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쇼크 유통지도 바뀐다⓵] 쿠팡을 막아라... CJ-네이버-신세계 연합 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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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쇼크 유통지도 바뀐다⓵] 쿠팡을 막아라... CJ-네이버-신세계 연합 결성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1.04.13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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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상장 성공한 쿠팡... 만년 적자기업에서 100조 기업으로 괄목상대
이커머스 1위 네이버, 물류의 CJ대한통운·오프라인 유통 신세계와 합종연횡
쿠팡 경계령 확산... 홀로 체력 키운 쿠팡 상승세, 네이버의 연합전략 먹힐까
쿠팡은 지난 3월 11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기념 ‘오프닝 벨’을 울렸다. 김현명 쿠팡 직원,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 존 터틀 NYSE 부회장, 거라브 아난드 쿠팡 CFO.(왼쪽부터) [사진=쿠팡]
쿠팡은 지난 3월 11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기념 ‘오프닝 벨’을 울렸다. 김현명 쿠팡 직원,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 존 터틀 NYSE 부회장, 거라브 아난드 쿠팡 CFO.(왼쪽부터) [사진=쿠팡]

 

설립한 지 채 11년도 되지 않은 신생기업 쿠팡이 대한민국 유통지도를 뒤바꾸고 있다.

지난달 11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쿠팡이 상장하며 시가총액 기준으로 쿠팡은 일거에 100조 가치를 가진 기업이 됐다. 이는 3~6조 수준인 전통적인 유통 강자 롯데쇼핑과 신세계·이마트, 온라인 쇼핑 플랫폼 1위인 네이버(63조)조차 넘보기 힘든 위치에 선 것이다.

매출 규모로 따져도 쿠팡은 이들 기업에 뒤지지 않는다. 13일 공시된 쿠팡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쿠팡의 매출은 13조 9000억원 대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이 16조원 대, 신세계와 이마트를 합친 매출이 26조원 대, 오픈마켓이기에 직접 비교 대상으로 삼기에 어렵지만 네이버의 매출은 5조원 대에 그쳤다.

쿠팡이 뉴욕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자 기존 유통업계 ‘빅 플레이어’들의 시선도 달라졌다. 더 이상 쿠팡은 “매년 거액의 적자를 내도 주주로부터 보전받는 기업”도, “로켓배송 등으로 유통과 물류 질서를 파괴하고 있는 문제 기업”도 아닌 같은 위치에서 경쟁해야 할 버거운 라이벌로 성장한 것이다.

뉴욕 상장으로 상징되는 ‘쿠팡 쇼크’는 곧 기존 유통업계의 재편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수십년 간 이어온 대한민국 유통지도가 바뀌고 있다.

녹색경제신문은 쿠팡 쇼크로 인한 유통지형의 변화를 ① ‘경쟁기업들의 합종연횡’ ⓶ ‘기존 유통 공룡들의 체질변화’ ⓷ ‘생존 위한 M&A 러시’ 순으로 알아본다.

- 편집자 註

한성숙 네이버 대표. [사진=네이버]
한성숙 네이버 대표. [사진=네이버]

 

네이버,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신세계이마트의 오프라인 거점 품다

무섭게 성장하는 ‘쿠팡’의 진격을 가로막고 있는 기업은 국내 1위 포털 ‘네이버’다. 네이버는 이커머스 플랫폼으로도 국내 1위 사업자다.

지난달 말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주주서한을 통해 ‘네이버는 지난해 거래액 28조원을 달성하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 1위 지위를 확고히 했고 앞으로도 이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며, 국내 2위 이커머스 사업자 쿠팡(지난해 기준 추정 거래액 22조원)의 도전에 응전할 뜻을 분명히 했다.

네이버가 이커머스 1위 수성을 위해 마련한 전략은 ‘삼각동맹’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CJ그룹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물류 1위 기업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게 돼 그간 약점으로 지적됐던 물류 분야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에 입점한 스토어들은 CJ대한통운의 물류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게 돼 쿠팡 ‘로켓배송’에 버금가는 배송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네이버는 또 지난달 16일 신세계·이마트와도 CJ그룹과 같은 형식으로 지분 교환을 통해 동맹 관계를 맺고, 7000여 개에 달하는 신세계·이마트의 매장(백화점, 마트, 편의점, 노브랜드 등)을 배송 거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로써 신선식품 배송에서도 큰 이점을 품게 됐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사진=쿠팡]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사진=쿠팡]

 

온라인 플랫폼·물류·오프라인 유통 1위 사업자의 동맹... 쿠팡 위협하나

이커머스 플랫폼 1위인 네이버가 물류와 오프라인 유통에서 각각 선두인 CJ, 신세계·이마트를 동맹으로 끌어들인 효과는 아직 상상하기 어렵다. 다만 뉴욕증시 상장으로 거액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게 된 쿠팡의 확장 드라이브에 맞불을 놓을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에는 이의를 달기 힘들어 보인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발 빠른 삼각동맹 체결에도 놀라고 있지만, 홀로 성장한 쿠팡이 업계 선두 3사가 뭉쳐 대응해야 할 정도로 성장했다는 사실에도 새삼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50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전체 커머스 시장에서 네이버와 쿠팡이 차지하는 비중은 합해도 50조원 정도로 10% 정도(네이버 5.6%, 쿠팡 4.4%)에 그친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삼각동맹을 맺은 이유를 반(反)쿠팡연대로 규정하는 것은 쿠팡의 성장세를 과대평가한 프레임”이라며, “쿠팡을 견제하는 목적보다는 네이버 자체적인 성장전략일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쿠팡에 대한 유통업계의 평가는 여전히 극과 극이다. ‘유통업계 최고의 포식자가 될 것’이라는 엄살과, ‘외국 자본을 뒤에 업고 유통업계 상도의를 깨고 있는 문제아“라는 폄하 사이 쿠팡의 실체는 어딘가에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쿠팡의 실제 모습이 어떻든 쿠팡으로 인해 발생한 유통업계 최고 기업 간 합종연횡 등 유통지도의 변동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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