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품다] 사이보그올림픽 ‘금메달’ 사냥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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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품다] 사이보그올림픽 ‘금메달’ 사냥 나선다
  • 정종오
  • 승인 2019.06.24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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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공경철 교수팀, 2020년 스위스 대회 1위에 도전

 

【사진설명】사이배슬론 선수 김병욱 씨가 하반신 완전마비 장애인을 위해 개발된 보행보조로봇 워크온슈트를 착용하고 시연을 보이고 있다.[사진=카이스트]
【사진설명】사이배슬론 선수 김병욱 씨가 하반신 완전마비 장애인을 위해 개발된 보행보조로봇 워크온슈트를 착용하고 시연을 보이고 있다.[사진=카이스트]

4년마다 사이보그 올림픽이 열린다. 사이보그 올림픽인 사이배슬론 2020 국제대회가 내년 5월 스위스에서 열린다. 사이배슬론(Cybathlon)은 신체 일부가 불편한 장애인들이 로봇과 같은 생체 공학 보조 장치를 착용하고 겨루는 국제대회이다. 카이스트는 2016년 열린 1회 대회에서 착용형 외골격로봇(웨어러블 로봇) 종목 3위에 올랐다. 2회 대회에 연속으로 출전하는 카이스트가 이번에는 세계 1위에 도전한다.

카이스트(KAIST)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팀은 24일  '사이배슬론 2020 국제대회에 도전하기 위한 출정식이 24일 열렸다. '공 교수팀 이 개발한 워크온슈트는 하반신 완전마비 장애인을 위해 개발된 보행보조 로봇이다. 사람의 다리 근육 구조를 모방해 설계됐다. 지난 대회에서는 로봇을 착용한 선수가 앉고 서기, 지그재그 걷기, 경사로를 걸어 올라 닫힌 문을 열고 통과해 내려오기, 징검다리 걷기, 측면 경사로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 총 6개의 코스 중 5개를 252초의 기록으로 통과했다.

2회 대회는 그동안 발전한 기술 수준을 반영해 코스 난이도가 높아졌다. 공 교수는 이를 위해 대형 컨소시엄을 구성해 하지마비 장애인이 사용할 외골격로봇 개발과 대회 준비에 나섰다.

공경철 교수와 나동욱 교수(세브란스 재활병원)가 공동으로 창업한 엔젤로보틱스가 로봇기술을 담당하고 사람의 신체와 맞닿는 부분에 적용될 기술은 재활공학연구소가 개발한다. 완성된 로봇을 선수에게 적용하는 임상 훈련은 세브란스 재활병원이 맡았다. 이 외에도 영남대학교·국립교통재활병원·선문대학교·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스톡스 등이 참여한다.

내년 대회를 겨냥해 새롭게 제작되는 워크온슈트4.0’은 완벽한 개인 맞춤형으로 양팔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진다. 대회에서는 보조 도구 없이 제자리에 선 채 물컵을 정리하는 미션 수행에 활용될 예정이다. 로봇의 사용성을 향상시켜 목발을 항상 짚어야 하는 장애인들의 불편함을 일부 줄여주는데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경철 교수는 각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 최고의 기술들이라며 이들을 잘 모으기만 해도 세계 최고 로봇이 탄생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열린 출정식에는 지난 대회에 출전했던 김병욱(45) 선수가 워크온슈트를 착용하고 시연을 선보였다. 김 씨는 98년 뺑소니 사고로 하반신 전체가 마비되는 장애를 얻어 20년 가까이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해왔다. 2015년 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재활의료진의 소개로 공경철 교수 연구팀에 합류한 뒤 약 5개월간에 걸친 훈련 끝에 로봇을 입고 두 다리로 걸어 국제대회 3위에 입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김병욱 씨는 로봇을 입고 두 다리로 처음 섰던 날 다시 태어나는 기분이었다그날 밤 잠자리에 누웠을 때 아내 몰래 눈물을 흘렸다고 회상했다.

2016년 대회에서는 김 씨가 공 교수 연구팀의 유일한 선수였다. 2020년 대회는 세브란스 재활병원·재활공학연구소·국립교통재활병원에서 각각 선발한 총 7명의 선수 후보가 준비한다. 모든 선수에게 개인 맞춤형으로 제작된 워크온슈트4.0을 지급해 보행 훈련을 진행한다. 올해 11월에 대회에 출전할 선수 1명과 보궐 선수 1명을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김병욱 씨는 내부 경쟁이 생겨서 부담이 많이 커졌는데 여러 사람과 이 로봇의 혜택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다여러 사용자의 목소리가 모아지면 로봇도 그만큼 더 좋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사이배슬론은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로봇기술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자리이다. 단순한 대회를 넘어 연구개발자들이 도전해야 할 가치와 목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순위 경쟁 이상의 의미를 인정받고 있다

정종오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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