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허창수 VS 최대주주 허용수, GS그룹 승계 분쟁 씨앗될까...허씨일가 48명 지분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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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허창수 VS 최대주주 허용수, GS그룹 승계 분쟁 씨앗될까...허씨일가 48명 지분 보유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9.06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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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구도 복잡하고 혈연·혼맥 얽혀...3·4세가 지주사 지분매입 나서고 일감몰아주기 논란도

허창수 GS그룹 회장, 허용수 GS EPS 대표이사 부사장 등 무려 48명의 허씨 일가가 일정 지분을 나눠 보유한 GS그룹의 승계구도를 놓고 재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도 강화되는 상황에서, 배당금을 총수 친인척이 나눠먹기 한다는 지적도 피해가기 어렵다. 

또 현재 허창수 GS그룹 회장보다 더 많은 지분을 보유한 허용수 GS EPS 대표이사 부사장, GS그룹 지주회사의 지분 매입에 나서고 있는 3·4세들의 행보가 향후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GS 오너가 4세 허선홍 씨가 GS의 주식 2만8085주, 약 13억원 어치를 매입하기도 했다. 

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허창수 회장을 비롯한 GS가(家) 특수관계인 47명 등 허씨 일가 총 48명이 지주회사 GS의 의결권 있는 주식 47.28%를 보유하고 있다. 동행복지재단의 1.62%를 제외해도 45.66%에 달한다. 

개인 최대주주는 허용수 GS EPS 부사장으로, 5.26%를 보유하고 있다. 허창수 회장은 4.75%로 2대 주주다. 

이밖에도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사장 2.46%,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2.40%,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GS ITM 회장) 2.19%, 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 2.16%,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 2.11%,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2.02% 등 6명이 2% 이상의 GS 지분을 들고 있다. 

계열 분리 여부와 관계 없이 허씨 일가가 골고루 GS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의 부인 혹은 자녀들 또한 GS 지분을 조금씩 나눠 갖고 있으며, GS그룹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GS그룹의 차기 회장으로 허용수 부사장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5년 GS파워 기타비상무이사에 선임되면서 부터다. 당시만 해도 허창수 회장이 GS 지분 4.75%, 허용수 부회장이 4.47%로 허창수 회장이 최대주주였다. 

이후 허용수 부사장은 꾸준히 GS 지분을 매입하며 차기 회장설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1948년생인 허창수 회장이 칠순을 넘긴 상황에서, 허용수 부사장이 1968년 생으로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 준다. 두 사람은 사촌지간이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왼쪽)과 허용수 GS EPS 부사장(오른쪽)

허용수 부사장 이전에는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이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였으나, 1953년생이라는 점과 2.02%에 불과한 GS 지분으로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지분구조가 복잡하게 얽히고 섥힌 데다 승계원칙이 확실히 정립되지 않아 GS그룹의 승계를 두고 각종 논란이 일고 있다. 

허용수 부사장은 고(故) 허완구 승산 회장의 아들이다. 허완구 회장은 허만정 LG그룹 창업주의 다섯째 아들이다. 허창수 회장은 허준구 회장의 장남으로, 허준구 회장은 허만정 창업주의 셋째 아들이다. 허만정 창업주의 장남, 고(故) 허정구 회장이 삼양통상 회장을 지내며 승계 구도에서 빠지면서, 승계 원칙이 세워지지 않고 사촌간 복잡한 구도가 형성됐다. 

이런 상황에서 3·4세들이 지분매입에 나서는 점도 주목된다. 

3세 중에서는 허용수 부사장, 허용수 부사장의 여동생 허인영 승산 대표(1.65%)가 대표적이다. 4세들 역시 허서홍 GS에너지 상무(1.45%), 허연수 GS리테일 사장의 자녀들인 허원홍 씨(0.59%), 허성윤 씨(0.22%), 허창수 회장의 장남 허윤홍 GS건설 전무(0.53%),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이자 GS가의 장손인 허준홍 GS칼텍스 전무(1.99%), 4세 중 가장 연장자인 허세홍 GS글로벌 대표(1.54%) 등 모두가 일정 수준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복잡한 혈족 경영 GS...일감몰아주기도 논란

혈연과 혼맥(婚脈)을 바탕으로 오너 일가가 타 기업들에 비해 안정적인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이들을 향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이유다. 

대표적으로 허승조 전 부회장과 아내인 이경훈 씨가 지목된다. 고(故) 이임룡 태광그룹 창업주의 맏딸인 이경훈 씨는 GS 지분 1080주를 가진 소액주주다. 이들의 두 딸은 GS 소속 계열사 프로케어에 이사진으로 등록돼 있고, 각각 50%씩 지분 100%를 보유했다. 프로케어는 허씨 일가 사돈기업 태광그룹 계열인 흥국생명의 건물관리를 맡고 있다. 2014년 설립된 프로케어는 매년 탄탄히 성장해 지난해 매출 100억원, 순이익 9억2800만원을 올렸다. 

허용수 부사장의 두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STS로지틱스의 내부거래 비중은 100%, 허서홍 상무, 허세홍 대표, 허준홍 전무 3인이 지분 100%를 보유한 보헌개발의 2015년 매출 중 99%도 내부거래다. 

최근 지분 정리에 나서고 있는 GS ITM은 총수일가 지분이 80%에 이르고, 허서홍 GS에너지 상무가 22.7% 지분을 가져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다. 

허윤홍 GS건설 전무 29.3% 등 GS가 4세들이 100% 지분을 소유했던 청소업체 엔씨타스는 내부거래 규모가 2011년 39억5000만원에서 2015년 79억원으로 늘었다.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일자 GS그룹은 엔씨타스를 청산하기로 했으나 사업의 대부분은 GS건설이 지분 85.61%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자이에스앤디로 흡수돼 '돌려막기 꼼수'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GS 25에서 판매하는 필립모리스 담배를 독점공급하는 옥산유통은 허광수 회장이 20.06%, 허세홍 대표가 7.14%, 허준홍 전무가 19.04%를 보유했고, 2015년 매출 중 65% 이상이 GS리테일을 통해 발생했다. 

일감몰아주기로 몸집을 불리고, 배당과 지분 처분을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GS 지분을 사들인가는 의혹을 피해가기 어려운 이유다. 

특히 허서홍 GS에너지 상무의 경우 지난 5월 비상장사인 경원건설 지분 1.7% 전량을 42억9300만원에 처분한 이후 GS 주식 42억원 어치를 추가매입하기도 했다. 

또, 아직 미성년자인 허용수 부사장의 두 아들은 각각 약 450억원, 180억원 어치에 달하는 GS 주식을 갖고 있고, 허태수 부회장의 딸도 105억원, 37억여원 어치의 GS 주식과 GS건설 주식을 갖고 있기도 하다. 

한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6월 취임 1년 기자간담회에서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4촌, 6촌, 8촌 등 친척 일가가 운영하는 기업은 지분 매각이 어렵다면 계열분리를 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재계에서는 공정위가 GS그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을 토대로 본지가 집계한 결과 GS그룹의 경우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으로 편입되는 회사가 현재의 15개에서 두 배 가까운 29개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채이배 의원(바른미래당)은 "GS그룹의 지분을 살펴보면 (작년 말 기준) 총수일가 48명이 총 45.27%를 나눠 갖고 있는데 이는 허씨 일가가 지분과 계열사를 나눠 지배하는 집단경영체제 때문"이라며 "GS그룹이 다른 그룹에 비해 일감몰아주기 대상 회사가 많은 이유는 (자손이 많은) 허씨 일가의 부를 축적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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