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GS·신세계 등 주요 그룹, 부동산 매각에 나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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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GS·신세계 등 주요 그룹, 부동산 매각에 나서는 이유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09.0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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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하강 및 국내외 환경 불확실성에 따라 현금 유동성 확보 나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등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현금 확보를 위한 선제적인 조치로 삼성 현대자동차 GS 신세계 부영 금호아시아나 등 주요 그룹 및 대기업이 잇따라 사옥 등 보유 부동산을 처분하고 있다. 

4일 부동산서비스 업체 교보리얼코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대형 오피스 빌딩(연면적 3300㎡ 이상) 거래 금액은 4조615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3조5017억원)보다 31.8% 늘어난 수치다.

삼성 현대차 금호 등 대기업(자산 5조원 이상)이 상반기에만 1조1319억원어치 건물을 팔아 거래 규모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분기 거래된 20건의 오피스 빌딩 중 절반 가량인 9건이 대기업 매물이다. 

하반기 들어 주요 대기업의 부동산 매각 움직임은 더 가속화되고 있다. 삼성물산이 서울 서초사옥을 코람코자산신탁에 7484억원에 팔기로 한 데 이어 삼성생명은 서울 당산동과 경기 성남 분당, 안양 등에 보유한 빌딩 8개를 매각하기 위한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자산규모 재계 16위 부영은 지난해 초 매입한 서울 을지빌딩(옛 삼성화재 을지로 빌딩)을 1년여 만에 매물로 내놨다. 부영은 2016년 11월 인천 송도 포스코건설 사옥을 약 3000억원, 지난해 말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빌딩을 9000억원에 매입했지만 1~2년 만에 서둘러 매각에 나선 것.

대기업들의 부동산 매각이 늘어나고 있다.

주요 그룹 중 삼성의 부동산 매각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메디슨 등 삼성 계열사는 올 들어 빌딩을 팔아 1조8817억원가량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올해 2월 서울 금천구 가산동 물류센터를 2300억원에 처분한 데 이어 서초사옥(매각가 7484억원) 매각도 마무리 절차를 밟고 있다.

삼성생명은 서울 에이스빌딩(1998억원)과 대치2빌딩(1905억원), 대구 덕산빌딩(1130억원)을 처분해 5033억원을 확보했다. 서울 당산동과 경기, 부산 등에 있는 8개 빌딩도 묶어서 매각할 예정이다. 삼성메디슨은 지난 5월 말 대치동 사옥을 1461억원에 매각했다.

금호아시아나 계열사인 금호사옥은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5월 서울 신문로 금호아시아나 본관 사옥을 도이치자산운용에 4180억원에 매각했다.

현대자동차 관계회사 현대라이프생명도 같은 달 여의도 현대카드·캐피탈 사옥 1관을 1775억원에 매각했다.

GS그룹 계열사인 GS에너지는 서울 성내동 연구개발(R&D)센터와 경기 연천에 있는 유휴 부지를 매각하는 계약(매각자산 장부가치 161억원)을 최근 체결했다.

신세계그룹 정보기술(IT) 계열사인 신세계I&C는 지난달 31일 서울 구로구 데이터센터를 500억원에 팔았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빌딩 매각에 나선 것은 체감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부동산을 처분해 현금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경기 흐름도 심상치 않아 선제적으로 부동산을 매각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는 의미다.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데다 경기도 하강하는 조짐을 보이자 우선 자산 매각부터 나서는 모양새다. 한편으로 국내 금리 인상에 대비해 비핵심 자산을 팔아 유동성을 확보하거나 차입금 상환 등에 활용하려는 기업도 많아졌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부동산 매각은 경기 침체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는 사전 조치에 나선 것은 과거에도 있어 왔다"며 "향후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선제적 조치로 현금을 확보해 내년 경영계획 등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앞으로도 부동산 매각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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