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품다] 폐목재·잡초에서 에너지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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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품다] 폐목재·잡초에서 에너지 얻는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06.1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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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연구팀 “미생물 기반 바이오 연료 대량 생산 가능”
미생물 내에 축적된 오일과 이를 기반으로 생산되는 지방산과 바이오 디젤.[사진=카이스트]

앞으로 폐목재, 잡초 등에서 에너지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연구팀이 바이오 디젤 생산을 위해 폐목재, 잡초 등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바이오매스 주성분인 포도당으로부터 지방산과 바이오 디젤로 이용할 수 있는 지방산 유도체를 생산하는 균주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화석원료는 현대 산업 기초 물질이자 우리 생활 전반에 광범위하게 이용되는 원료와 에너지원이다. 원유 매장량 고갈에 대한 우려와 원유 산업으로 온난화 등 환경문제가 세계적으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경우 석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 유가 변동에 매우 취약하다. 환경문제 해결과 원유를 대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바이오 기반 재생에너지 생산이 중요하다.

재생 가능한 자원 기반의 바이오 연료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그중 경유를 대체할 수 있는 환경친화적 연료인 바이오 디젤이 있다. 바이오 디젤은 주로 식물성 기름이나 동물성 지방의 에스터교환(transesterification) 반응을 통해 만든다.

연구팀은 자연적으로 세포 내 기름을 축적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생물인 로도코커스(Rhodococcus)를 시스템 대사공학을 통해 대사 회로를 체계적으로 조작해 최고성능으로 지방산과 바이오 디젤을 생산하는 균주를 개발했다.

우선 로도코커스의 배양 조건을 최적화한 뒤 포도당을 섭취해 세포 내 과량의 기름(트리아실글리세롤, triacylglycerol)을 축적했다. 이후 선별한 외부 효소를 도입해 효과적으로 기름을 지방산으로 전환해 최고 농도의 지방산 생산 균주를 개발했다. 지방산을 두 가지 형태의 바이오 디젤 연료 물질로 효율적으로 전환하는 추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바이오 디젤을 최고성능으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전에 대장균을 이용해 바이오 연료인 휘발유를 생산하는 미생물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 있다. 해당 기술은 대사설계에 중심을 둔 최초의 연구이다 보니 생산 농도가 리터당 약 0.58g 정도로 매우 낮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로도코커스 균주를 이용해 포도당으로부터 리터당 50.2 g의 지방산과 리터당 21.3 g의 바이오 디젤 생산에 성공했다.

이런 성과를 통해 앞으로 식물성이나 동물성 기름에 의존하지 않고 비식용 바이오매스로부터 미생물 기반 바이오 연료의 대량 생산까지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카이스트(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수행했다. 김혜미 박사가 주저자, 채동언 연구원 등이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케미컬 바이올로지(Nature Chemical Biology)’ 6월 17일 자 온라인판(논문명 : Engineering of an oleaginous bacterium for the production of fatty acids and fuels)에 실렸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화석원료나 식물, 동물성 기름을 원료로 쓰지 않고 지구상에 가장 풍부한 리그노셀룰로즈를 원료로 고효율 지방산과 바이오 디젤을 생산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환경문제 해결과 더불어 원유, 가스 등 화석연료에 의존해 온 기존 석유 화학 산업에서 지탱 가능하고 환경친화적 바이오 기반산업으로 재편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엽 카이스트 특훈교수.[사진=카이스트]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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