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보험사들 2조원 이상 자본 확충 진행
- IFRS17 도입 시 보험회사 경영 전반에 큰 충격 예상...선제적 자본확충 필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도입이 확정되면서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보험사들은 올해에만 2조원 이상의 자본확충을 진행했지만, 새 규제제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자본확충이 더욱 필요하다는 분석 때문이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보험 부채의 시가평가를 핵심으로 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시행되는 오는 2023년에 맞춰 현행 보험업 법규 개정 작업을 차질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보험 자본건전성 선진화 추진단' 회의에서 "2023년 보험계약 회계기준(IFRS17)의 시행에 대비한 보험업 법규 개편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며 "2023년 IFRS17 시행은 우리 보험산업의 재무건전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마땅히 가야할 길'임"을 강조했다.
당초 IFRS17은 2021년 도입이 예정됐으나, 2023년으로 한차례 2년 연기된 바 있다. 보험업계의 일부 추가 연기요청 의견도 제시됐지만 금융위원회는 2023년 시행으로 확정했다.
이에 금융위는 내년 상반기 중 관련 보험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금융당국과 업계 및 관련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IFRS17 법규개정 추진단'을 구성·운영한다.
'IFRS17 법규개정 추진단'은 회계제도반, 건전성제도반, 계리제도반, 상품제도반 등 4개 실무작업반으로 구성되며, 전문가 자문단 운영을 통해 논의결과에 대한 검증도 병행해 진행할 계획이다.
추진단에서는 새로운 회계기준의 내용을 보험업법규에 반영하고, 보험회사의 자본확충과 공동재보험 등 부채조정수단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수단의 법제화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도규상 부위원장은 "IFRS17 도입에 다른 회계기준의 변화는 보험상품 개발, 영업전략, 리스크 관리 등 보험회사 경영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이번 IFRS17 도입이 보험업계가 과거의 외형성장 중심에서 탈피해, 끊인없는 혁신과 지속가능한 성장전략을 추구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험사들은 IFRS17 도입에 대비해 지난해 2조5000억원 가량의 자본확충에 이어, 올해 11월까지 2조원 가량의 자본확충을 진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에 DB생명보험이 400억원, 메리츠화재 1500억원, 롯데손보 900억원, MG손보 2000억원, 푸본현대생명 400억원, 교보라이프플래닛 1000억원 등 총 6200억원의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영구채), 후순위채 등을 통해 자본확충을 진행했다.
하반기에는 하나손보 1260억원, NH농협생명 2000억원, 신한생명 3000억원, 흥국화재 400억원, 동양생명 3500억원, 푸본현대생명 500억원, DB생명 1500억원, 메리츠화재 1000억원, 흥국생명 700억원 등 1조386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이 추가 단행됐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IFRS17과 이를 반영한 신 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자본확충 만으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보험연구원 노건엽 연구위원은 지난달 '제로금리시대, 보험산업 영향과 과제'세미나에서, IFRS17 시행에 따른 현행 보험사 지급여력비율(RBC)을 대체할 K-ICS가 도입될 경우 작년말 285% 수준이었던 생명보험사의 RBC비율은 142%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금감원이 지난 10월 발표한 올해 6월말 기준 국내 보험사 RBC비율은 277.2%이다. 생보사와 손보사 각각 292.6%, 248.6%다.
업계에서는 RBC비율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는 보험사들은 추가 자본확충 노력을 지속적으로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으로 국내 생보사 중 NH농협생명, 흥국생명, DB생명, IBK연금보험이, 손보사 중에는 롯데손보, MG손보, 흥국화재, KB손보, 하나손보가 RBC비율이 200% 이하에 머물러 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