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남북경협 선두주자 나서나?...최태원 회장 북한 양묘장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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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남북경협 선두주자 나서나?...최태원 회장 북한 양묘장 방문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09.1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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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종현 선대회장, SK임업 세워 40년간 산림사업 강조...이재용·구광모 회장도 동행

평양정상회담 이틀째인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방북 경제인들이 북한 송림시 석탄리에 소재한 조선인민군112호 양묘장을 방문하면서 산림사업을 중시하는 SK그룹이 남북경협 선두주자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방북 경제인들이 방문한 양묘장은 2016년 5월 준공된 곳으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재건을 지시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양묘장은 식물의 씨앗이나 모종, 묘목 따위를 심어서 기르는 곳인 종묘장과 같은 말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해 12월, 112호 양묘장을 방문해 잘 구축된 통합조종체계를 칭찬하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산림녹화정책을 국가사업으로 추진하며 수시로 양묘장을 찾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취임 초기인 2012년부터 “조국의 산과 들을 푸른 숲 우거진 사회주의 선경으로 전변시키자는 것이 우리 당의 확고한 결심”이라며 산림녹화를 유독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산림 사업은 미국과 UN의 대북경제 제재 대상에서 제외된 분야다. 북한이 사업 협력 요청을 위해 양묘장을 우리측 경제인들의 1호 현장 방문 장소로 선택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인들이 북한 경제 상황을 직접 살피고 남북 경제협력 구상을 구체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방북에서 국내 유일의 조림기업인 SK임업을 보유하고 있는 SK그룹이 남북경협의 선두주자로 나설 가능성이 큰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도로, 철도 등 남북경협 사업들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리스크도 크지만, 산림임업 분야는 곧바로 경협이 가능하다.

고 최종현 회장 부부가 1977년 충주의 한 야산에 나무를 심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선친 고 최종현 회장은 천안, 충주, 영동의 6백만평의 임야에 나무를 심는 등 조림사업에 힘을 써왔다.

최태원 회장도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이 산림녹화에 유독 관심이 많았던 터라 선친의 유지를 이어받아 SK임업을 통한 북한 산림녹화사업 추진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크다.

고 최종현 회장은 “산림사업을 통해 국가 산림녹화에 기여한다”는 목표로, 1973년 서해개발주식회사(현 SK임업)를 세웠다. 산간 오지대의 비경제임야를 확보해 국내외의 우수 품종을 선정하고 조림 사업을 하고 있다. 

SK임업은 40여 년 동안 충북 충주와 충남 천안 등에 4000여ha(약 1200만 평) 규모의 조림지를 조성하고 녹색사업을 추진해 왔다. 고 최종현 회장은 산림자원화에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 ‘숲의 명예전당’에 헌정되기도 했다.

따라서 남북한 사이에 임업 분야에서 경협이 이루어진다면 SK그룹에 가장 유리하다. SK임업이 관련 산업에 대한 노하우가 충분하고 최태원 회장은 선친이 남한에서 펼치던 산림녹화 사업을 북한으로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태원 회장은 또 한번 선친인 최종현 선대회장의 혜안에 감탄한 만 상황이다. 임업 분야 경협이 성사된다면 SK그룹이 남북 경협의 선두주자로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정부 차원에서 산림청과 임업진흥원, 수목관리원, 녹색사업단 등이 초기 협력을 주도하고 SK임업 등 민간 기업이 참여하는 형식이 될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도 서림개발과 서림환경기술 등을 관계사로 거느리고 있지만 사실상 특수목적법인(SPC)에 가깝기 때문에 경협 참여는 쉽지 않다.

이날 북한 방문 경제인들은 양묘장 방문에 이어  평양 시내 소학교 및 학령 전 교육을 담당하는 평양교원대학을 들렀다. 이곳에서는 북한의 교육 수준과 교원 양성 체계 등을 관찰했다. 

이재용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 등 경제인들은 평양대동강수산물식당에서 이뤄지는 저녁 식사에도 참석했다. 

이날 함께 움직이는 경제인은 이 부회장, 최 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오영식 코레일 사장,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총재, 이재웅 쏘카 대표,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위 위원장 등 17명이다.

앞서 이들은 제3차 남북정상회담 첫날인 18일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와 회담을 갖고 남북경협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번이 북한 방문 두번째인데 처음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을 이끌면서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더욱이 임업분야 경협에서도 선봉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진가를 높이게 됐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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