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의 40~50대가 20~30대일 때 신원의 브랜드는 워너비에 가까운 위상을 가졌다. 특히 베스띠벨리 등의 브랜드는 여성복 시장에서 강자 자리를 꽤 오래도록 유지하며, 신원을 패션명가로 불리게 했다.
1990년대 채시라를 모델로 했던 베스띠벨리의 광고 카피인 “그녀는 프로다. 프로는 아름답다”라는 말은 당대 유행어 목록에도 오를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당시 유명했던 많은 패션기업들처럼 신원의 브랜드들도 소비자와 함께 나이를 먹어 갔다. 지금의 2030세대들이 신원의 브랜드명을 듣고, 과거처럼 선망하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10여 년 동안 새 브랜드를 내지 못할 정도로 어려움에 처했던 신원이 최근 한중 합장 캐주얼 브랜드 ‘마크엠’을 론칭하고 부활을 노려 주목된다.
신원 최초의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인 '마크엠'은 지난달 19일,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에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롯데백화점 창원점 2호점에 이어 3월 29일에는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 '마크엠 랩(MARKM LAB)'을 열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신원이 10년간 갈고 닦은 내공을 투입해 론칭한 만큼 마크엠의 성패가 신원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업계 최초의 한·중 합작 브랜드 ‘마크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캐주얼과 거리를 뒀던 신원이, 그것도 가장 과감한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를 론칭한 이유는 무엇일까?
신원 측 관계자는 “지금 10대와 20대는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를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 자체가 ‘캐주얼’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캐주얼 복종 자체가 점점 스트리트 패션화되는 시장 상황에서 스트리트 캐주얼 군이 향후에는 ‘캐주얼 복종’ 그 자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신원측은 신규 브랜드 론칭을 찾아보기 힘든 현재 패션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고자 하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패션시장 규모 자체가 보합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새로운 무엇인가가 없다면 시장 자체가 주목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 사실. 신원만 놓고 봐도 약 10년간 신규 브랜드 론칭이 전무할 정도로 대 내외 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선도적으로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마크엠’을 시장에 론칭함으로써 신원은 전 연령층의 소비자를 아우르는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는 의미도 덧붙였다.
마크엠은 신원과 중국 진잉그룹이 함께 만들어낸 최초의 한중 합작 브랜드로 2017년 12월에 중국에서 먼저 론칭됐으며, 국내패션 시장에 신규 론칭하는 형태의 ‘글로벌 브랜드’로 운영된다. ‘마크엠’은 중국에서 선 론칭한 후 한국으로 들어온 국내 최초의 브랜드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중국 내 유통 전문성이 있는 기업과, 디자인 능력을 갖춘 한국 회사의 만남만으로도 리스크를 줄이고,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열에 하나 살아남으면 다행’이라는 신규 브랜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이라는 평이 나온다.
또 마크엠의 선례를 따라 S사 등 경쟁 기업들도 한중 합작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원은 마크엠을 미래 먹거리로 삼은 만큼 전사적인 역량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올해 100억원, 2023년 6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를 타겟으로 하는 과감하고 반항적인 스트리트 캐주얼을 컨셉으로 하는 마크엠은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마케팅을 메인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체험 마케팅을 통해 아직 스트리트 문화가 낯선 사람들에겐 스트리트 브랜드가 친숙하게 여겨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마크엠 플래그십 스토어인 홍대 '마크엠 랩(MARKM LAB)'을 통해 스트리트 문화의 오리진(기원)인 ‘스케이트 보드 강습’, ‘그래피티 워크숍’ 등의 대규모 행사를 통해 스트리트 브랜드의 긍정적 영향력을 전파할 방침을 세웠다.
전통적인 패션명가가 만들어 가는 ‘스트리트 패션’은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침체에 빠진 신원의 승부수가 통할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