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현대차, 정의선 경영일선 나선 후 '호평'...산업재해수 증가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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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현대차, 정의선 경영일선 나선 후 '호평'...산업재해수 증가는 '과제'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1.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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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 등급 2019년 'B+' 2020년 'A'
선제적인 친환경차 전환으로 '환경' 부문서 선도 기업으로 부상
이사회 내 투명경영위원회 설치...전자투표제 일괄 도입으로 주주권 보장
지속가능보고서,CEO 인베스터데이 등 시장과 소통 '강화'
정의선 회장, '안전 경영' 재차 강조..."인류의 행복에 공헌하는 현대차"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 현대차]

현대자동차는 정의선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ESG 경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매년 상장기업의 ESG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데, 현대차는 지난해 ESG 'A' 등급을 받았다. 2019년 'B+'에서 1년 만에 한 단계 성장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현대차의 ESG 경영 행보에 더 큰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선제적인 친환경차 전환...'환경' 부문서 선도 기업으로 부상

현대차는 친환경차 시장의 빠른 성장에 대응하면서 자연스럽게 '환경' 부문에서 선도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정의선 회장이 자동차 제조사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면서 본격화 됐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2040년까지 유럽,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의 모든 차종을 친환경차로 전면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친환경 행보에 관해 "친환경차의 생산·개발에 박차를 가할 뿐 아니라 내연기관의 연비를 개선해 자사가 생산하는 완성차가 환경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한다"면서 "또한 자동차 부품의 유해물질을 저감하고, 친환경 물질을 사용하며 폐자원을 순환시키려는 노력을 통해 친환경차 제작에 앞장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차는 사업장 내 이산화탄소 등 오염물질 감소와 함께 자체 개발한 '부품 재질 분석 시스템'을 통해 유해물질이 함유된 부품을 생산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또 글로벌 온실가스 관리 센터를 설치하고, 태양에너지 발전과 수소 인프라를 확대하며 전 세계의 강도 높은 환경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아이오닉 브랜드 제품 라인업 렌더링 이미지. [사진 현대차]
아이오닉 브랜드 제품 라인업 렌더링 이미지. [사진 현대차]

특히 '아이오닉5'에는 자연 친화적인 소재와 친환경 공법을 대거 적용했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의 EV 전용 플랫폼(E-GMP)을 적용한 첫 전기차다. 이 모델의 가죽 시트 일부와 도어 팔걸이에 재활용 투명 페트병을 분쇄하고 가공해 만든 직물을, 도어와 대쉬보드, 천장과 바닥 부분에는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소재를 사용했다.

또한 시트 가죽 염색 공정에는 아마씨앗에서 추출한 식물성 오일이 적용됐으며 스티어링 휠, 스위치 등 손이 닿는 부분은 유채꽃, 옥수수에서 추출한 식물성 오일을 활용한 바이오 페인트가 사용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 나올 아이오닉 모델에도 친환경 소재와 공법을 지속적으로 확대 적용해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이오닉5 내부 티저 이미지. [사진 현대차]
아이오닉5 내부 티저 이미지. [사진 현대차]

아울러 현대차는 녹색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해 친환경차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 회사는 지난 2일 3000억원 규모의 그린본드 발행을 위해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 예측에 2조1000억원이 몰려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되는 자금은 전액 회사의 친환경차 연구·개발에 사용될 예정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차의 이번 녹색채권이 환경부 가이드라인을 준수함은 물론 사회책임투자와 ESG경영 측면에서도 탁월하다고 봤다.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차의 녹색채권은 기후와 환경보호에 공헌하고자 하는 ESG정책에 부합한다"며 "특히 지속가능성과 ESG에 대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주주 친화 제도 가속...시장 소통 '강화'

지배구조 부문은 정의선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선 이후 호평을 받고 있다. 현대차는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해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한 뒤, 2019년부터는 국내외 일반주주들로부터 주주권익보호담당 사외이사 후보를 직접 추천받아 선임하는 새로운 주주 친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 등기이사 보수 결정 과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보수위원회를 설립했으며 지배구조 헌장 개정을 통해 이사선임 및 평가 관련 항목 등에 대한 원칙을 강화했다.

지난해에는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 확대와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전 상장 계열사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이는 소액 주주들의 주주권을 보장하고 주총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과의 소통도 적극적이다. 현대차는 2019년부터 주주,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중장기 경영 전략을 설명하는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고 있다. 또 현대차는 주요 기업 중에서도 '지속가능 보고서'를 빠르게 내놓았다. 해당 보고서는 비재무적 정보의 외부공개 활동의 대표적인 형태로 꼽히고 있는데, 이 역시 시장과의 소통 강화를 위한 일환에서 진행되고 있다. 

