이상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거래의 확산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것이 은행권의 입장이지만,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서비스 접근성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22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국내 은행 점포 수(해외 점포 포함)는 5792개로 전 분기 대비 57개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말(24개 감소)에 이어 감소폭이 확대된 것이다.
은행 점포 수는 2012년 4분기 7835곳으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2017년 4분기에는 7000곳 아래로, 2022년 3분기에는 6000곳 아래로 떨어졌으며, 이후로도 매 분기 '우하향'하는 모양새다. 점포 수가 늘어난 마지막 시기는 2018년 3분기(6개 증가)였다.
이 같은 감소세는 올 들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의 국내 점포 수는 올 1분기 말 기준 3766개로 전 분기 대비 76개 줄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말 3894개에서 4분기 말 3842개로 52개 감소했던 것보다 축소 속도가 한층 빨라진 결과다.
눈에 띄는 부분은 정규 점포인 지점이 급격하게 줄고 있다는 점이다. 5대 은행의 지점 수는 지난해 말 3183개에서 올 1분기 3043개로 3개월 사이에 140개나 감소했다. 반면 출장소는 같은 기간 659개에서 723개로 64개 늘었다. 출장소는 일반 지점에 비해 규모가 작고 간단한 업무 위주로 운영된다.
해외 점포 수는 대동소이했다. 5대 은행의 해외 점포 수는 지난해 3분기 1165개, 4분기 1169개, 올해 1분기 1168개 등으로 큰 변화 없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은행권은 자동화기기 또한 빠르게 줄이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등에 따르면 국내 17개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는 2019년 말 3만4737대에서 2024년 12월 2만6680대로 23% 감소했다. 5년 사이 8057대, 연평균 1600여 대씩 줄었다는 얘기다.
은행권은 점포 축소의 이유로 비대면 금융거래의 확산을 꼽고 있다. 모바일·인터넷뱅킹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오프라인 점포를 찾는 고객이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운영 효율성을 고려해 점포를 통합하거나 전략적으로 줄이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가 일상에 자리잡으면서 점포 축소가 불가피해졌다"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영업점을 직접 찾는 고객이 크게 줄어든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영업점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은행권이 전반적으로 점포 수 조정을 진행 중"이라며 "(점포 축소가) 고객들의 은행 이용 행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인 만큼, 앞으로도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은행권의 점포 축소 기조를 향해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점포 통폐합 과정에서 세대 및 지역 간의 금융 접근성 격차가 발생할 수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한 추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시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금융의 디지털화와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거치며 오프라인 지점 수를 빠르게 줄여 왔다"며 "점포 폐쇄 시 이용 가능한 금융기관의 변화와 대체 가능성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통합적 시각에서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면 거래가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방문이 필수인 거래들이 있고 비대면 거래에 익숙치 않은 고객들도 많다"며 "이를 고려해 특화 점포 등을 만들어 금융 소비자들이 은행 이용 과정에서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 '9 to 6 점포'를 비롯해 직장인이 퇴근 후 방문할 수 있도록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는 '애프터뱅크' 등을 선보였다. 또한 하나은행은 고령층, 외국인, 소상공인 등 금융 취약 계층을 위한 특화 점포와 이동 점포 '움직이는 하나은행' 등을 운영한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