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구속...박상규 사장 역할 커지고 3세 경영 승계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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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구속...박상규 사장 역할 커지고 3세 경영 승계 빨라진다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1.02.18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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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원 회장 17일, 거액의 회삿돈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박상규 사장 역할론 커진다...사업구조 전환 및 SK 매직 기업공개 등 굵직한 현안 산적
재계 "장남 최성환 사업총괄 승계작업 속도감 높아질 것"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구속되면서 박상규 사장의 역할이 커지고 3세 경영승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거액의 회삿돈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최 회장은 SK네트웍스와 SK텔레시스, SKC 등을 경영하는 과정에서 회삿돈을 횡령해 유용하고, 개인 사업체에 회삿돈을 무담보로 빌려준 뒤 제대로 상환받지 않아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을 받는다. 최 회장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SK텔레시스의 회삿돈 155억여 원을 자신이 지분 90%를 소유한 A사에 무담보로 빌려줬지만 이 돈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018년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SK네트웍스를 둘러싼 수상한 자금 흐름을 통보받고 장기간 수사한 끝에 최 회장의 혐의를 포착했다. 당초 FIU가 통보한 '이상 자금' 규모는 200억 원대였으나 검찰이 의심하고 있는 최 회장의 횡령·배임 등의 규모는 1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지난 2014년 최태원 회장 동생인 최재원 SK수석부회장이 계열사 출자금을 국외에서 쓴 횡령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바 있으며 최태원 회장은 회사 돈 450억 원을 횡령해 개인 펀드 투자에 이용한 혐의로 징역 4년의 실형을 확정 받은 바 있다. 비자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최신원 회장도 실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신원 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형이자 SK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최종건 선경그룹 회장의 둘째 아들이다. 최신원 회장은 지난 2016년 3월부터 SK네트웍스 대표이사 회장을 맡아왔다. 

최 회장이 회사를 2016년부터 6년째 이끌어오고 있던 만큼 SK네트웍스의 경영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SK네트웍스는 SK매직의 기업공개를 계획하고 있으며 SK매직은 코로나19의 수혜를 받아 매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기에 그룹 회장의 악재가 SK매직에게 찬물을 끼얹은 형국이라는 분석이다.

SK네트웍스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SK네트웍스는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어려운 시기에 이같은 상황을 맞게 돼 당혹스럽다"며 "이사회와 사장을 중심으로 회사 경영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상규 사장 역할론 커진다...사업구조 전환 및 SK 매직 기업공개 등 굵직한 현안 산적

박상규 SK네트웍스 사장이 지난해 3월 25일 명동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요발언을 하고 있다.
박상규 SK네트웍스 사장이 지난해 3월 25일 명동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요발언을 하고 있다. [SK네트웍스 제공]

이로 인해 최신원 회장과 각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박상규 사장의 역할론이 대폭 확대되는 양상이다. 

1964년생인 박상규 사장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SK주식회사 소매전략팀장, SK네트웍스 S-모빌리언(수입차판매사업)본부장과 소비재 플랫폼 본부장, SK네트웍스 워커힐 호텔총괄을 역임하며 현장경험을 쌓았다.

SK주식회사 투자회사관리실 기획팀장, 기획담당 상무, 비서실장도 지낸 기획통이다. 2017년 정기임원 인사를 통해 SK네트웍스 사장에 선임돼 최 회장과 함께 회사를 이끌어왔다. 

최근 2년간 트레이딩에서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생활가전 및 렌터카 등 렌탈 중심의 사업구조 전환을 꾀했는데 박상규 사장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기술, 디자인 분야의 집중 투자를 이어온 SK매직이 렌탈 계정 180만을 돌파했고, 수익 또한 연간 20%의 고성장을 나타냈다. 렌터카 사업은 AJ렌터카 인수를 통해 업계 양강 체제를 공고히 했으며 SK렌터카 통합법인 출범 작업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제 SK매직 기업공개 등의 굵직한 사항을 박상규 사장이 나홀로 진두지휘해야 하는 상황이다. 박상규 대표가 SK네트웍스에 닥친 악재를 해소하고 경영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사장의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로 넉넉하게 남아있다. 

재계 "장남 최성환 사업총괄 승계작업 속도감 높아질 것"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재계에서는 박상규 사장의 역할이 당분간 커지겠지만 최 회장 구속으로 인해 장남 최성환 사업총괄의 승계작업이 빨라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최성환 사업총괄은 지난 2009년 SKC 전략기획실 과장으로 입사한 이후 핵심 부서들을 거쳐 지난해 3월 SK렌터카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최성환 사업총괄은 총수일가 3세 중 회사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했으며 가장 먼저 회사 경영에 참여한 만큼 경영 승계 준비에 속도가 붙은 상황이다.  

SK매직과 SK렌터카는 SK네트웍스의 핵심 자회사인 만큼 재계에서는 최성환 사업총괄을 중심으로 한 3세 경영이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신원 회장 구속으로 장남인 최성환 3세경영 승계작업에 속도감이 붙을 것"이라며 "최성환 사업총괄이 신성장동력을 키워내서 경영능력을 입증받아야 할 과제에 놓여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SK그룹은 대내외적인 신인도 하락 우려에 휘말렸다.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과의 미 ITC 소송에서 패배하며 기술 탈취 이미지가 생겨날 우려에 처했고, 이번에는 최신원 회장의 비자금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그룹 전체 이미지에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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