2020년 지속가능보고서. [사진 현대차]
2020년 지속가능보고서. [사진 현대차]

현대차는 작년 7월 발간한 '2020년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2025 ESG 전략을 기반으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을 위한 지속가능경영 5대 영역의 주요 성과와 중장기 계획을 담았다. 지속가능경영 5대 영역은 ▲스마트 모빌리티 기반 고객 경험 혁신 ▲전 과정 친환경 가치 추구 ▲지속가능한 공급망 조성 ▲건강한 조직문화 구축 ▲지역사회 기여 및 개발 등이다.

지속가능경영 4가지 사례는 ▲수소사회 실현을 앞당기는 기술력과 성과를 강조하는 ‘Clean mobility(친환경차)’ ▲현대차가 새롭게 선보인 세계 최초, 최고의 기술을 소개하는 ‘Advanced technology(첨단 기술)’ ▲글로벌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더하는 가치 창출의 ‘Social value(사회적 가치)’ ▲창의적 혁신과 끝없는 도전을 가능케 하는 앞선 기업문화를 향한 ‘Empowered employees(자율성 및 권한 부여)’ 등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전략, 추진계획,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한발 더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외계층, 교통약자 위한 솔루션 제공 활발...산업재해자 수 증가는 '과제'

국내 1위 완성차 기업이란 위상에 걸맞게 사회적 책임 역시 신경을 쓰고 있다. 현대차는 일찌감치 소외계층과 교통약자를 위한 솔루션 제공에 나섰다. 한 예로 회사는 2010년 사회적 기업 ㈜이지무브를 설립해 장애인과 노인 복지차 및 이동보조기구를 생산하고 판매하고 있다.

또 2010년부터 시작한 '기프트카 캠페인'은 저소득층과 취약계층 이웃에게 자동차를 선물하고 창업 지원을 통해 자립을 돕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동차를 활용해 헌혈 참여를 독려하는 '프라이빗 픽업 서비스'와 '프라이빗 헌혈 서비스'를 제공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워진 혈액 수급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다. 

(왼쪽부터) 현대차 남강희 노동조합 정비위원회의장, 현대차 최희복 서비스사업부장, 세이브더칠드런 정태영 사무총장. [사진 현대차]

최근에는 현대차 서비스 노사가 설 명절을 맞아 취약계층 아동 지원을 위해 세이브더칠드런 본부에 투싼 하이브리드 3대와 밀키트 등을 지원했다. 앞서 현대차 서비스 노사는 지난해 대구·경북 아동복지시설에 시설 내부 및 차량 방역, 아동 간식 및 놀이용품 제공 등 코로나19 관련 긴급 지원에도 나선 바 있다. 또한 2018년부터 매년 진로상담 등을 통해 정비업 종사를 희망하는 청소년들의 꿈을 키워주는 1:1 멘토링 프로그램 'H드림플래너'를 운영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통한 신중년의 재기도 돕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굿잡 5060'은 50~60대의 재취업을 돕는 신중년 일자리 사업이다. 굿잡 5060은 2018년 7월 출범 이래 작년 9월까지 신중년 268명의 재취업을 지원하며 취업률 64.7%를 달성했다.

이외 개발도상국 청년들이 기술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직업기술학교 '현대드림센터'를 운영하는 등 해외에서도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차 2020 지속가능보고서 캡처]

다만, 사회적 책임의 한 축인 '직장 내 안전' 영역의 개선은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국내 사업장에서의 산업재해자 수가 매해 증가하며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해외사업장의 산업재해자 수가 감소하는 것과 대조된다.

2020년 현대차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울산과 아산, 전주 등 국내 사업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자 수는 증가 추세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210명, 2018년 286명, 2019년 377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해외사업장의 산업재해자 수는 각각 41명, 32명, 18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협력업체 근로자 사망 사고가 발생하며 관련 우려를 증폭시켰다. 현대차 협력업체 근로자 50대 A씨는 지난달 초 울산1공장에서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A씨는 공장 안에서 청소를 하다가 기계에 끼이는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직원의 사망 사고에 대한 애도 차원에서 올해 신년회를 취소하고 정 회장의 서면 메시지로 대신했다. 정 회장은 신년사에서 "진심으로 깊은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히고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안전한 환경조성과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최근 열린 현대차 이사회에서도 안전을 중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정 회장이 재차 '안전 경영'을 강조한 것은 산업재해에 대해선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정 회장은 지난해 회장 취임사에서 "인류의 행복에 공헌하는 현대차그룹"을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인류를 최우선으로 강조한 정 회장의 메시지가 향후 현대차의 ESG 지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린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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