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비닐 낱개포장 '딜레마'...소비자 배려가 환경오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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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비닐 낱개포장 '딜레마'...소비자 배려가 환경오염으로
  • 김지우 기자
  • 승인 2021.02.1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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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귤레이션' 방식 채택, 낱개포장으로 포장재 사용 많아
늘어나는 택배포장 폐기물에 친환경 택배포장방식 전환 필요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쿠팡 비닐팩 사진 [사진=네이버 카페]

쿠팡 이용자 A씨는 최근 쿠팡 로켓배송으로 여러 개의 상품을 한 번에 주문했다. 이후 A씨는 비닐에 낱개 포장된 물건을 받고 조금은 황당해했다. 커피박스는 찌그러져 있었고, 전자제품은 아무런 충전재 없이 비닐팩에 담겨 왔기 때문이다.

A씨는 "쿠팡에서 여러 개의 상품이 비닐에 따로따로 포장돼 와서 환경오염이 걱정된다"며 "특히 전자제품의 경우 비닐에 담겨오면 배송 과정에서 손상이 있을 수 있는데, 좀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쿠팡은 자사의 비닐팩 포장으로 인해 상품이 파손될 경우 '환불' 조치를 해주겠다는 입장이지만, 고객은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그렇다면 쿠팡은 왜 비닐팩 낱개포장을 고집하는 것일까. 쿠팡은 전국 30개 이상 도시에 있는 100여개의 물류센터를 통해 로켓배송을 실시하고 있다. 상품을 직매입해 재고를 확보, 익일배송과 새벽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 곳의 물류센터에 고객이 주문한 제품이 구비돼 있으면 묶음배송이 가능하지만, 출고지가 다를 경우 한 번에 주문하더라도 따로 배송되는 구조다.

쿠팡은 또 지난 2019년부터 부피가 작은 낱개 상품을 종이상자 대신 비닐팩에 포장하는 '싱귤레이션'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종이상자보다 상대적으로 부피가 작아 적재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개별포장으로 버려지는 비닐팩이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쿠팡의 비닐팩은 LDPE 비닐류로 재활용이 가능한 재질이라 깨끗한 상태에서는 송장을 뗀 후 분리배출이 가능하다. 

문제는 비닐이 종이상자보다 재활용률이 낮다는 점이다. 쿠팡 비닐팩을 일반쓰레기로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서다. 일부 재활용품 회수선별업체에서 불투명한 폐비닐 수거를 거부하자 아파트 단지에서는 비닐팩을 종량제 봉투에 배출하도록 조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간 유통업계는 종이상자에 보충재 등을 채워 과대포장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 왔다. 따라서 쿠팡의 비닐팩 포장이 과대포장을 방지하는 효과는 얻을 수 있지만, 낱개포장이 많아질 경우 환경오염 방지 효과는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타 업체의 경우 택배 폐기물 문제로 인해 비닐이나 스티로폼이 아닌 재생지 등의 종이 완충재 또는 옥수수·감자 전분으로 만든 완충재 등을 활용하기도 한다. 또 종이테이프나 분리수거 테이프를 제거하지 않아도 되는 조립형 박스인 테이프리스 방식도 등장했다.

쿠팡 역시 신선식품의 경우 친환경 포장으로 다회용 수송이 가능한 '프레시백 에코'를 운영 중이다. 프레시백은 로켓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로켓프레시 제품을 1만5000원 이상 구매 시 제공된다.

또 다음 주문 시 기존에 배달된 프레시백을 수거하고, 추가 주문 없이 반납을 원할 경우 고객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하지만 제 때 수거되지 않은 포장재가 곳곳에 쌓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포장은 단가가 높아 기업 입장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기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하지만 최근 ESG경영이 기업의 화두가 되고있는 만큼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경영 마인드는 필수다"라고 말했다.

김지우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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