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이 권영수 부회장을 LG그룹 2인자 발탁한 세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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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회장이 권영수 부회장을 LG그룹 2인자 발탁한 세가지 이유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07.1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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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통-싱크탱크-경험 등 4세 경영체제 조기 안착의 최적임자

LG그룹이 구광모 4세 경영체제 안착을 위한 포석으로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을 ㈜LG COO(최고운영책임자)에 이어 대표이사로 선택했다. 

권영수 부회장을 사실상 LG의 실력자로 조기 발탁한 것에 대해 LG그룹 내 뿐아니라 재계에서도 전광석화같은 인사라는 반응이 다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예상보다 빨리 그룹 2인자로서 권 부회장을 불러들인 것은 1석3조의 효과를 노린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구광모 LG 회장의 친정체제 구축 차원에서 묘수인 셈이다. 

우선 그룹 내 다양한 역할과 경험을 지닌 권 부회장의 보좌를 통한 구광모 회장 체제의 조기 안정이다. 1979년 LG전자에 입사한 권 부회장은 LG전자 재경부문 사장,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사장,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등 그룹 핵심 계열사 요직을 두루 거쳤다. 다음 달 29일 주주총회에서 권 부회장 등기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LG그룹은 다시 이사회를 열어 권 부회장을 (주)LG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이렇게 되면 ㈜LG는 구광모 회장·권영수 부회장 각자대표 체제로 바뀌게 된다. 구 회장은 사업구조 재편과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고 권 부회장은 구 회장을 보좌해 그룹 내 살림살이와 현안을 챙기며 의견 조율을 맡게 된다. 

두번째는 권 부회장의 LG그룹 내 위기관리 및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이다. 권 부회장은 LG전자와 필립스의 제휴 합병을 비롯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를 거치면서 여러 신사업을 성공시킨 바 있다.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전환 과정에서 위기관리에 성공한 경험도 있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중국발 LCD 공급 과잉에 따른 위기에 직면해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 현안을 챙기면서 미래 성장 동력도 마련해야 하는 구 회장 입장에서 적임자였을 것"이라고 전했다. 

세번째는 이번 인사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구본준 부회장의 계열 분리 또는 독립과 그룹 내 사업·인적 재편에 따른 재무통 전략가가 필요하다. 권 부회장을 최측근으로 기용한 것은 구 부회장과의 계열분리를 염두에 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권 부회장은 하현회 부회장과 달리 특정 라인으로 묶이지 않는다. 구 회장 입장에서 의견을 듣고 나누기에 부담이 없다는 뜻이다. 연말 퇴진을 앞둔 구 부회장은 일부 계열사를 사들여 독자 노선을 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계열분리 작업과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조직과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상 LG그룹 실력자로 등극한 권영수 (주)LG COO(최고운영책임자) 부회장

이밖에도 권 부회장의 등극은 LG그룹의 M&A(인수합병)을 비롯 경영 전략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권 부회장은 과감하고 공격적인 경영스타일로 투자와 사업구조 재편에 주저하지 않는다는 평가다. LG전자에서는 LG필립스LCD 출범의 핵심적 역할을 했고 LG유플러스에서는 CJ헬로 등 케이블TV 인수합병(M&A)을 물밑에서 추진해왔다. 

재계에서도 권 부회장의 발탁은 구 회장의 4세 경영 체제 안착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권 부회장은 그룹의 3대 사업 축인 전자·화학·통신 등을 두루 경험해 향후 계열사간 조율 역할에도 더 적합하다는 의견이다. 재무통이어서 그룹의 전체적인 안살림을 챙길 수 있어 구 회장이 그룹 사업구조 재편과 신성장동력 발굴 등 큰 그림을 그리는데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데 최적화된 인물이라는 것.

한편, 구 회장이 권 부회장 인사와 함께 이명관 LG화학 부사장을 그룹 인사팀장에 복귀시킨 것도 4세 경영 체제 조기 안정화를 위한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연말 인사 등에서도 큰 변화가예상되는 대목이다. 이 부사장은 구본무 회장 시절이던 지난 2008~2015년까지 7년간 (주)LG 인사팀장을 역임했으며 LG인화원장을 거쳐 지난해 LG화학 최고인사책임자(CHO)를 맡아왔다. 3년만의 그룹 인사 책임자로 복귀한 것으로 LG화학 CHO 역할도 계속 겸임한다. 

젊은 40세 구광모 회장의 등장에 따른 LG그룹의 4세 경영체제는 재계에서 앞으로도 핫하게 주목받을 전망이다. 장자 승계 경영체제가 가부장적 구시대라는 비판도 있지만 LG가 그 동안 다른 그룹과 비교해 잡음없이 안정적인 경영승계는 물론 세대교체를 이루어온 롤모델이기 때문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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