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신세계인터내셔날, '캐시카우' 화장품 '뽀아레'로 국내외 럭셔리 시장 공략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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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신세계인터내셔날, '캐시카우' 화장품 '뽀아레'로 국내외 럭셔리 시장 공략 박차
  • 김지우 기자
  • 승인 2021.05.10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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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말 럭셔리 뷰티 브랜드 '뽀아레'론칭
파리·뉴욕 등 해외 입점 예정...현재 현지 파트너사와 협의 중
중국서 '비디비치' 입지 약화 지적도...스위스퍼펙션’과 ‘뽀아레’ 실적 관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3월 25일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뽀아레 첫 매장을 열었다.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자체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

패션기업임에도 화장품 부문이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자리 잡으면서, 자체 브랜드를 론칭해 해외 화장품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3월 말 론칭한 고가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 '뽀아레(POIRET)'의 유럽 및 미국 진출을 추진 중이다. 뽀아레는 프랑스 패션하우스 '폴 뽀아레' 상표권을 인수하고, 신세계가 10년간 준비해 온 자체 브랜드다. 국내외 동시 진출을 염두에 두고 론칭했다.

지난 3월 말 신세계 본점에 첫 매장을 열었다. 연말까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센텀시티점 등에 순차적으로 입점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 등에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유럽 화장품 인증(CPNP) 절차 완료했고, 올해 내 매장을 열기 위해 현지 파트너사와 협의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해외 매장 입점은 국내보다 고려해야 할 사항과 절차가 많아 현재 협의 중에 있다"며 "올해 안으로 해외 매장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영업이익률이 높은 화장품 사업을 통해 중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3255억원, 영업이익은 38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 60% 줄어들었다.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부문의 영업이익은 85.1% 감소한 24억원을 기록, 매출은 9962억원으로 5.8% 줄었다. 화장품(코스메틱) 부문은 매출 3293억원, 영업이익은 313억원으로 각각 10.5%, 54.2% 감소했다. 두 부문 모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을 받은 결과다.

주목할 점은 화장품 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화장품 영업이익은 전체 영업이익 중 90%를 넘겼다.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의 비중은 2018년 78.7%, 2019년 81%로 늘며 지난해에는 92.8%를 기록했다. 

물론 매출 비중은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부문이 화장품보다 월등히 높다.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부문의 매출 비중은 2018년 82.4%, 2019년 74.2% 지난해 75.2% 등으로 나타났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작년에는 코로나19 특수 상황 때문에 패션이 경기를 많이 타는 분야이기 때문에 화장품 영업이익 비중이 유독 높게 나타났다"며 "올해는 영업이익 비중이 이전과 비슷하게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기업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화장품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한 것은 2012년부터다. 국내 패션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자, '비디비치'를 인수해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4년부터는 유명 해외 화장품 브랜드인 딥티크, 바이레도, 산타마리아노벨라, 아워글라스 등을 수입 판매해 왔다.

2018년 자체 브랜드인 '연작'을 론칭했다. 지난해에는 MZ세대를 겨냥한 '로이비' 등을 추가 선보였고, 스위스 명품 스킨케어 브랜드 '스위스퍼펙션' 등을 인수해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고 있다. '스위스 퍼펙션'은 지난 2월 자체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에 브랜드관을 오픈해, 스파 등으로 기업 간 거래(B2B)에서 소비자 간 거래(B2C)로 인지도 높이기에 들어갔다.

중국 내 '비디비치' 브랜드력 약화 지적도...'뽀아레', 럭셔리 시장 재공략?

일각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캐시카우로 작용했던 비디비치의 실적 부진에 주목한다. 코로나19로 인한 면세점 매출 감소가 타격을 주기도 했지만, 중국 내 브랜드력 저하 또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서현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요 판매 채널인 면세점이 코로나19 타격을 받으면서 매출이 감소한 탓이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대 중국 브랜드력 저하"라고 분석했다. 비디비치 매출의 95% 이상이 면세점에서 발생하는데, 과거 2016~2019년 연 평균 240% 성장하며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으나, 지난해에는 매출이 40%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이는 중국 화장품 시장의 프리미엄 수요가 늘면서 한국 럭셔리 브랜드들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반대 행보이기도 하다. LG생활건강의 ‘후’와 아모레퍼시픽 ‘설화수’는 코로나19 타격에도 지난해 중국 매출이 각각 26%, 21%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서 연구원은 "중국 로컬 브랜드들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 한국 화장품 판매와 수출은 크게 둔화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중저가 라인에 위치한 ‘비디비치’는 중국 화장품 수요 시장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스위스퍼펙션’과 ‘뽀아레’를 신규 전개하고 있어, 하반기 의미 있는 규모의 매출이 가시화될 경우 실적 추정 상향 및 리레이팅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뽀아레 중국 진출도 고려하고 있어, 스위스퍼펙션에 이은 중국 럭셔리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김지우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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