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유사한 일본 소프트뱅크 '통신재난', 4시간 30분 '휴대폰 불통'...에릭슨 교환장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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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유사한 일본 소프트뱅크 '통신재난', 4시간 30분 '휴대폰 불통'...에릭슨 교환장비 문제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12.08 2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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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방청 긴급안내 이어 총무상 '중대사고' 발령...한국에서 정부 및 서울시장 '실종'과 차이

한국에서 KT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서울 강북 5개 구가 마비되는 '통신재난'이 발생한 가운데 일본에서도 대형 통신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6일 일본의 소프트뱅크 통신장애로 약 4시간 30분간 걸친 휴대전화 불통 사태가 발생했다. 

일본 전체 계약건수의 23.4%에 해당하는 4300만건의 계약건수를 보유한 3위 이동통신업체 소프트뱅크의 통신장애는 6일 오후 1시 39분쯤부터 6시 4분까지 이어졌다. 

이제 일상생활의 일부가 돼버린 휴대전화가 무용지물로 변하자 일본 각지가 혼란과 쇼크에 빠졌다. 디지털 세상이 갑자기 아날로그로 바뀐 것.

일본에서도 통신재난으로 휴대폰이 안돼 공중전화에 줄을 길게 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같은 풍경은 우리나라에서 지난달 24일 발생한 통신재난과 비슷한 모습이다. 

공중전화 앞에 줄이 늘어서고, 콘서트장에선 본인 확인을 위한 ‘QR 코드’를 다운받지 못한 관객들이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지방 TV프로그램의 시청자 대상 생방송 퀴즈 코너는 전화 연결이 안되는 방송사고로 이어졌다. 

데이터 불통으로 ‘지도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없게 된 사람들은 파출소로 몰려가 길을 묻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인스타그램 등 SNS를 사용하지 못했고 가게는 전화 예약이 줄어 울상이었다. 휴대전화를 통한 상품 결제도 막혔다.

일본 총무성 소속 소방청은 “긴급시엔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나 유선전화를 이용해 119 긴급번호로 연락하시거나, 아니면 직접 소방서에 오셔서 신고하라”는 긴급 안내를 했다. 

일본 총무성 소속 소방청은 '긴급전화는 타인의 휴대전화와 유선전화를 이용하라'고 긴급 안내를 했다.

한국에서 통신재난으로 “내 삶이 멈췄다. 초연결사회의 공포를 느꼈다”는 이야기는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통신장애는 소프트뱅크가 사용하고 있는 스웨덴 통신기업 에릭슨의 교환 장비 이상 때문에 빚어졌다. 에릭슨 교환설비의 소프트웨어 운영 방식을 구 버전으로 되돌리고 나서야 통신은 겨우 복구됐다. 

일본 언론들은 "소프트뱅크 뿐만 아니라 영국이나 베트남 등 에릭슨의 교환 설비를 사용하고 있는 11개국의 통신회사에서 같은 시간대에 비슷한 장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영국에서도 대형 통신사업자인 O2의 고객 등 3000만명의 휴대전화 데이터 이용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등 혼란이 벌어졌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재해때만 가동할 수 있는 광역 기지국을 확충하는 등 통신장애 대책을 적극적으로 세웠다고 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소프트뱅크의 통신장애는 올해 들어서만 벌써 3번째다. 

이시다 마사토시 총무상은 7일 이번 사태를 ‘중대 사고’로 규정하고 대책에 나섰다. 일본의 전기통신사업법상 '중대 사고'는 '3만명 이상이 영향을 받는 상황이 2시간 이상 지속될 경우'에 발령한다. 

19일 도쿄 증권거래소 상장을 앞둔 소프트뱅크로선 큰 악재로 다가설 전망이다. 

한국에서의 통신재난 상황에서 정부는 늑장대응 하는 등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다만 한국은 국가 재난 총괄인 김부겸 행안부장관은 통신재난에 대해 자신이 책임자라는 것을 제대로 몰랐고 수도서울의 재난을 책임져야 할 박원순 서울시장은 통신재난 당시 12시간 동안 자신의 고향에서 토크콘서트를 하면서 '실종'돼 시민 안전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또 재난문자는 화재 발생 이후 1시간이나 늦게 늑장대응을 했다. 국방부, 경찰 등 공공기관도 일부 마비되는 사태에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 정부가 제역할을 못하는 사이 시민들은 스스로 안전과 재산을 지켜야 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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