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변화⑪] 자동차 산업 '생산·판매 절벽' 직격탄, 강성 노조 '임금투쟁 대신 고용안정'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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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바꾼 변화⑪] 자동차 산업 '생산·판매 절벽' 직격탄, 강성 노조 '임금투쟁 대신 고용안정' 선회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04.20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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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차 노사 협상 타결, 경영정상화와 고용안정 공감대
- 현대차 노조, 독일식 고용 안정에 방점...실용주의 노선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 산업이 경영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강성 노조'로 알려진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노동조합에 변화의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속에 '생산 및 판매 절벽'이 닥치며 일감이 부족해지자 노조가 '임금 인상'보다는 '고용 안정'에 주안점을 두는 분위기다.

20일 쌍용자동차 노사는 지난 17일 평택 공장에서 임금 동결을 골자로 한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먼저 임단협 협상을 마무리했다. 과거 '강성 노조의 대명사'였던 쌍용차 노조는 2010년 이후 11년 연속 무분규 타결 기록을 이어갔다. 

쌍용차 노사가 지난 17일 노사협상을 타결했다

이는 만성 적자난에 빠진 쌍용차 노사가 '우선 회사를 살리자'라는 인식을 함께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쌍용차는 최근 3년간 누적 47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인도의 모기업 마힌드라그룹이 당초 계획했던 자금 지원마저 최근 철회하면서 '생존 여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회사의 경영 정상화와 고용 안정을 위해 안정적인 노사 관계가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합의를 이뤘다"며 "앞으로는 차질없이 자구안을 추진하고 판매 물량 증대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앞서 단일 기업  국내 최대 노동조합인 현대차 노조는 이례적으로 올해 임금 동결 가능성을 먼저 제시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7일 노조 소식지를 통해 독일 금속산업 노사의 위기협약 체결 내용을 소개했다. 독일 금속노조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감안해 올해 3월 말로 만료되는 임금협상의 유효 기간을 올해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 [자료 사진]

현대차 노조는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의 중요한 기반이라는 점에서 상급 단체의 변화도 주목된다. 

실리과 합리를 내세운 현 노조 집행부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월 취임한 이상수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실용주의 중도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취임 직후 “무분별한 파업을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르노삼성차와 한국GM 노조도 수개월을 끌어왔던 2019년 임협을 최근 마무리했다. 지난 7개월 동안 파업과 교섭을 반복했던 르노삼성 노조는 임금 동결에 합의했다. 한국GM 노조도 10개월 만에 지난해 임금 동결과 성과급ㆍ일시금 미지급에 동의했다.

반면 강성 집행부로 꾸려진 기아차 노조는 여전히 임금 투쟁 분위기다. 기아차 노사는 오는 23~29일 소하리 1ㆍ2공장과 광주 2공장의 가동 중단 계획을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기아차 노조는 "이번 휴업으로 근무 일수가 미달되면 실질임금 손실의 우려가 있다"며 지난 17일 돌연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회사측은 "재난으로 인한 특수 상황이기에 모든 임금 보전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지난 19일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가 국내 완성차 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4월 수출 전망을 보면 4월 자동차 수출은 12만6천589대로 작년 동월 대비 4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제외한 해외 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해 사실상 마비된 여파다. 현대차는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주요 5개국과 인도, 멕시코의 모든 영업점이 문을 닫았다. 아시아, 중동, 중남미 등도 영업 중인 곳이 절반이 안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노조가 고용 안정에 방점을 둔 변화 물결은 이어질 전망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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