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궐련담배'와 '전자담배' 모두 균일하게 주력 삼을 것
필립모리스를 쫓아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뛰어들었던 KT&G가 향후 사업 계획에서는 필립모리스와 다른 노선을 택했다.
KT&G는 본지의 취재에서 '궐련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 모두를 염두에 두고 균등하게 '이중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주요 경쟁사인 필립모리스가 궐련형 전자담배에 주력하겠다며 사업망을 좁힌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행보다.
KT&G 관계자는 "'궐련담배'의 경우 국내 시장 점유율에서 압도적인 1,2위를 다퉈오고 있다"며 "한편 최근엔 전자담배 시장이 활성화 됐기 때문에 양 측 모두를 균등하게, '이중 사업'을 유지할 계획"이라 전했다.
KT&G, 이중 사업 '청신호'...매출은 '적신호'?
지난 해, 경쟁사인 필립모리스가 국내에 궐련형 전자담배인 '아이코스'를 첫 선보이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에 KT&G 역시 지난 11월, 궐련형 전자담배 '릴'을 출시하며 사업망 확대에 나섰다.
이런 KT&G의 이중 사업망 전개가 '케이티앤지 2018 2Q 보고서'를 매정하게 만든 모양새다. KT&G의 올 2분기 매출이 1조1181억원, 영업이익 325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8%, 15.7% 감소하게 된 것.
이러한 매출 감소의 요인은 해외 궐련 담배 수출의 부진에 있다. 작년 기준 전체 매출의 19%를 견인했던 수출담배의 매출이 전년보다 19.5% 역성장했다.
동종업계 관계자는 "10년 전부터 궐련형 전자담배 출시를 준비해 온 필립모리스조차 주력 사업을 좁히고 있다"며 "반면 KT&G는 최근 갑작스레 사업망이 넓어지면서 주력기였던 궐련담배에 몰두하지 못해 '해외 궐련담배 수출'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고 해석했다.
KT&G의 이러한 이중 사업 대신 궐련담배에 주력할 것을 권유하는 분석도 제기됐다.
KT&G가 가진 국내 담배 시장 장악력이 궐련담배에 한정되고 전자담배와 같은 확보되지 않은 시장의 저돌적인 진입은 위험 요소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는 기존 궐련담배 대비 낮은 시장점유율과 수익성을 갖고 있다"며 "진입장벽 또한 높아 부담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의류 사업 분야에서 라이센스 사업망을 확대해 영업 10일만에 매출 호황을 이룬 전례가 있다. 이러한 전례가 담배 제조업계에서도 적용될 지, KT&G의 사업 전략에 귀추가 주목된다.
안세준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