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곤혹을 치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이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노조파괴 개입 및 회계부정 의혹 등으로 시민단체로부터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참여연대가 5일 '회계부정·노조파괴 등 불법행위 자행하는 경총, 엄중 처벌해야'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고용노동부 지도·점검 결과, 회계부정 의혹 대부분 사실로 밝혀졌다"며 "경총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 정부위원회 해촉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용노동부는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가 '사업수익을 빼돌려 거액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 등 회계부정 의혹과 관련해 점검을 실시한 <한국경영자총협회 지도·점검 결과>를 지난 1일 발표했다. 

고용노동부의 지도·점검 결과에 따르면, 경총 임원의 배임·횡령 정황이 포착됐고, 특별회계·정부용역사업·재산목록을 고용노동부와 경총 총회에 미보고하였으며, 특별상여금을 경총 총회와 이사회에 미보고·미승인 상태로 지급하는 등 광범위한 회계부정과 이에 따른 세금미납 등이 드러났다. 

참여연대는 "삼성 노조파괴 개입에 이어 회계부정까지 경총의 불법행위 의혹들이 상당 부분 사실로 밝혀지고 있으며, 지금까지 밝혀진 불법행위만으로도 경총은 노동 현안·정책 등을 논의하는 정부위원회에 사용자 대표로서 참가할 자격이 없다"며 "경총의 불법행위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 정부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경총 소속 위원의 해촉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경총의 불법행위에도 불구하고 현재 경총은 여러 정부위원회에서 사용자 대표로서 위원직을 맡고 있다. 고용노동부 소관 정부위원회의 경우 최저임금위원회 등 10개 위원회에 총 11명의 경총 관계자가 위원으로 참가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참여연대는 "경총의 불법행위 의혹이 상당 부분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면서 "김영배 전 경총 부회장은 해외유학 중인 자녀의 학자금 지원한도를 초과해 수령하고, 경총 총회와 감독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에 미보고된 특별회계 내 업무추진비로 구입된 고액의 상품권을 수령받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경총은 기업들로부터 단체교섭을 위임받아 수행하면서 발생한 수익금 등이 포함된 특별회계를 총회와 고용노동부에 보고하지 않았고 2010년부터 법률상 절차에 위반하는 방법으로 현금, 수표로 임직원에게 67억 원에 달하는 특별상여금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불법행위에 대하여 고용노동부는 비영리법인이 지켜야 할 사항 위반에 대해서는 민법상 벌칙조항에 따른 과태료를 부과하고, 배임과 횡령 혐의 등 형법 위반에 대해서는 수사의뢰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경총의 불법행위는 이뿐만이 아니"라며 "지난 9월 27일 검찰이 발표한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와해 사건 중간 수사결과'에서 경총의 반헌법적 노조파괴 개입이 드러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8월 20일 경총 및 현·전직 임원을 수익사업 35억 신고 누락, 정부용역 70억 비용허위계상 및 직원 수당 착복 혐의로 국세청에 탈세 제보했으며, 지난 10월 15일 경총의 노조파괴 개입 등 불법행위가 법인 설립허가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 고용노동부의 입장과 대책을 공개질의한 바 있다. 

참여연대는 "경총의 불법행위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조치 모니터링, 경총에 대한 철저한 수사 및 처벌을 촉구하는 1인 시위, 경총이 변화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토론회 등 경총의 불법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손경식 회장은 경총 회장 자격으로 지난 9월 남북 평양회담 방북 수행원단에 포함돼 다녀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