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남북관계 개선으로 파주 땅값이 오르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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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남북관계 개선으로 파주 땅값이 오르고 있다고?
  • 박순원 기자
  • 승인 2019.03.05 10: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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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부동산 시장이 남북관계 개선 영향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기사가 포털에 연이어 보도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투기 과열을 우려하기도 한다. 파주 부동산 가격 상승이 정말 남북관계 개선의 영향과 관련이 있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으로 향했다.

파주는 남북 접경지역에 위치한 기초단체지만 개발과는 거리가 있는 지역이다.

2011년 경기도로부터 신도시로 지정돼 집중개발 됐지만 여전히 자족기능이 부족하다는게 세간의 평가다. 이 곳에는 LG디스플레이 등을 제외하곤 기업이 자리하고 있지 않다. 2017년 경기도 사회조사에 따르면 파주 시민들은 서울로의 출퇴근에 평균 87분을 쓰고 있다.

그랬던 곳이 지난해 동계올림픽과 남북ㆍ북미 정상회담을 거치며 형성된 한반도 평화무드 속에서 한 차례 조명을 받기 시작한다.  지난달 27일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해당 지역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또 한번 모이기도 했다.

남북관계 개선이 정말 파주 부동산 시장에 '봄바람'을 일으키고 있을까?

 

토요일인 2일 오후, 파주역 일대는 ‘휑’했다. 유동인구도 없다시피했다. 편의점 1개와 공장 건물을 제외하곤 아무것도 없었다. 파주역 출구 반대편에는 왕복 8차로의 고속도로가 뚫려있었지만 실제 다니는 차량은 한 두 대에 불과했다.

‘파주 부동산 봄바람’을 느껴보기 위해 조금 더 북쪽으로 이동해 문산역으로 이동했다. 문산역은 ‘개발’과는 거리가 느껴지는 곳이었다. 낡은 건물이 대다수였고, 개발의 상징인 고층 건물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남북관계 개선으로 파주에 훈풍? 누가 그래요?

문산 인근 부동산 관계자의 말이다.

“남북 관계가 좋아지면서 이 지역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데 요즘 어떻습니까?”

공인중개사무실을 운영 중인 이씨는 “누가 그래요? 이 지역 부동산은 계속 내림세였어요. 작년에 북이랑 사이가 좋아지면서 방문이나 전화 문의가 많아진 것 같긴한데 가격은 그대로에요” 라고 답했다.

이에 기자는 운정지구(파주-일산 접경지로, 서울과 비교적 가까운 지역) 이야기를 꺼냈다.

“운정지구는 남북관계 영향으로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하던데요?"

“아닐껄요? 남북관계 영향으로 부동산이 오르면 거 쪽보다 여기가 먼저 알텐데 실제로 그렇진 않아요”

이 지역 부동산 현장은 하나 같이 ‘파주 땅값 상승세’에 대해 부인했다. 부동산 가격이 남북관계 개선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위기였다.

다만, 민통선 내의 토지에 대해서는 다른 대답을 내놨다.

“민통선 쪽 땅값은 좀 올랐죠. 많이 올랐습니다. 평당 10~13만원에 거래되던 땅이 작년 몇몇 사람들에 의해 40~50만원에 거래가 되고 있는 걸로 알아요. 순식간에 4배 이상 오른거죠”

토지 값이 4배 가까이 올랐다는 그 곳, 뭐가 바뀐 것이 있었을까?

 

파주 민통선 부근은 그야말로 ‘평야’였다. 각종 규제 때문에 이 지역에서 ‘높은층의 건물’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파주 임진각 부근엔 많은 관광객들과 차들이 주차돼있었다. 연인 또는 가족단위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장소였고, 이들은 철조망이나 군사 초소 등과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었다. 이 곳엔 ‘평화랜드’라는 놀이동산이 있는데, 작년 남북관계 개선 후 관광객들이 비약적으로 늘어났다는 것이 지역 관계자의 말이다.

이는 DMZ지역이 개발 등 물리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지만, 관광지로서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을 알 수 있는 의미있는 지표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지역 농민인 A씨(53)는 “민통선 부근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었다. 그런데 여기 땅의 약 71%가 서울 등 외지인의 소유라고 하더라. 남북관계의 분단현실을 보여주는 이 곳이 몇몇 사람들의 투기판으로 전락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우려했다.

 

 

 

“운정신도시 많이 올랐죠, 근데 남북관계 개선과는 상관없어요”

운정신도시는 신축건물 공사가 하나둘 진행 중이었다. 30층은 돼보이는 고층형 아파트 여럿이 조명을 밝히고 있었다. 운정역 1번 출구 앞에는 최근 GTX-A노선 착공 확정 소식으로 ‘운정지구 부동산 호황’을 증명하듯 공인중개사 사무실이 밀집해 자리하고 있었다.

이 곳에서 만난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운정 신도시는 GTX-A 노선에 대한 기대감에 최근 부동산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분양권 전매 제한이 풀린 ‘운정 아이파크’의 경우 현재 분양권 프리미엄이 1억~1억5000만원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GTX-A 운정역 인근에 위치한 또다른 아파트인 ‘운정신도시 센트럴 푸르지오’ 26평의 경우 지난해 12월 5억1620만원(24층)에 거래됐다. 같은 해 9월에 비슷한 면적인 25평이 4억2470만원(4층)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3개월 새 1억원 가량 오른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는 운정 부동산의 상승세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도 존재했다.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아파트 입주는 시작됐는데 GTX-A 노선의 경우 개통 시점(2023년 예정)이 한참 남지 않았냐”며 “GTX완공 시점인 5년 뒤 까지 운정지구 부동산 가격이 버틸 것이라 보지 않는다”고 회의적 전망을 내놨다.

남북관계 개선이 향후 이 지역 부동산에 경쟁력을 키워주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이 지역 부동산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것은 GTX착공 소식이 있었던 작년 12월부터”라며 이같은 상승세가 “남북관계 개선 영향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박순원 기자  qkrtnsdn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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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명의 2019-03-17 10: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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