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보험사, 실손보험 접는 이유있네···지난해 2.5조원 손실, 신한생명.미래에셋생명도 판매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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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보험사, 실손보험 접는 이유있네···지난해 2.5조원 손실, 신한생명.미래에셋생명도 판매중단
  • 윤덕제 기자
  • 승인 2021.04.29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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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보험료 인상에도 지난해 실손보험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 123.7%, 2.5조원 적자 기록
- 실손보험 지급보험금 중 비급여 비중 63.7% 차지···1세대 상품은 64.8% 수준
- 금감원, 상품구조 개선 및 비급여 관리강화 지속 추진
[사진=금융감독원]

 

지난해 보험사들은 실손의료보험에서 2조5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큰 폭의 보험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5년 연속 적자를 이어오면서 실손보험의 지속가능성 우려도 커지면서 실손보험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보험사도 늘고 있다.

신한생명은 지난해 3월부터 설계사 채널의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고 온라인을 통해서만 판매하다가 지난해 11월부터는 이 마저도 중지했다. 올해 3월에는 미래에셋생명이 손해율 악화를 버티지 못하고 실손보험 판매을 중단했다.

이로써 17개 생보사 중 현재 실손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생보사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7개사뿐이다. 이와 함께 손해보험 10개사가 실손보험을 판매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금 청구는 근골격계 등의 비급여 진료 비중이 높았으며, 소수 의료이용에 편중된 특징을 보였다"며 "기존에 판매된 이른바 구 실손의 손해율이 워낙 심각한 상황으로 추가로 판매를 중단하는 보험사들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달부터 20% 가까이 실손보험료가 대폭 인상되는 시점에서 실손보험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것은 악화되고 있는 손해율 심각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손보험 계약 현황[사진=금융감독원]

 

실손보험은 피보험자가 병원 치료시 부담한 의료비(급여 본인부담금+비급여)의 일정금액을 보장하는 보험상품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계약건수는 3496만 건으로 집계됐다.

실손보험은 판매시기와 보장구조 등에 따라 1세대(구(舊)실손), 2세대(표준화), 3세대(신(新)실손) 및 노후·유병력자 실손 등으로 구분한다.

상품종류별로는 2세대 표준화 실손(1877만건, 53.7%)의 비중이 가장 크고, 1세대 구실손(854만건, 24.4%), 3세대 신실손(709만건, 20.3%) 순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지난해 실손보험에서 2조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보험사들이 거둬들인 보험료수익에서 발생손해액과 실제사업비를 뺀 수치다. 생명보험업계는 1314억원, 손해보험업계는 2조3694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일반실손(1·2·3세대) 모두 손실이 발생하고 있으며, 1세대 상품의 손실규모가 1조3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반면 1‧2‧3세대 대비 자기부담비율이 높은 노후 및 유병력자 실손은 각각 17억원과 99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실손보험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은 127.3% 수준이었다. 특히 손해보험사의 경우 지난해 127.3%로 적자가 심각했다. 생보사는 전년대비 2.2%p 감소한 107.1%로 집계됐다.

상품종류별로는 자기부담금이 없고 비급여 과잉진료 등 보험금 누수가 많은 1세대 상품 합산비율이 전년대비 3.7%p 증가한 136.2%로 가장 높았다.

보험업계에서는 실손보험 손실 원인으로 비급여 부분의 과잉진료와 상품구조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지난해 전체 지급보험금 11조1000억원 중 비급여는 7조1000억원 수준으로 63.7%를 차지했다. 5년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전체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의 비급여 비중 45.0% 대비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자기부담이 미미한 1세대 상품의 비급여 비중이 64.8%로 가장 높고 자기부담을 높인 노후·유병력자 실손은 46.8%에 불과했다. 

특히 비급여 관련 진료는 도수치료, 백내장치료 등 일부 항목에 집중됐다. 비급여 비중은 의원(81%), 병원(78%) 급에서 높고 상급병원일수록 감소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자기부담 확대가 일부 보험가입자의 과도한 의료이용 등 도덕적 해이를 억제해 보험료 인상요인을 감소시키는 긍정적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1·2세대 상품 가입자의 3세대로 전환 전·후 1년간 지급보험금을 분석한 결과 전환 이후 지급보험금이 전환 전보다 32.3% 감소했다. 특히 사고이력이 있는 가입자의 경우, 전환 후 지급보험금은 전환 전보다 54.1% 줄었다. 

결국 일부 가입자의 과잉 의료이용이 다수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초래하고 일부 보험회사의 경우 판매 중단하는 사례까지 초래했다는 해석이다.

전체 가입자 중 1년간 무사고자 비중은 76%에 달하며, 가입자의 83%는 납입한 보험료(연간 평균 29만6000원) 보다 더 적은 보험금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감원은 실손보험의 상품구조 개선과 비급여 관리강화 등을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필수적인 치료비는 보장을 확대하되 보험금 누수가 심한 비급여 항목은 보험금 지급심사를 강화하고 비급여 진료비 통계를 체계적으로 정비·분석할 계획이다.

아울러 실손보험 가입자의 과잉 의료이용을 유발하지 않도록 정액보험 상품 판매시 보험회사의 내부 통제 강화도 지도할 예정이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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