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천재 마케터' 정용진의 제이릴라 띄우기...'선 넘는 행보'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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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천재 마케터' 정용진의 제이릴라 띄우기...'선 넘는 행보' 지적도
  • 김지우 기자
  • 승인 2021.05.06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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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권 출원한 신세계 캐릭터 '제이릴라' 게시물 지속 노출
"식료품, 의류, 문구, 장난감, 장식품 등 다양한 마케팅 활용 방안 검토 중"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서 고릴라 캐릭터 '제이릴라'에 대한 싫은 내색을 보이면서도 지속적인 관련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

업계 안팎으로는 제이릴라가 관심을 받으면서 '천재 마케터' 정 부회장이 마케팅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이릴라(Jrilla)는 알파벳 제이(J)와 고릴라의 합성어로, 이마트 계열사인 신세계푸드가 상표권을 이어받은 캐릭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사회관계망(SNS)를 활용한 '제이릴라'를 홍보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자신과 닮았다는 제이릴라에 대해 싫은 내색을 하면서도, 꾸준히 제이릴라 관련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 이에 대해 노이즈 마케팅을 노린 게 아니냐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인스타그램 게시물 캡처.

지난 5일 정 부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애쓴다 애써ㅡ 어린이날 기념으로 내가 시러하는 고릴라가 보내준 케이크"라며 "재섭서 내다 버리려다가 애들이 너무 좋아해서 어쩔 수 없이 킵함. 다시는 이런 거 보내지마 남들이 너랑 친한 줄 알잖아"라고 강조했다.

이에 제이릴라 공식계정은 "제이릴라 선물하기! 나 닮은 용진이 형에게 선물한 어린이날 케이크 직접 만들어봄. 성공. 이유 없이 날 멀리하시는 형님 마음이 달라지기 바라면서 정성으로 만들었어요. 나 잘해쩡?❤"이라는 댓글과 게시물을 올렸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ㅅㅣ러요 버튼 있었으면 백번 눌렀다"라는 답글과 함께 제이릴라 계정에 "제발 그만 좀 해라 지겹다"는 댓글을 남기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앞서 지난 4일에는 정 부회장은 케이크를 들고 있는 제이릴라와 어린 제이릴라 2명이 같이 있는 그림을 올렸다. 정 부회장은 “디스하는 것까지 모자라서, 애들까지 고릴라로 만들고 있네”라며 “아 진짜 너무나 짜증나는 고릴라 X끼. 진짜 나랑 하나도 안 닮았고, J는 내 이니셜도 아니다”라는 글을 함께 올렸다.

이외 정 부회장은 여러 차례 자신의 계정에서 제이릴라를 못마땅해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정 부회장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고도의 마케팅'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좋아서 그러는 게 분명하다", "제이릴라를 자주 보니 정들어서 귀엽다"라는 등의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관련 게시물의 댓글은 800~900개에 달한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이렇다보니 정 부회장의 게시물은 언론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정 부회장도 자신의 SNS 게시물이 기사로 나갈 때면 해당 기사를 캡쳐해 기사화된 인증 게시물을 업로드하기도 한다. 일종의 마케팅으로 선순환을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정 부회장이 화젯거리를 던짐으로써 기사화되면 이를 접한 독자들은 정 부회장의 계정을 팔로우하는 등 지속적인 마케팅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네티즌들은 "정용진이 정말 짜증났다면 제이릴라 만든 사람들 피바람 불었을 거다. 캐릭터에 애정이 있는 듯", "소탈한 모습과 유쾌한 웃음을 줘서 친근감이 느껴진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이릴라는 SSG랜더스 야구장 관람부터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복합문화공간 '피치스 도원'(Peaches D8NE), 방송인 노홍철과 만나는 등 젊은 세대에게 친근한 캐릭터로 자리잡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달 개설된 제이릴라 공식 계정에는 제이릴라가 그려진 야구·골프모자 사진도 올라왔다. 특허청 특허정보 검색시스템에 따르면 제이릴라 상표권은 주류와 음료, 조미료 등 식품 외에도 의류, 문구, 장난감, 장식품 등도 등록돼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 제이릴라 캐릭터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가 이마트의 고급 식품 슈퍼마켓 'SSG푸드마켓' 청담점에 '제이릴라 베이커리' 입점을 시작으로 제빵 관련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6일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제이릴라 베이커리는 제기된 아이디어일 뿐 아직 확정된 게 없다"며 "제이릴라 캐릭터를 활용할 여러 방안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 부회장의 SNS상의 과감한 발언들을 두고 '선 넘는' 마케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말 정 부회장은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인 클럽하우스에서 "롯데 계속 불쾌하게 만들어 야구 키울 것", "동빈이형(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원래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데 내가 일전에 롯데자이언츠를 도발한 것 때문에 이날 야구장에 왔다", "키움도 라이벌 다 발라버리고 싶다" 등의 발언을 했다.

라이벌 구도와 도발을 통해 야구팬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일부에선 "구단주로서 격에 맞지 않는 언행이다", "관심 끌기 위해 선을 넘었다", "M&A 과정을 공개하는 것은 금기" 등의 지적도 나왔다.

정 부회장의 SNS상 수위 높은 발언으로 인해 신세계그룹 차원의 이미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하는 가운데, 정 부회장의 거침없는 행보가 계속 화제가 되고 있다.

김지우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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