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품다] ‘난공불락’ 치매, 치료 가능성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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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품다] ‘난공불락’ 치매, 치료 가능성 열었다
  • 정종오
  • 승인 2019.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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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연구팀, 뇌 면역세포 기능 상실 원인 발견…. 알츠하이머 치료 가능성 제시
서울대 연구팀이 치매 치료제 가능성을 열어젖혀 관심을 모았다.[사진=과기정통부]
서울대 연구팀이 치매 치료제 가능성을 열어젖혀 관심을 모았다.[사진=과기정통부]

치매는 아직 치료제가 없다.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길밖에 없다. 치매에 한 번 걸리는 회복될 길이 없는 셈이다. 국내 연구팀이 이 같은 치매를 예방하고 나아가 치료 가능성까지 확인했다. 서울대 연구팀이 28일 뇌 면역세포의 기능회복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치료 가능성을 제시해 전 세계적 관심을 끌었다.

연구팀은 뇌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가 알츠하이머병에서 기능을 상실하는 원인을 규명했다. 이어 상실된 면역기능을 회복시켜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음을 확인했다. 아직 동물 실험에 머물고 있는데 앞으로 임상시험 등을 통해 치매 예방과 치료제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알츠하이머병은 노인성 치매의 약 70%를 차지하는 질환이다. 뇌 실질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에 의해 신경세포가 손상되는 게 원인이다.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이 점진적으로 악화되는 만성 퇴행성 신경질환이다.

뇌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는 일상적으로 주변을 탐지·보수하는 신경교세포로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물질 중의 하나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감지하면 활성화돼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포식·분해하는 청소부 역할을 한다. 이 같은 미세아교세포의 기능은 잘 알려져 있다. 미세아교세포의 면역기능이 어떻게 활성화되고 알츠하이머병에서 어떻게 기능을 상실하게 되는지에 대한 정확한 과정은 지금까지 알려진 바가 없다.

연구팀은 미세아교세포가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생성하는 대사과정을 실시간으로 살펴봤다. 대사과정이란 생물체가 외부로부터 흡수한 물질을 분해 혹은 합성해 에너지를 얻는 과정을 말한다. 연구팀이 미세아교세포의 대사과정을 자세히 관찰한 것은 알츠하이머병에서 미세아교세포의 역할을 규명하기 위해서다.

실험 결과, 미세아교세포는 베타 아밀로이드에 노출되면 에너지 생성속도를 높여 베타 아밀로이드를 포식분해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는 것이 확인됐다. 베타 아밀로이드에 급성으로 노출된 정상 미세아교세포는 에너지생성과정이 속도가 느린 미토콘드리아의 산화적 인산화(燐酸化, ‘아데노신이인산이라는 유기화합물에 인산이 결합해 생물 활동에 필요한 다량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아데노신삼인산을 만드는 과정)에서 속도가 빠른 해당(解糖, 포도당을 산소의 도움 없이 분해시켜 ATP 분자를 짧은 시간에 다량 생성)과정으로 전환되는 대사재편성(metabolic reprogramming)을 보였다.

반면 만성적으로 베타 아밀로이드에 노출된 알츠하이머병 뇌 조직의 미세아교세포는 산화적 인산화와 해당 과정이 모두 손상돼 에너지 생산을 못 하는 대사결손 상태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면역기능 장애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대사촉진 기능이 알려진 감마인터페론을 유전자변형 치매 마우스에 처리해 대사결손 상태였던 미세아교세포의 해당 과정을 회복시키고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포획하는 면역기능이 다시 활성화됐고 인지능력 또한 회복됐음을 확인했다. 미세아교세포의 역할과 기능 상실 이유, 회복과정을 차례로 규명해 낸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알츠하이머병에서 뇌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가 어떠한 대사과정을 통해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지를 규명했고 미세아교세포의 대사촉진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 묵인희 교수, 백성훈 박사, 강석조 박사 연구팀이 맡았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 (Cell)의 자매지인 셀 메타볼리즘’ (Cell Metabolism) 628일자(논문명: A breakdown in metabolic reprogramming causes microglia dysfunction in Alzheimer’s disease)에 실렸다.

묵인희 교수는 현재 임상적으로 알츠하이머병에 사용되는 약물은 근본적 치료제가 아닌 증상완화제뿐이고 그동안 신경세포의 사멸을 막고 활성화시키는 연구들이 진행됐는데 임상시험에서 실패했다우리 연구는 신경세포가 아닌 뇌 면역세포의 조절을 통한 뇌 환경의 정상화 가능성을 보여줘 알츠하이머 극복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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