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명품매장은 '오픈런'·마트는 '최저가' 경쟁...소비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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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명품매장은 '오픈런'·마트는 '최저가' 경쟁...소비 양극화 심화
  • 김지우 기자
  • 승인 2021.04.16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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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분위 가구, 식료품‧비주류음료 구성 높아
이마트·롯데마트, 최저가 보상제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 명품은 지난해 실적 호조
지난 13일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샤넬 매장에 소비자들이 입장을 위해 줄서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양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지속되는 가운데에도 명품 소비 증가와 최저가 경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최근 백화점의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명품매장은 고가를 자랑함에도 불구하고, 줄을 섰다가 오픈하자마자 상품을 선점하기 위해 뛰어가는 일명 '오픈런'이 일어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생활용품 등을 판매하는 대형마트들은 소비자를 잡기 위해 '최저가' 경쟁이 한창이다. 

이런 소비 양극화는 통계에도 나타난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0만원으로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 항목별로 보면 식료품·비주류음료(14.6%), 가정용품·가사서비스(9.9%) 보건(9.0%) 등은 증가한 반면, 의류·신발(-14.5%), 오락·문화(-22.6%), 교육(-22.3%), 음식·숙박(-7.7%) 등은 감소했다. 생활에 꼭 필요한 것 위주로 소비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1분위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05만8000원으로 전년 대비 3.3% 증가한 반면, 5분위 가구는 421만원으로 0.3% 감소했다. 소비지출 항목별 구성비는, 1∼4분위 가구의 경우 식료품‧비주류음료가 가장 높은 반면, 5분위 가구는 교통 지출 구성비가 15.2%로 가장 높았다.

대형마트, 우리가 더 싸다... 가격경쟁 매진

이달 대형마트들은 생필품 최저가 전쟁을 시작했다. 지난 8일 이마트가 500개 생필품에 대해 '최저가 보상 적립제'를 내놓자, 이에 맞서 롯데마트도 지난 15일부터 해당 상품들에 이마트와 같은 가격에 판매하기로 했다.

포인트 적립으로 유도해 동일한 가격 정책에 더해 롯데마트 쿠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인 롯데마트GO(고) 회원을 대상으로 500개 생필품 구매 시 등급별 기존 적립률의 5배의 엘포인트를 적립하겠다는 것.

앞서 이마트는 쿠팡, 롯데마트몰, 홈플러스몰과 가격을 비교해 온라인몰보다 비싸면 차액을 이마트앱 전용 포인트인 e머니로 보상하기로 했다.

16일 이마트 관계자는 "최저가를 철저히 적용하면서 타사보다 더 비싸게 구매한 경우 앱에서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가격보상 신청 버튼을 누른 고객은 하루에 200명 가량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명품매장, 더 오르기 전에 구매... 새벽발품도 불사

그 가운데 고가의 명품 브랜드들은 수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구매 러시가 일어나고 있다.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사려는 수요와 희소가치를 누리려는 소비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15일 가격이 오른다는 소문이 돈 샤넬 매장 앞에는 새벽부터 긴 줄이 서기도 했다.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샤넬·루이비통·에르메스의 한국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9296억원, 1조467억원, 4190억원이다.

샤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491억원으로 전년보다 34% 증가했다. 샤넬 관계자는 "면세점 영향으로 매출은 감소했지만, 백화점과 부티크 매장에서 일반 매출은 늘었다"고 말했다.

루이비통도 지난해 영업이익 1519억원을 내며 전년보다 178%나 늘었다. 또한 에르메스 역시 16% 증가 133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외 디올과 프라다도 영업이익 1047억원, 영업이익 174억원을 내며 각각 136% , 45% 상승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해외여행 등이 어려워지면서 가처분 소득이 명품 소비로 이어진 가운데, MZ세대를 중심으로 명품 소비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16일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MZ세대의 경우 백화점 명품을 구매하기 위해 오픈런하는 사람과 대형마트의 최저가 상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같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MZ세대는 소득이 늘지 않아도 생활물가를 낮추면서 명품이나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MZ세대가 명품 소비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명품 구매 후 SNS에 자랑하는 플렉스 문화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서 교수는 "지난해 가처분 소득이 30% 이상 늘어난 가운데 해외여행을 못가면서 명품 소비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우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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