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초고령화 시대 본격 채비… 상속 및 증여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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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초고령화 시대 본격 채비… 상속 및 증여 시장 공략
  • 정지원 기자
  • 승인 2024.05.2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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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빠른 고령화 속도로 금융 소비자 상속 및 증여 수요 증가
시중은행도 유언대용신탁, 유산관리 서비스 등 관련 사업 출시
증가하는 고령 인구로 상속 및 증여 시장 더욱 커질 듯

[녹색경제신문 = 정지원 기자]

시중은행.[사진=각사]
시중은행.[사진=각사]

한국의 고령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고령층을 중심으로 상속 및 증여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늘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도 관련 사업을 늘리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은 초고령화 사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3년 말 기준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973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9%를 차지한다. UN에서 정한 초고령사회 기준은 65세 인구 비중이 20% 이상인 사회다. 통계청은 한국의 초고령사회 진입 시기를 2026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초고령사회가 다가옴에 따라 고령층 뿐만 아니라 중년과 장년층을 중심으로 상속과 유산 관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실제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유언대용신탁 잔액 규모는 3조3000억원 수준으로 이는 1년 새 1조원 가량 증가한 금액이다. 

유언대용신탁은 금융기관이 위탁자와 생전에 신탁 계약을 맺고 자산을 관리해 주다가 계약자의 사망 시 생전에 맺은 계약 내용대로 자산을 분배하고 관리해 주는 금융 상품이다. 유언대용신탁은 유언장에 비해 유연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상속계획을 짤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유언장의 경우 상속인이 사망했을 경우 대응이 불가능하고 미성년자 상속인의 경우 후견인의 개입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유언대용신탁은 상속인의 사망을 대비해 그 다음 순서의 상속인 설정이 가능하고 미성년 상속인일 경우 해당 상속인이 일정 연령에 도달했을 때 상속받도록 설정이 가능하다. 

주요 시중은행 관계자는 “유언대용 신탁의 경우 특히 유산 분쟁을 막을 수 있어 최근 고령층 고객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고객들도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금융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이렇듯 상속∙증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시중은행도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신한 신탁라운지’ 채널을 오픈했다. ‘신한 신탁라운지’는 전문 직원이 ▲유언대용신탁 ▲부동산 및 금전증여신탁 ▲기부신탁 ▲장애인신탁 ▲후견신탁 ▲상조신탁 등 신탁상품들로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고 법률·세무·부동산 전문가들과 함께 종합자산관리 컨설팅까지 제공하는 특화 채널이다. 신한은행은 초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증가하는 상속과 증여에 관련된 고객들의 필요에 부응하고자 신한 신탁라운지를 적극 활용할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일찍이 상속 및 증여 시장에 뛰어들어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2010년 금융권 최초로 유언대용신탁 자체 브랜드 ‘리빙 트러스트’를 출시한 후 독립 부서로 운영해오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초고령화 시대를 대비해 ▲자산관리 ▲증여 ▲상속 ▲기부 ▲연금 등에 대한 컨설팅과 실행이 가능한 하나 시니어라운지를 오픈하고 금융권 최초로 유산정리서비스를 시작했다. 유산정리서비스는 유언장의 작성과 상속 재산의 분할 등을 위한 상속 집행 전문 센터로 생전의 자산관리부터 유언장의 보관, 상속집행과 유산정리에 이르기까지 자산관리의 전 분야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한다.

김영훈 하나은행 자산관리그룹장은 “최근 고령인구의 증가와 비혼 등 가족 구조의 다변화에 따라 자산의 원활한 승계를 위한 손님들의 니즈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며 서비스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를 감안할 때 앞으로 상속과 증여에 대한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달 발표한 ‘日 대상속시대 도래와 금융회사의 대응’ 보고서는 “한국도 고령화 속도를 감안할 때 금융회사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국내에서도 향후 10년 이내 상속 시장 및 관련 비즈니스가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정지원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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