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품다] ‘졸리 효과’와 돌연변이 유전자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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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품다] ‘졸리 효과’와 돌연변이 유전자 질병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06.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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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유전자 변이 분석해 질병 유발확률 예측 높여
국내 연구팀이 유전자 변이를 분석해 질병 유발확률 예측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자료=한국연구재단]
국내 연구팀이 유전자 변이를 분석해 질병 유발확률 예측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자료=한국연구재단]

국내 연구팀이 유전자 변이를 분석해 질병 유발확률 예측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유전자 변이에 따라 미래에 어떤 질병이 발생할 것인지를 미리 파악할 수 있는 셈이다. 최근 개인 유전자 검사를 통한 맞춤형 치료가 늘어나고 있다. 많은 양의 인간 유전자 전체를 빠르게 읽어내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의 비약적 발전 덕분이다. 유전자 검사를 통한 질병 예측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전 세계 전문가들은 생물정보학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연구팀은 기존 유전자 분석이 검출하지 못했던 다양한 질병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유전자 분석방법을 제시했다. 단백질의 진화적 변화를 분석하고 인공지능으로 질병 확률을 예측하는 방법이다.

기존 분석법은 유전자가 진화적으로 보존돼 온 부분을 분석했다. 이 부분의 유전자에 변이가 발생했는지 확인해 질병을 예측한다. 이 방법은 보존되지 않는 유전자 부분에서의 변이를 검출하지 못하는 한계점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한 진화적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경향성을 인공지능으로 파악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인체 신호전달 체계에서 기능 이상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를 검출해냈다.

이번 연구는 김상욱 포항공대 교수 연구팀이 수행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환자의 질병 진단과 개인 정밀의료 등에 응용이 가능하다라며 개발된 기술은 대용량 유전체 분석에 기반을 둔 질병 예측과 맞춤형 치료제 개발에 효과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포스트게놈 다부처유전체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뉴클레익 애시드 리서치(Nucleic Acids Research)’614일자(논문명:Evolutionary coupling analysis identifies the impact of disease-associated variant at less-conserved sites)에 실렸다.

한편 유전자 변이 치료와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할리우드 스타가 있다. 안젤리나 졸리(안젤리나 졸리, Angelina Jolie)이다. 안젤리나 졸리는 과학 전문매체인 네이처지가 한때 집중적으로 다뤘던 인물이다.

졸리는 2015년 아무런 이상도 없었는데 난소 제거 수술을 받았다. 질병에 걸린 것도, 이상징후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멀쩡한 난소를 제거한 것이다. 그 이유는 유전자에 있었다. 졸리는 돌연변이 유전자인 'BRCA(BReast CAncer Gene, 유방암 유전자)’를 부모로부터 물려받았다. 이 돌연변이 유전자는 유방암과 난소암을 일으키는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졸리 어머니와 이모 등 가족 중에 유방암과 난소암에 걸린 사람이 있었다. 돌연변이 유전자가 암으로 변이되기 이전에 졸리는 사전에 난소를 제거해 버린 것이다. 앞서 졸리는 2013년 유방절제술도 받은 바 있다. 유전자 분석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 같은 치료법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졸리의 두 번에 걸친 수술을 두고 학계에서는 졸리 효과가 일반인들에게 퍼질 것으로 내다봤다. 졸리처럼 유전자 변이가 있는 이들이 수술대에 앞다퉈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인다.

2015년 당시 졸리 효과가 퍼지고 있을 때 미국 미네소타 주에 있는 메이오(Mayo)클리닉의 퍼거스 카우치 암 유전학자는 "우리가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현상에 기초해 (사전 수술 등의)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될 것"이라며 "그런데도 이 문제는 매우 복잡하다"고 말했다. 퍼거스 박사는 "(BRCA의 다양한 영향 분석 등) 더 많은 것을 파악하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특정인이 암으로 발전한다면 수많은 비난이 쏟아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사람이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해당 질병에 반드시 걸리는 것은 아니다. 반면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면 미래에 특정 질병으로 악화할 가능성은 없지 않다. 이 틈에서 전문가들과 일반인들의 고민이 서려 있는 셈이다.

2005년에 개봉한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출연 당시 안젤리나 졸리.[사진=20세기 폭스]
2005년에 개봉한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출연 당시 안젤리나 졸리.[사진=20세기 폭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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