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을 잡으려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또 다른 무기가 공개됐다. 도심특화점포를 강남에 내며 승부수를 던지는 정 부회장의 행보를 두고 '혁신'이라는 의견과 '무리수'라는 반대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신셰계 부회장은 지난 30일 강남에 '논현동 전문점'을 오픈했다. 논현동 전문점은 이마트가 내세우는 '일렉트로마트', '삐에로쑈핑'과 신세계푸드의 '버거플랜트', '푸른밤살롱' 등을 한 곳에 모아놓은 도심형 특화 점포다.

정 부회장은 논현동 전문점을 통해 식음료 공간이 결합된, 재미가 있는 복합쇼핑공간을 만드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여지껏 없었던 새로운 공간'이라고 보는 의견과, 실적이 부진한 '버거플랜트, 스무디킹, 푸른밤살롱'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무리수'라고 전망하는 의견이 동시에 제시돼 주목된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이 지역의 유동인구는 하루에 약 7만 376명이다. 게다가 지하철 7호선 논현역과 9호선 신논현역 사이 먹자골목 대로변에 위치해 있어 젊은 소비자들의 유입이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논현동 전문점 지하1층엔 200평 규모의 삐에로쑈핑이 자리한다. 1~4층엔 일렉트로마트가 들어섰다. 그중에서도 4층의 '일렉트로 라운지'는 이마트가 새롭게 선보이는 매장이다. 축구 야구 양궁 가격 등 여러 스포츠 게임 및 VR놀이기구, 디지털 게임 등을 배치해 재미요소를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재미를 가미한 쇼핑공간을 만들고자 했던 정용진 부회장의 의지가 또 한번 드러난 결과물로 생각한다"며 "강남권에서도 정 부회장의 콘텐츠가 먹혀들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부진했던 '버거플랜트'·'푸른밤', 논현동에서 날개펼까

한편 정 부회장은 토대로 버거 전문점인 '버거플랜트', '정용진 소주'로 불리는 '푸른밤'을 판매하는 '푸른밤살롱'을 차례로 입점시켰다. 논현동 전문점에 입점하는 두 브랜드는 각각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어 정 부회장의 '논현동 큰 그림'에 걸림돌이 되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버거플랜트는 정 부회장의 수제버거 시장 도전을 위한 두번째 브랜드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 2011년 프리미엄 수제버거 브랜드인 '자니로켓'을 론칭했으나, 높은 가격이 문제가 돼 시장에서 사실상 도태됐다. 이어 가격을 한차례 낮춰 등장한 브랜드가 '버거플랜트'다. 

일각에서는 이미 한 번 실패한 시장에서 다시 성공할 수 있겠느냐며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게다가 햄버거 시장이 가격대별로 이미 포화라는 점도 '의심'을 높이는 포인트 중 하나로 꼽힌다.

'정용진 소주'인 '푸른밤'을 내세운 '푸른밤살롱'의 흥행여부도 관건이다. 푸른밤살롱은 술과 안주를 판매하는 포차형태로 운영된다. 

지난해 9월 출시된 '푸른밤'은 출시한지 15개월이 되도록 주류시장에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 출시 1년만에 판매량 800만병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소주 총 판매량은 약 36억 3600만병이다. 그중에서 '푸른밤'은 약 0.22%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푸른밤 제품 도수에 따라 '긴밤(20.1도)', '짧은밤(16.9도)'로 네이밍한 것이 알려지면서 성매매 은어를 그대로 사용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논현동 전문점의 위치가 먹자골목인 것을 고려할 때, 일렉트로마트와 삐에로쑈핑은 제쳐두더라도 건물 내 외식 브랜드가 차별점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