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IPO 앞둔 쿠팡에 놓인 과제는?...'클린 컴퍼니' 문화구축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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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IPO 앞둔 쿠팡에 놓인 과제는?...'클린 컴퍼니' 문화구축이 핵심
  • 김지우 기자
  • 승인 2021.02.24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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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과로사부터 입점 판매자 정산지급일까지 비판 이어져
NYSE 상장 이후에도 투자심리에 영향 미칠 우려 제기돼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택한 가운데 쿠팡이 미 증시의 벽을 넘어 제대로된 기업가치를 평가 받으려면 노동 문제, 하청업체 문제 등의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된다는 의견이 높다.

소비자 및 사회 문제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시장과 감독당국의 속성을 감안할 경우  노동자 처우, 판매자 대상 늦은 정산주기 등 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 증시에 상장돼 제대로된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렇지만 미국에서는 임직원 문제, 부당노동행위, 갑질문제 등에 대해 엄격한 규제를 적용한다.벌금 규모도 천문학적이다"며 "이에 대한 보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쿠팡이 로켓배송으로 경쟁력을 구축해 이커머스 1위에 올랐지만, 사업에 대한 '지속가능성' 대해 의문을 품는 시각들도 만만치 않다.

[MBC 유튜브영상 캡처]

최근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과로사 문제, 근로환경, 납품·입점업체에 대한 늦은 정산 등 이면이 공론화되면서 온라인상에서는 '로켓배송 회원 탈퇴', '쿠팡 불매' 등을 외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경영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NYSE 상장 심사에도 노무관련 문제가 지속 제기되면 영향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장 후에도 투자자들에게 기업평가에 반영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풀필먼트서비스에서 총 239건의 산재 신청이 있었다. 그중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 승인을 받지 못한 건수는 15건이었지만, 쿠팡 측은 68건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서를 냈다. 지난해 쿠팡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다 사망한 노동자는 5명에 달한다.

같은 날 청문회에 참석한 노트먼 조셉 네이든 CFS 대표는 "쿠팡은 직고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직원들의 산재를 인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면서 "산재 불인정의견 건수 (쿠팡과 업계 평균의)차이에 대해 알지 못했던 만큼 이번 계기로 상황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쿠팡은 근로자의 연속근로일수 제한, 일용근로자에 대한 특수건강검진 체계화, 근로자 개인별 UHP(Units Per hour, 시간당 생산량) 폐지, 야간근로 시간제한을 위한 논의 등의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여전히 작업량 감시와 재촉이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쿠팡의 납품·입점업체에 대한 정산지급일과 판매방식에도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 16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쿠팡 등 일부 온라인쇼핑몰에서 납품·입점업체에 상품 대금을 최대 2개월 후에 지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피해가 큰 상황에서 '납품 대금 조기 지급'은 그야말로 생존이 달려 있는 문제다"라며 "납품업체가 돈을 제때 받지 못하면 상품 가격을 올려 결국 소비자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형유통업체의 납품대금 지급 실태조사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의 실태조사 결과는 직매입 거래 시 대금 지급 기한을 규정하는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에 반영될 예정이다.

현재 쿠팡은 주정산을 매주 정산대상액의 70%를 매주 마지막날 기준 15영업일 후 지급하고, 나머지는 매달 마지막날 기준 익익월 첫 영업일에 지급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실제 쿠팡에서 식품을 판매하고 있는 A씨는 구매확정기간 1월25~31일 상품 판매액과 판매배송료를 포함해 129만원가량의 매출을 냈지만, 2월23일 약 80만원의 주정산금액을 받았다. 식품에 해당하는 판매수수료율이 적용된 정산대상액에서 70%만 선지급된 것이다.

또 상품 가격 경쟁에 대한 구조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쿠팡 입점 판매자 B씨는 "쿠팡 아이템 위너는 열심히 상품을 준비해서 좋은 리뷰가 수 백개 달린 제품을 다른 판매자가 100원만 낮게 책정해 올리면 모두 그 판매자의 리뷰가 되어버린다"며 "같은 제품을 판매할 수는 있어도 직접 판매한 제품의 리뷰까지 다른 판매자의 리뷰가 된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토로했다.

아이템 위너란 같은 상품을 파는 판매자가 여럿일 때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판매자의 상품이 노출되는 방식이다. 아이템 위너를 차지하지 못하면 일반적인 검색으로는 노출되지 않고 해당 상품으로 들어와 다른 판매자 보기를 눌러야 다른 판매자의 상품을 찾을 수 있다. 그렇다보니 판매자들 사이에서는 ‘100원싸움’ 등으로 불리며 가격 치킨게임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쿠팡은 미 증시 상장을 앞두고 언론인 출신 인물을 커뮤티케이션 담당 부사장에 영입했다. 지난 9일 영입된 백수하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은 기존 김영태 부사장과 함께 홍보 조직을 운영하게 됐다. 

백 부사장은 서울신문과 YTN, 문화일보 등에서 기자로 근무,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기획조정실 상무,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상무로 재직했다. 쿠팡 입사 직전에는 차병원/바이오그룹 홍보본부장을 역임했다.

앞서 2018년에 영입된 김 부사장은 매일경제신문, 경인방송 등을 거친 후 하이트진로그룹 청취혁신담당 최고책임자, 한샘 커뮤니케이션 실장 등을 지냈다.

 

김지우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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