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시장에 압도적 1위가 될 공룡 기업이 탄생할 전망이지만, 공정위 ‘기업결합심사’라는 높은 산을 넘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가 생겼다.

16일 투자은행(IB)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각) 미국 이베이 본사는 이사회를 열고 이베이코리아를 이마트에 매각하는 방향을 결정했다. 매각 대금은 약 4조원 안팎이며, 매각조건이 지분 100%인지 80%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이마트 관계자는 16일 녹색경제신문에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 건과 관련해 알고 있는 바가 없다”며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공시를 통해서도 "매도자인 eBay Inc.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은 입찰 경쟁자였던 롯데쇼핑이 약 3조원 대 초반의 입찰가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며, 이마트 측의 승리가 유력해졌다. 다만 이베이 본사에서 이마트의 입찰 금액으로 알려진 약 4조원 안팎을 마음에 들지 않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찰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예상대로 이마트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이커머스 시장은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SSG닷컴의 시장점유율은 약 3%에 불과하지만, 이베이코리아의 12%를 합하면 현재 2위인 쿠팡(13%)을 넘어 2위 사업자로 등극하게 된다.

여기에 이번 입찰에 이마트와 연합해 참가한 네이버의 점유율 17%를 감안하면, 이마트-네이버 연합은 전체 이커머스 시장의 33%를 점유하는 압도적 1위로 거듭날 수 있다.

특히 검색에 강점을 지닌 네이버와 오프라인에서 상품 및 물류 경쟁력을 갖춘 이마트, 30만 셀러와 1000만명이 넘는 고객 데이터를 확보한 이베이코리아의 시너지는 그 이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압도적 시장 지배자를 원치 않는 시선도 만만치 않아 이마트-네이버 연합의 앞날은 아직 안개 속이다. 그중 가장 위협적인 요소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마트-네이버 연합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승인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변수다.

공정위는 최근 이커머스 기업간 결합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의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인수와 관련해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운영하고 있는 2위 배달앱인 요기요를 매각하는 조건을 달아 승인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커머스 1위 사업자인 네이버가 이마트와 연합해 3위 사업자인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참여하는 것을 공정위가 쉽게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에서 나온다. 공정위가 이번 인수에 대해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출현으로 공정한 경쟁이 저해될 것’이라고 판단할 경우, 이마트-네이버 연합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번 이베이코리아 입찰에 참여했던 롯데쇼핑은 이베이코리아 인수 효과를 높지 않게 봤다는 후문이 나온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쇼핑과) 이베이코리아의 시너지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봐 보수적 관점에서 인수 희망 금액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다른 이커머스 기업 인수 또는 롯데온 자생력 강화 등 여러 방안을 고심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