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책임없이 내부통제 실패 책임 임직원에게 전가한다는 비판 피하기 어려울 듯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IBK기업은행이 최근 발생한 882억원 규모의 부당 대출 사건에 대해 대국민 사과와 함께 'IBK 쇄신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내부통제 강화를 명목으로 직원들의 친인척 정보를 수집하는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선 이러한 조치가 실효성이 없을 뿐 아니라, 내부통제 실패의 책임을 직원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 된다.
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불법 대출 쇄신책으로 친인척 DB 구축에 나선다고 밝힌 가운데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회사는 최근 발생한 882억원 규모의 부당 대출 사건에 대한 쇄신책으로 지점장 이상 임직원의 친인척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2020년에도 윤종원 전 기업은행장이 76억원 규모의 ‘셀프 대출’ 사건에 대한 대응책으로 임직원 가족 대출 관리 시스템 개발을 추진한 바 있다.
다만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에서 소속 임직원 가족의 개인 정보와 대출 정보를 대조하는 방식이 법적인 문제가 있다고 판단 내리면서 흐지부지된 전적이 있다.
당시 기업은행측은 직원과 배우자의 친인척에 대한 대출 취급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내부 규정과 전산 시스템을 마련하고 상시 모니터링 한다는 방침을 밝힌바 있다.
이번에 발표한 쇄신책에는 △임직원 친인척 정보 DB 구축을 통한 이해상충 원천 차단 △매 대출 시 담당 직원과 심사역으로부터 부당 대출 방지 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해 이해상충을 사전에 방지 △승인 여신 점검 조직 신설을 통한 영업과 심사 업무 분리 등이 포함됐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 번 임직원 대출방지시스템은 대출 시에 한정하여 직원 및 친인척에 대해 점감하는 것이었다면, 금차 쇄신안은 대출뿐만 아니라 투자, 계약 등 은행 전반에 대한 내부통제 강화로 훨씬 범위가 넓고 강도는 강화된 것"이라며 "대출 취급 시, 친인척 DB를 구축하여 친인척을 통한 이해상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대출 취급 후에는 별도의 '승인여신 점검 조직'을 신설하여 지원적정성에 대해서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신 프로세스 쇄신과 더불어, 내부자 신고제도 활성화 및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외부 채널에서 내부자 신고를 접수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불합리한 조직 문화까지 개선하는 것"으로 "무엇보다 이번 쇄신책은 외부위원이 포함된 'IBK쇄신위원회'를 통해 철저하게 이행되는지 점검하고 실행력을 높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쇄신책이 2020년 발표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아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미봉책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내부통제 실패 책임 임직원에게 전가한다는 비판 또한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전·현직자 간 유착과 내부 통제 부실 등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며, 단순한 직원 일탈로 치부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거세기 때문이다.
경영진의 책임 없이 개인의 일탈로만 몰아가는 데 대한 반발도 커지고 있다. 기업은행 노동조합은 '경영진 책임론'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조직 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이번 부당 대출 사태의 원인이 과도한 영업 목표와 상명하복식 경영 방식에 있다고 지적했다. 성과 중심의 조직 문화가 직원들의 자율성과 도덕성을 약화시켰으며, 상명하복 구조 속에서 올바른 판단과 책임 있는 행동이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류장희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 위원장 “이런 상황을 만든 경영진이 근본 문제"라면서 "가장 윗선부터 책임지는 문화가 정착될 때 목표와 지시는 점점 더 합법적·합리적이 될 것이고, 상명하복 경영은 일거에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