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ESG] 보험사, "보험 받을 때도 ESG 반영해야"···위험인수기업의 ESG 위험이 보험사로 전이될 수 있어
상태바
[지구촌 ESG] 보험사, "보험 받을 때도 ESG 반영해야"···위험인수기업의 ESG 위험이 보험사로 전이될 수 있어
  • 윤덕제 기자
  • 승인 2021.04.19 16: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기업 경영에 ESG 반영 요구 증가로 기업의 ESG 경영 위험 커져
- 기업의 위험 인수 과정에 보험사 평판, 재무적 리스크 노출 가능성↑
- ESG 관련 인수위험 관리 위해 위험부담 정도에 따른 인수 여부 고려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 사고 등에 대한 보장보험 인수를 제한하는 보험사가 늘고 있다[사진제공=기후변화행동연구소]

 

기업 경영에 비재무적 요소인 ESG를 반영해야 하는 시장의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보험사들은 기업의 위험 인수 과정에서 보험회사도 평판, 재무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일부 글로벌 보험회사는 ESG를 고려하지 않은 기업의 위험 인수를 배제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19일 보험연구원 안소영 연구원은 "ESG 경영에 대해 투자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의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기업의 적절한 ESG 위험 관리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보험회사는 ESG 관련 인수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위험 부담 정도에 따라 인수 여부를 고려할 수 있겠지만 특정 보험인수 배제 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들은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 위기의 선제 대응을 위한 탈석탄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직접적 투자는 물론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 목적의 회사채에도 투자를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한 "더 나아가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 사고 등 피해금 보장보험을 인수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보험사가 늘고 있다"며 "오히려 기후위기 대응과정에서 점차 그 중요성이 높아지는 녹색 인프라 투자 등에서 새로운 수익창출의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국제적으로 유엔의 지속가능성장 목표와 파리협정 등 환경 및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ESG 경영에 대한 요구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차기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 의장으로 내정된 게리젠슬러는 지난달 상원 청문회에서 기업 기후변화 관련 공시를 강화할 뜻을 내비쳤다.

또한 지난 2019년 미국 증권 거래위원회에 접수된 주주결의안 상위 10개 항목에는 환경영향, 온실가스 배출, 이사회 다양성, 지속가능, 기후변화보고 등이 담겼다. 이는 투자자 및 이해관계자가 사회 공시 규정 준수와 ESG 위험에 대한 능동적인 관리와 이해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안 연구원에 따르면 보험회사가 ESG를 고려하지 않은 기업의 위험 인수 시 해당 기업으로 인한 평판 위험 및 보험금 청구 증가에 따른 추가적 재무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알리안츠 그룹의 기업.특수보험 전문 손해보험사인 AGCS(알리안츠 글로벌 코퍼레이트 앤 스페셜티)와 The Value Group(더밸류그룹)이 수행한 연구에서 기업의 ESG 성과가 높을수록 평판 훼손, 과징금 부과와 법적 문제를 경험할 가능성이 낮아 해당 기업의 위험을 인수하는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도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이는 기업의 환경 문제, Me too 혐의, 임원 횡령 협의 등이 발생할 경우, 해당 위험을 인수하는 보험회사와 재보험회사에 손실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취리히(Zurich), 알리안츠(Allianz), 메트라이프(Metlife)를 포함한 여러 보험회사는 인수 결정 시 ESG를 고려하고, 기준을 총족하지 않는 기업에 대한 인수를 단계적으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폴로 로이즈(Apollo Lloyd's)는 아다니(Adani)사가 진행하는 카마이클(Carmichael) 탄광 프로젝트에 대한 보험계약을 올해 9월 계약 만료 이후 더 이상 갱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미 악사(AXA) 그룹은 지난 2017년 새로운 석탄 채굴 사업 및 오일샌드에 대한 보험 인수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다만 보험회사는 ESG 관련 인수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위험부담 정도에 따라 인수 여부를 고려할 수 있지만, 특정 보험인수 배제 시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알리안츠(Allianz)는 ESG 측면에서 석탄 사용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화석연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기업에 대한 보험인수를 바로 중단하는 것에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에 한시적으로 내년까지 화석연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기업에 보험을 제공하는 대신 점진적으로 배출량을 줄이는 기업에 대해서만 위험 보장을 제공할 계획이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