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제품 가격 내달 일제히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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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제품 가격 내달 일제히 인상
  • 편집부
  • 승인 2013.08.0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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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기업들이 내달 일제히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 올 상반기 국내 주요 철강회사들의 실적 악화가 불러온 고육지책이다.

그동안 철강회사들은 건설, 조선 등 수요산업이 침체기를 겪으면서 수요 감소와 동시에 세계 시장의 공급 과잉이라는 이중고와 싸워왔다. 그동안 "참고 또 참았다"는 것.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내달부터 내수시장에서 열연강판 유통가격을 t당 3만∼4만원씩 올리기로 결정했다.

동부제철도 열연강판 가격을 다음 달부터 t당 2만원씩 올린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거의 반년만의 인상"이라며 "최근 국제 열연강판 가격이 인상되는 추세다보니 우리도 제품가를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도 제품가 인상에 적극적이다. 동국제강은 지난 5월부터 매달 t당 2만원씩 업체측과 가격 인상에 대해 협의해온 데 이어 내달에도 H형강 기준 제품가격을 t당 2만∼3만원씩 상향하기로 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호황기와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 철강제품 가격은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라며 "원가 상승 탓에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포스코도 조만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이후 가격변동이 없다보니 이제 가격 인상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가격인상은 시간의 문제인 셈. 이 관계자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가격 인상을 발표하더라도 수요업체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수요업체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 2월과 3월에도 열연강판 공급가격을 고객사에 통보하고 가격 인상에 관한 협의를 진행했으나 실제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당시 건설, 조선 등 수요업체의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고객사들이 난색을 표시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중국산 저가 제품이 국내 유입되면서 시장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내면서 가격 인상 효과는 미미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제품가 인상에 대해 수요업체들은 대체로 수긍하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장기계약을 선호하는 탓에 당장 영향을 미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상이 당장 자동차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부담은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전반적인 가격 자체는 원자재가가 급등하던 시절과는 차이가 있어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 업계 관계자도 "시공현장에서 철강제품 사용이 많기 때문에 부담감은 있지만 건설사별로 물량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있고, 수개월 전에 미리 계약한 물량이 있어서 큰 부담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조선업의 경우 일말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최근 수주량이 증가하며 조선업종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철강제품 가격 인상이 경기 회복세의 발목을 잡는 복병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조선업계는 수주량이 늘면서 업황 자체는 반등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반등세가 미약하고 마진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조선업 전체가 저가 수주에 나선 상황에서 철강제품가 인상은 아무래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철강회사들이 최근 철강제품의 세계 시장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그동안 누적된 원재료값 인상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분간 철강제품 가격은 상승세를 그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올 2분기(4~6월)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9030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30.5% 줄었다. 이마저도 비철강 부분이 실적을 뒷받침한 결과다. 현대제철도 올해 2분기 181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 전년 같은 분기에 비해 이익이 44.2% 감소했다.

한 철강업체의 경우 지난해 초 97만원까지 치솟았던 H형강 유통가격이 하락세를 지속, 현재 81만원까지 떨어졌다. 1년 새 약 16% 이상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 1년간 수요 회복이 안 되면서 가격이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수요 산업이 다들 어렵다보니까 가격 인상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서 제조 원가는 계속 상승세"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철강업체 관계자도 "그동안 불황이 장기화되다보니 철강사들이 가격 할인폭을 확대해 수요 감소에 대응한 부분이 있다"며 "가격 인상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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