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위메프가 '에어팟 실 구매자 명단'을 공개한 가운데, 해당 자료가 증빙력이 약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적인 접속 폭주로 서버가 마비돼 제품의 구매가 어려웠는데, 일반 소비자들이 어떤 경로로 구매가 이뤄졌는지 자료 상으론 확인이 어렵다는 것이다.
위메프는 최근 ▲주문일시 ▲상품번호 ▲상품명 ▲결제금액 ▲ID 등이 포함된 '반값특가 에어팟 상품 구매자 리스트'를 공개했다.
위메프의 이번 공개는 되려 역효과를 낳은 모양새다. 소비자로 하여금 '접속 불가 시간에, 어떤 경로로 상품이 유통됐는가?'라는 새로운 의문을 유발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국내 접속 문제가 해결 됐을 시에는 이미 재고가 모두 품절돼 있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커뮤니티의 소비자 A씨는 "서버 폭주 이전부터, 접속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모니터링을 진행했다"며 "접속이 된 시점엔 이미 상품은 품절이었다"고 전했다.
다른 네티즌 B씨는 "자동 입력 프로그램을 동원해 새로고침 창을 지속적으로 입력했지만, 첫 구매 가능 상태 창이 떴을 땐 이미 품절이었다"며 "'에어팟 실 구매자 명단'을 보고선 서버 다운 상태에서 '어떻게 산걸까?' 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위메프, 애플 '에어팟' 800개 선착순 반값 판매...사건의 흐름은?
이커머스 기업 위메프는 지난 22일까지 정가 21만9000원짜리 애플 에어팟을 9만9000원에 판매하는 ‘반값 특가’ 기획전을 진행했다.
21일 밤 9시에 500개를 먼저 판매하고 22일 자정과 오전 10시, 오후 8시까지 각각 100개씩 총 800개를 판매하는 행사다.
이러한 제품 행사에 귀를 세운 소비자들은 당일 새벽부터 PC 앞에서 눈에 불을 켜고 대기했다. 해당 시작 시간보다 1시간 먼저 대기를 하기도, 또는 보다 빠른 접속을 위해 인근 PC방을 찾는 소비자들도 많았다.
그러나 이들에게 돌아 온 건 시간 낭비와 허탈함이었다. 3번의 이벤트 모두 판매 시각, 접속 폭주로 서버가 다운돼 구매 페이지가 접속되지 않더니 이미 재고가 모두 소진됐다는 안내 문구가 떴다.
소비자들은 "인기 상품인 점을 감안해도, 총 상품 갯수가 800개나 된다"며 "많은 커뮤니티 등을 돌아봤지만 구매한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러한 소비자 의문에 위메프 관계자는 "공연 티켓이 판매될 때 처럼 폭주하는 트래픽 속에서도 간혹 접속이 되는 경우가 있다"며 "이러한 경우로 구매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소비자들의 불신이 청와대 국민 청원까지 이어지며 과격화된 상황에 위메프가 추후 어떤 대책을 마련할 지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안세준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