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家 20-20 (中)] 최태원 20년, '좋은 일 하면서 돈버는' 사회적 가치 창조
상태바
[SK家 20-20 (中)] 최태원 20년, '좋은 일 하면서 돈버는' 사회적 가치 창조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8.08.24 16: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딥체인지 업그레이드' 새 기업문화 확립... 사회적 가치 창출로 '100년 기업' 노려

오는 26일, SK그룹은 고(故) 최종현 회장 20주기를 맞는다. SK그룹 직원들 사이에서는 'SK 20-20'이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다. 최종현 회장 20주기와 함께 아들 최종현 회장이 홀로서기 경영 20년을 맞게 된 것을 통칭하는 말이다. 녹색경제신문은 최종현 회장 20주기와 최태원 회장 경영 20년에 대해 3회의 시리즈로 SK그룹의 과거와 미래를 조망해 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함께 행복의 크기를 키우겠습니다”

SK그룹 홈페이지 첫 화면에서 보이는 이 문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을 한 눈에 보여주는 카피로 평가된다.

선대 최종현 회장이 일궈놓은 ‘인재보국’의 토대 위에 최태원 회장의 경영철학인 ‘행복경영’이 기둥을 쌓아 지금의 SK그룹은 ‘100년 기업’의 장밋빛 미래를 꿈꾸고 있다.

최종현 전 SK회장의 20주기를 맞아 그 뒤를 이은 최태원 회장이 일궈놓은 20년 경영 성과와 철학을 되돌아본다.

1998.09 최태원 SK 대표이사 회장 선임

최태원 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안착, 그리고 분사설까지...

최태원 회장이 SK그룹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2년부터다. 시카고대학 석박사 통합과정을 수료한 후인 1992년, 선경 경영기획실 부장으로 입사해 선경 상무이사와 SK그룹 부회장을 역임했다.

친동생들과 창업주인 최종건 회장의 자녀들도 있었지만, 최종현 회장 타계 후 큰 잡음 없이 SK그룹 총수로 선임된 최태원 회장은 ‘너무 젊다’는 일각의 불안을 잠재워야 했다. 이때 그를 도와 공동 회장으로서 대외활동에 나서고, 멘토 역할을 한 사람이 손길승 현 명예회장이었다.

손길승 명예회장은 1998년부터 2004년까지 그룹 공동회장을 맡으며 최태원 회장의 경영권을 안정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만약 ‘손 명예회장의 존재가 없었다면 최태원 체계가 지금처럼 공고할 수 있었을까’를 생각하면 그의 역할은 지금도 평가받을 만하다.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도 이겨낸 2005년 이후 최태원 회장 체계는 큰 무리 없이 자리 잡는 것으로 보였지만 2008년 갑자기 분사설에 시달려야 했다. 사촌인 최신원 당시 SKC 회장(현 SK네트웍스 회장)이 직접 SK네트웍스와 워커힐을 계열분리 시켜달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SK그룹 측의 공식적인 부인으로 끝이 난 듯 보였지만 최신원·창원 형제는 이후 SK네트웍스와 SK케미칼을 중심으로 각자 독립경영체계를 완성시키고 있어 최태원 회장 이루 3세대 경영체계가 어떻게 이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행복경영'에서 '딥체인지'... 끊임 없는 경영화두를 던지다

1998년 최종현 회장이 타계했을 당시 SK그룹의 자산은 34조원이었지만 2017년에는 193조원으로 5.6배 증가했으며, 매출액은 같은 기간 37조원에서 158조원으로 4.2배 상승했다. 또 당기순이익은 1,000억원에서 17조원으로 170배, 임직원 수는 2만1,300명에서 9만4,000명으로 4.4배 늘어났다.

2005년 9월 새로운 경영이념, ‘행복날개’

최태원 회장 체제에서 SK그룹의 성장을 실적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단견이다. SK그룹은 ‘행복경영’을 통해 모든 이해관계자(그룹 구성원, 주주, 고객, 사회)의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 또 이는 구호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SKMS'(SK MANAGEMENT SYSTEM, SK 경영시스템)을 통해 모든 구성원들이 이를 공유하고 실천하고 있다.

SK 고유의 경영시스템인 ‘SKMS’는 최종현 선대 회장이 1979년 경영관리지침으로 최초 정립해 13차에 걸친 보완을 거쳐 지금에 이르고 있다. 현재 ‘SKMS’는 전체 구조를 ▲SK와 SKMS ▲경영철학 ▲실행원리로 변경하고 경영관리요소는 제외시켰다.

SK와 SKMS는 그룹 개념, 그룹 및 각 사 운영체계, 구성원 개념을 명시했고, 경영철학은 이해관계자 행복과 VWBE(자발적 의욕적 두뇌활동)를 통한 SUPEX 추구 문화로 구분했다. 또 실행원리는 경영철학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 방법론 중심으로 간소화했다. SKMS는 SK그룹 공통의 핵심 철학과 실천을 위한 방법론을 정리한 것으로 모든 기업활동의 기초가 되고 있다.

SK그룹의 최고 협의기구는 ‘SUPEX추구협의회’다. SUPEX추구협의회는 '따로 또 같이'라는 그룹운영 방식의 효과적인 실행을 위해 주요 관계사들이 체결한 상호협력방안 실행을 위한

‘협약’에 기반해 운영된다. 1998년 최태원 회장도 바로 이곳에서 선임됐다.

이렇게 독특한 SK그룹 운영 방식은 최태원 회장의 경영화두인 ‘딥체인지(근원적 변화)’에서도 엿볼 수 있다.

“딥체인지가 아니면 천천히 사라질 뿐”이라고 강조하는 최태원 회장은 ‘딥체인지’의 핵심을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라고 정의한다. 기업의 근본적 체질개선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위해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더블 보텀 라인’ ▲자산을 공유하거나 변화를 주는 ‘공유 인프라’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글로벌 경영’ 등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했다.

현재 SK그룹은 ‘공유를 통한 혁신’으로 정의되는 ‘딥체인지 2.0’ 시대를 살고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명제로 연결된다. SK그룹 경영의 또 다른 축인 ‘사회적 가치’는 최종현 선대 회장과 최태원 회장을 이어주는 매개체이자, 최태원 회장의 변별점으로 작용한다.

2018.08 주유소 공유 택배서비스 ‘홈픽’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창출은 흔히 말하는 ‘사회공헌’과는 차별화된다. 예를 들어 전국 3,600개에 달하는 SK주유소를 택배 물류의 지역 거점으로 만드는 것. SK이노베이션은 이를 위해 경쟁사인 GS칼텍스와 손을 잡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정유업계의 두 거대기업은 함께 주유소 자산 공유를 통한 택배 서비스인 ‘홈픽’을 내놨고, 향후 양사의 주유소를 ‘물류 허브’로 구축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처럼 비즈니스에만 활용하던 자산을 공유인프라로 확장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나가며, SK그룹은 기업성장과 사회적 가치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말하는 사회적 가치나 공유경제는 '좋은 일 하면서 돈버는' 기업을 향한 도전일 수 있다.

최태원 회장의 사회적 가치 추구가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신념이 우리 사회와 경제계를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지, 그 근원적 변화의 업그레이드는 올 10월로 예상되는 ‘딥체인지 3.0’ 발표 시점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현석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